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발 '에너지 쇼크'에 뉴욕증시 급락…WTI 80달러 돌파
변동성 지수 급등·노동시장 견조 따른 금리 불안
버크셔 해서웨이·브로드컴은 강세로 대조

이란발 지정학적 리스크 확산에 따른 국제 유가 폭등이 뉴욕증시를 끌어내렸다. 유가 상승이 인플레이션을 자극하고 금리 인하 시점을 늦출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면서 투자심리가 급격히 냉각됐다.
5일(현지 시각)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784.67포인트(1.61%) 하락한 4만7954.74에 장을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38.79포인트(0.56%) 내린 6830.71, 나스닥종합지수는 58.50포인트(0.26%) 하락한 2만2748.99를 각각 기록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전장보다 11% 급등하며 23선을 상회했다.
이날 시장의 하락 원인은 중동 지역의 군사적 충돌 격화에 따른 공급망 불안이었다. 이란이 페르시아만 내 유조선을 공격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장 대비 6.35달러(8.51%) 폭등한 배럴당 81.01달러에 마감했다. WTI가 80달러를 넘어선 것은 2024년 7월 이후 처음이다. 브렌트유 역시 4.01달러(4.93%) 오른 배럴당 85.41달러를 기록했다.
이란 외무장관이 휴전 협상 가능성을 일축하면서 분쟁 장기화 우려가 커진 점도 악재로 작용했다. 세계 원유 수송량의 20%를 담당하는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 우려가 실물 경제에 타격을 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면서 경기 민감주를 중심으로 매도세가 출현했다.
에너지 가격 급등은 채권 시장의 금리 상승을 유도했다. 인플레이션 재점화 우려에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4.13% 수준까지 올랐으며 정책 금리에 민감한 2년물 금리도 3.58%로 상승했다.
이와 함께 발표된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낮은 수준을 유지하며 노동 시장의 견조함을 보이자 시장에서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조기 금리 인하 기대감이 후퇴했다. 고금리 환경이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에 애플(-0.85%), 알파벳(-0.84%) 등 대형 기술주들이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업종별로는 유가 상승의 직접적인 타격을 받는 항공주가 폭락했다. 아메리칸 에어라인(-5.38%)과 유나이티드항공(-5.03%) 등 주요 항공사 주가는 5% 안팎의 낙폭을 기록했다. 경기 둔화 우려에 보잉과 캐터필러 등 다우 지수 구성 종목들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반면 버크셔 해서웨이는 자사주 매입 재개와 경영진의 지분 추가 확보 소식에 2.6% 상승하며 하락장 속에서도 강세를 보였다. 반도체 섹터에서는 브로드컴이 호실적을 바탕으로 4.79% 급등했으나 업종 전반의 하락세를 되돌리기엔 역부족이었다.
시장에서는 오는 7일 발표될 2월 비농업 고용보고서가 향후 통화정책의 향방을 가를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댄 나일스 나일스 투자운용 창립자는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하면 세계 경제가 침체에 빠질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김호겸 기자 hkkim823@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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