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언론사 편집국장, “정부 비판자들도 미 군사 공격 반대한다”

전혜원 기자 2026. 3. 6.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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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의 아나 통신사 편집국장 메흐디 라티피 씨를 이메일로 인터뷰했다. 그는 이란에서 정치적 변화가 일어난다면 그것은 외부의 강요가 아닌 내부 역학으로부터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이란 테헤란에 기반을 둔 아자드 대학의 자회사 ‘아나(Ana) 통신사’의 편집국장 메흐디 라티피 씨. ⓒ메흐디 라티피 제공

이란 테헤란에 기반을 둔 아자드 대학의 자회사 ‘아나 통신사(Ana News Agency)’의 편집국장 메흐디 라티피 씨(33)를 3월3~4일 이메일로 인터뷰했다. 그는 국제법과 번역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고, 중동과 서아시아의 지정학적 역학을 전문 분야로 한다. 저널리즘과 미디어 경영, 정치 분석에 12년 이상 종사했다. 라티피 씨는 “모바일 인터넷이 제한되고, 구글 서비스와 일부 미국 앱을 이용하기 어렵지만 뉴스 기관과 대부분의 가정용 인터넷은 여전히 접속 가능하다. 테헤란의 여러 곳이 문을 닫았지만 공공·필수 서비스는 계속 운영 중이며, 일상생활도 이어지고 있다. 많은 시민들이 협력하며 필요한 곳에서 적극적으로 돕고 있기도 하다”라고 테헤란의 분위기를 전했다.

미나브 지역의 초등학교가 공격받아 최소 175명이 숨졌고 대부분 어린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민간인 피해는 어느 정도인가?

교실에 앉아 있던 무고한 여학생들이 목숨을 잃었다는 사실을 말할 때, 우리는 깊은 슬픔을 느낀다. 이들은 어린아이였다. 정치·군사와 무관했고, 완전히 무방비한 존재였다. 안타깝게도 향후 며칠 동안 사망자 수가 더 늘어날 수 있다. 부상자 가운데 여러 명이 위중한 상태이고, 결국 상처로 인해 사망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유가족들의 심리 상태는 참담하다. 그들은 극심한 충격과 슬픔 속에 있다. 이 비극을 더욱 고통스럽게 만드는 것은 많은 국제 인권단체들의 침묵이다. 과거에는 이란 내부의 더 작은 사건들에도 강하게 반응하던 기관들이, 이번 공격에 대해서는 대체로 침묵하고 있다. 의미 있고 실질적인 조치도 관찰되지 않는다.

학교를 표적으로 삼는 행위는 국제인도법의 명백한 위반이다. 학교는 국제협약상 보호받는 공간이며, 아이들은 인권 보호의 가장 우선적 수혜자여야 한다. 희생자들이 어린 ‘여학생’이었다는 점은 사건의 중대성을 더욱 키운다. 서방 정부와 국제기구의 지속적인 침묵은 그들의 인권 옹호가 얼마나 일관적인지 의문을 제기하게 한다.

이란 내 폭격 작전 전반에 관해, 미국과 이스라엘은 군사시설을 표적으로 삼고 있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일부 군사시설이 타격을 받기는 했지만, 현지의 현실은 광범위한 민간 피해를 보여준다. 테헤란의 유명한 어린이병원을 포함해 여러 병원이 피해를 입었다는 보도가 있다. 병원 역시 학교와 마찬가지로 국제법상 보호대상 시설이다. 설령 군사 목표물이 타격을 받더라도, 주변의 민간인들은 불가피하게 막대한 인명·물적 피해를 입는다. 결국 이러한 작전의 비용은 평범한 시민들이 떠안게 된다.

2026년 3월3일(현지 시각) 이란 호르모즈간주 미나브에서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초등학교가 폭격 당해 숨진 어린이들의 장례식이 진행되고 있다. ⓒUPI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으로부터 ‘임박한 위협’을 제거하기 위해 이번 공격을 감행했다고 했다.

이란 내부의 반응을 이해하려면, 이란이 겪어온 긴 역사적 경험을 고려해야 한다. 최근 몇 년간, 특히 경제문제를 둘러싸고 시위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인권을 지원한다는 기치 아래 이뤄지는 외국의 군사개입은 그런 움직임을 강화하기는커녕, 오히려 주변화해왔다.

이란 역사에서 사람들은 정부를 비판하거나 항의할 수 있지만, 국가 주권은 레드라인으로 남아 있었다. 최근까지 정부를 비판하던 많은 이들조차도, 지금은 자국에 대한 군사 공격에 확고히 반대하고 있다.

폭탄이 떨어질 때 그것은 이슬람공화국 지지자와 반대자를 구분하지 않는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정부 지지자와 비지지자를 구분하지 않는다. 결국 평범한 사람들은 누구나 고통받는다. 일부 군인이 사망할 수는 있지만, 민간인이 가장 큰 비용을 치르게 된다. 또한 정부 기관이나 군사시설에서 일하는 모든 사람이 정치·군사 행위자는 아니다. 사무직 직원부터 각종 서비스 노동자까지, 많은 이들이 평범한 노동자들이다. 이런 사람들이 사망할 때, 대중의 분노는 더 커진다.

게다가 이번이, (지난해 6월에 이어) 민감한 협상 국면에 미국이 이란을 공격한 두 번째 사례라는 점도 중요하다. 많은 이란인들은 향후 몇 주 안에 외교적 합의가 가능하리라 기대하고 있었다. 그런 시점의 공격은 ‘외교 자체에 대한 공격’으로 널리 받아들여진다.

