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비행기, 일본은 차 젓기…숙명의 한일전, 세리머니로 기선을 잡아라

김하진 기자 2026. 3. 6.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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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 세리머니를 하는 김도영. 연합뉴스
차 세리머니를 선보이는 요시다 마사타카. AP연합뉴스

7일 일본 도쿄돔에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일전이 펼쳐진다.

한국은 2라운드 진출을 바라고, 일본은 2023년에 이어 대회 2연패를 꿈꾼다. 1승이 귀중한 상황에서 두 팀 모두 사활을 걸게 될 경기다.

전략도 중요하지만 기선 제압을 무시할 수 없다. 일본 매체 ‘디앤서’는 “WBC에 참가하는 한일 양국이 ‘퍼포먼스 대결’로 들끓고 있다”고 주목했다. 한국과 일본 대표팀은 모두 팀 분위기를 북돋을 세리머니를 만들었다.

한국 대표팀은 지난 3일 일본 오사카 교세라돔에서 열린 평가전에서 ‘비행 세리머니’를 선보였다.

1번 지명타자로 출전한 김도영이 2회 좌중간 홈런을 쏘아올린 뒤 3루를 돌면서 양 팔을 펼치는 포즈를 선보였다. 이날 5회와 9회에 홈런을 친 셰이 위트컴과 안현민도 같은 포즈로 홈을 밟았다.

1라운드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 2라운드가 열리는 미국 마이애미로 가자는 염원이 담긴 세리머니다.

대표팀 주장 이정후가 지난 2일 선수들을 모아 “세리머니에 대해 생각나는 게 있으면 말해달라”고 했다. 노시환이 ‘전세기를 타자’라며 비행기를 표현한 포즈와 손가락으로 마이애미의 ‘M’을 만드는 포즈 두 가지를 제안했다. 선수단 의견은 전자로 향했다. 전세기의 의미가 크기 때문이다. 앞서 한국 대표팀은 2006년, 2009년 대회에서 전세기를 타고 미국으로 향했다. 2006년 당시에는 4강에 진출했고 2009년에는 준우승 했다.

동작이 다소 큰 탓에 처음에는 부끄러워하는 선수가 몇몇 있었다. 하지만 노시환이 “우리가 하면 멋있을 것이다. 야구 선수를 꿈꾸는 소년들도 그렇게 생각해줄 것”이라고 했다. 다행히 평가전에서 세리머니를 펼칠 일이 많았고 동기부여도 커졌다.

일본 대표팀 스즈키 세이야. AP연합뉴스
한국 대표팀 안현민. 연합뉴스

일본 대표팀에게는 세리머니의 의미가 더 크다. 3년 전 대회에서 라스 눗바의 후추 그라인더 세리머니가 대유행했다. 양 손으로 주먹을 쥐고 후추를 가는 듯한 이 세리머니는 눗바의 소속팀인 세인트루이스 선수들이 하는 것으로 승리를 위해 ‘타석을 갈아넣자’라는 의미가 담겨 있었다. 이 세리머니는 일본 대표팀 전체에 퍼졌고 우승까지 이어졌다. 일본 내에서 후추 그라인더가 품절 사태를 빚을 정도였다.

이번에도 선수들을 하나로 모으기 위해 오타니 쇼헤이가 주도적으로 나섰고, 투수 키타야마 코키에게 생각해보라고 지시했다. 일본 매체 ‘스포니치’에 따르면 코키는 밤잠을 설칠 정도로 고민을 했다. 그래서 나온 게 ‘차 퍼포먼스’다.

차를 달이는 것처럼 왼손으로 찻잔을 잡고 오른손을 빙글빙글 돌리는 모습을 선보이는 세리머니다. 차를 ‘달이다’의 한자 ‘点’가 득점(得点)을 연상시킨다고 해서 의미를 부여했다. 코키는 “다이아몬드(홈)를 휘저어서, 차를 달여서 모두 함께 점수를 따가자”라고 해석했다. 일본의 다도 문화에 대입한 것은 물론 오타니가 일본 차의 광고 모델인 것을 감안해 만든 세리머니다. 일본 대표팀도 지난 3일 한신과의 평가전에서 새로운 세리머니를 선보이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한일전은 미국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가 선정한 WBC 1라운드에서 가장 흥미로운 매치업 ‘베스트5’ 중 하나로 꼽혔다. 양국이 선보일 세리머니도 이 경기의 재미를 더할 것으로 보인다. 세리머니를 더 많이 선보이는 팀이 웃을 가능성이 높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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