“남의 집 앞마당서 소각?”…매립 금지 한 달, ‘쓰레기 전쟁’의 민낯
서울시 마포 소각장 건립 패소로 자체 처리 용량 확보에 비상
수도권 폐기물 4800t 충청권 원정 소각 확인되며 지역 갈등 심화

◆ “매립지는 텅 비었다”…반입량 92.2% 급감의 실체
6일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SL공사)에 따르면, 올해 1∼2월 인천 서구 매립지에 들어온 생활폐기물은 총 4706t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5만9877t이 쏟아져 들어왔던 것과 비교하면 92.2%나 줄어든 수치다. 매립지로 향하던 쓰레기 차량 역시 5527대에서 409대로 90% 이상 사라지며 매립지의 ‘개점휴업’ 상태가 현실화됐다.

문제는 서울의 핵심 대안이었던 마포구 상암동 신규 소각장 건립이 수포로 돌아갔다는 점이다. 서울시는 마포구 주민들이 제기한 행정소송에서 1심과 2심 모두 패소했고, 최근 대법원 상고까지 포기하며 건립 계획을 공식 철회했다. 법원은 입지 선정 과정의 절차적 하자를 지적하며 주민들의 손을 들어줬다.
서울시는 기존 소각 시설의 현대화와 효율화를 대안으로 내놨지만, 신규 시설 없이는 직매립 금지 조치를 완벽히 감당하기 역부족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결국 서울 내에서 처리하지 못한 쓰레기가 갈 곳을 잃고 떠도는 ‘쓰레기 난민’ 사태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 충청도로 향하는 서울 쓰레기…‘원정 소각’ 갈등의 뇌관
실제로 서울과 수도권의 여유는 지방의 희생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 1월 한 달간 수도권에서 발생한 생활폐기물 24만7000t 중 4800t이 충청권 민간 업체로 넘어가 소각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를 두고 충청권 지역사회는 “내 집 쓰레기를 남의 마당에서 태우는 격”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쓰레기는 발생한 곳에서 처리해야 한다’는 대원칙이 무너졌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소각장 건설 기간을 기존 140개월에서 98개월로 줄이는 ‘속도전’을 선포했지만, 마포 사례처럼 주민 반발과 법적 분쟁이 이어질 경우 이마저도 공수표가 될 우려가 크다.
결국 직매립 금지가 가져온 ‘청결한 수도권’의 성적표 뒤에는, 지방과의 갈등과 인프라 부족이라는 해결하기 어려운 숙제가 남겨진 셈이다.
양다훈 기자 yangb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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