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 ‘통큰 배당’ 러시…자사주 소각도
밸류업 발맞춰 주주환원 강화
삼성ㆍ현대ㆍGSㆍDL 등 현금배당 대폭 확대
계룡ㆍ한신ㆍKCC 등 중견사도 배당 확대에 적극 가세
대우건설은 420억 규모 자사주 소각 결정

[대한경제=김희용 기자] 국내 주요 상장 건설사들이 주주총회 시즌을 앞두고 대규모 현금배당 확대와 보유 중인 자기주식(자사주) 소각에 나서며 주주환원을 강화하고 있다. 주택경기 침체와 원가 상승으로 경영 환경이 녹록지 않지만, 정부의 밸류업 정책에 발맞춰 주주가치 제고 기조가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 시공능력평가 상위 10위권 내 상장 건설사 5곳이 전년 대비 1주당 배당금을 늘리기로 했다.
삼성물산은 보통주 1주당 2800원(우선주 2850원)의 결산배당을 확정했다. 배당금 총액은 전년 대비 7.69% 늘어난 4582억원 규모다. 이와 함께 삼성물산은 오는 13일 780만주의 자사주를 소각할 예정이다. 자사주 소각 규모는 2조3267억원에 달한다. 이번 배당 및 자사주 소각 결정은 삼성물산이 2023년 2월 수립해둔 3개년(2023~2025년) 단위 주주환원 정책의 일환이다.
현대건설은 결산배당으로 보통주 1주당 800원을 지급하기로 확정했다. 이는 전년(600원) 대비 200원 오른 수치로 5년 만의 증액이다. 배당금 총액은 약 900억원으로 전년 대비 33.3% 증가했다. 앞서 현대건설은 주당 최소 배당금 기준을 800원으로 상향 조정하고 자사주 매입ㆍ소각을 탄력적으로 운영해 2027년까지 총 주주 환원율을 25% 이상 확대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중장기 주주환원 정책을 내놓은 바 있다.
GS건설은 보통주 1주당 배당금을 300원에서 500원의 배당을 결정했다. 지난해 순이익이 전년 대비 64.6% 줄었지만, 배당 총액(424억원)은 오히려 66.67%로 늘린 것이다. DL이앤씨는 보통주 1주당 배당금을 540원에서 890원으로, 한화는 800원에서 1100원으로, 삼성E&A는 660원에서 790원으로 각각 증액했다.
중견 건설사들도 배당 확대 행렬에 가세했다. 계룡건설산업은 주당 배당금을 400원에서 700원으로 75% 올렸고, 한신공영은 100원에서 150원으로 50% 인상했다. 코스닥 상장사인 KCC건설 역시 주당 배당금을 160원에서 200원으로 25% 높이며 주주환원 기조에 동참했다.
반면, 유동성 확보를 위해 무배당을 결정한 건설사도 있다. 대우건설은 현금배당 대신 대규모 자사주 소각 카드를 꺼냈다. 대우건설은 2009년 이후 17년째 무배당 기조를 유지 중이다. 지난 4일 대우건설 이사회는 자사주 471만5000주(약 420억원 규모)를 소각하기로 의결했다. 자사주 소각 예정일은 오는 18일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건설경기 악화에 따른 리스크 헷지 차원에서 부채 감소 및 유동성 확보 강화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어 배당을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건설사들의 주주환원 강화 흐름은 정부 밸류업 정책과 맞닿아 있다. 대표적인 수주산업인 건설업은 대규모 투자 자금이 필요하고 현금흐름의 변동폭이 크다는 이유로 자산 규모나 수주 잔고가 많더라도 저평가 받는 업종으로 꼽힌다. 실제, 코스피 건설업 지수에 속한 일부 건설사들의 경우, 주가순자산비율(PBRㆍ주가를 주당 순자산으로 나눈 값)이 0.5배 안팎에 머무는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건설업 전반에 걸친 만성적인 저평가 국면에서 실적 반등 기대감이 더해지면서 배당 확대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김희용 기자 hy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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