트럼프 대통령이 왜 지금 공격을 선택했는지에 대해서는, 나는 여러 차례 이스라엘과 미국 내 친이스라엘 로비 단체들의 압력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말해왔다. 이란과 미국 사이의 잠재적 합의는 이스라엘이 위협적으로 인식할 수 있는 방식으로 역내 균형을 바꿔놓을 수 있었다. 내 견해로는 이번 공습은 협상을 좌초시키는 동시에, 역내에서 이스라엘의 전략적 이익을 확보하기 위함이었다. 외교를 포기한 것은 이란이 아니다. 외부 행위자들이 핵 문제에 대한 합의 가능성을 가로막은 것이다.

2026년 3월1일(현지 시각) 이란 테헤란의 한 광장에 모인 시민들이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사망한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를 추모하고 있다. ⓒAFP PHOTO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사망 이후 애도하는 시민들의 사진과 춤추는 시민들의 사진이 동시에 보도된다.

이란에 살며 기자로 일하는 사람으로서, 나는 현실이 복잡하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 이란 사회에는 정부를 지지하는 의견도, 비판하는 의견도 다양하게 존재한다. 이슬람공화국을 비판하거나 반대하는 이들이 있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 사회의 한 부분만 선택적으로 부각하는 것은 정확하지 않다. 이란은 약 9000만 인구의 나라이고, 많은 이들이 소도시와 농촌지역에 거주한다. 서방 언론 보도는 종종 대도시와 소셜미디어의 서사에 초점을 맞추는데, 이는 이란 사회 전체를 대표하지 못한다.

아야톨라 하메네이는 수십 년 동안 이란을 이끌었다. 지지자든 비판자든, 인정하든 인정하지 않든, 그의 지도력은 여러 세대를 형성했다. 지금 많은 이란인들은 그의 죽음 그 자체뿐 아니라, 불안정·분열·혼란이 올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에 불안을 느낀다. 이란인들은 영토 보전과 국가적 통합을 매우 중시한다.

그가 사망했다고 해서 상황이 자동으로 좋아지지는 않는다. 안정은, 정치적 차이를 떠나 이란인들이 외부의 공격 앞에서 단결할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시민들에게 봉기를 촉구했다. 현지 여론의 반응은 어떠한가?

군사 공습 이전에 그 메시지가 어느 정도 울림을 줄 여지가 있었다 하더라도, 공격 그 자체가 그 울림을 크게 약화시켰다.

이란 사회는 종종 ‘현실의 삶’보다 소셜미디어의 렌즈를 통해 해석된다. 그러나 지금처럼 외부 공격이 가해지는 상황에서, 여론은 외국의 침략으로 인식되는 것에 맞서 더 단결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여기에는 이란의 역사적 기억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국가안보가 위협받을 때, 내부의 분열은 좁혀지는 경향이 있다. 내부적으로는 의견이 갈리더라도, 외부 개입 앞에서는 함께 서는 경우가 많다.

미국이 이란 사회를 오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국제관계의 기본 원칙 중 하나는 한 나라의 사회학적 결을 이해하는 것이다. 이란의 경우, 이 요소가 자주 간과되어왔다.

이번 공습을 계기로 이란에 민주주의 정권이 들어서거나 세속적인 정권이 들어설 가능성이 있나?

이란에서의 정권교체는 일부 다른 중동 국가에서 봤던 시나리오와 비교할 수 없다. 이란의 사회·정치 구조는 더 복잡하다. 외부 행위자들이 정치적 변혁을 통해 역내를 재편하려는 전략적 야심을 갖고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이란의 변화는 외부에서, 군사 공습이나 암살을 통해서조차, 강요될 수 없다. 지속 가능한 정치 변화는 국가와 사회 모두가 관여하는 과정 속에서, 내부로부터 나와야 한다.

외부가 강요하는 정권교체의 비용은 이란인들에게만이 아니라, 주변국들과 더 넓은 국제사회에도 엄청나게 클 것이다. 우리는 이미 그 비용의 일부가 역내 국가들에 영향을 미치는 모습을 목격하고 있다.

변화가 일어난다면, 그것은 내부 역학과 대중의 선택에 영향을 받으며 정치체제 내부에서 시작될 가능성이 크다. 향후 수년 동안 상당한 변화가 가능할 수는 있지만, 그것은 외국의 개입이 아니라 인내와 내부적 진화를 필요로 할 것이다.

2026년 3월4일(현지 시각) 영국 런던 의회광장에서 이란 반정부 시위대와 망명 중인 이란 왕세자 레자 팔레비 지지자들이 이란 정권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EPA

 

이번 전쟁이 과거 아프가니스탄 전쟁이나 이라크 전쟁처럼 장기화될 거라고 보나?

그렇게 보지 않는다. 이스라엘도 미국도 대규모 장기전에 필요한 역량이나 정치적 인내(수용력)를 갖고 있지 않다. 인접국과 아랍 국가들 또한 장기간의 불안정이 초래하는 경제·안보 비용을 감당할 수 없다. 긴장의 범위가 확대되어 유럽이나 역내 행위자들이 개입하게 될 가능성은 있지만, 확전이 계속될수록 모든 당사자에게 비용이 커질 것이다.

이번 공습의 초기 목표는 이란 지도자와 고위 지휘관들을 표적 살해하는 데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 목표가 달성된 만큼, 향후 행동은 지속적인 직접 전면전이라기보다 간접적 또는 하이브리드(복합) 방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장기전은 역내 비용에 그치지 않고 세계 경제와 안보에도 비용을 부과하게 된다. 그런 이유로, 전면적 충돌이 장기간 지속될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한다.

전혜원 기자 woni@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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