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부평·계양 ‘성장동력 잃은 베드타운’…상권회복·인구유입 해법 [인천지역 재정 성적표⑦]
부평구 재정자립도 43.97%→19.1%
부평, 역세권 중심으로 원도심 복합개발해야
계양구 재정자립도 30.1%→19.5%
계양, 테크노밸리 첨단산업 유치·주거 공급을
지역 안팎에서는 부평구는 원도심 지역의 재개발 등을 통한 청년 주거 인구 유입을, 계양구는 첨단산업 유치 등 계양테크노밸리(계양TV)의 성공을 통해 재정 위기 극복의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부평·계양구 모두 경인국철 1호선이나 인천도시철도(지하철) 1호선, 공항철도 등이 있는 만큼 역세권 중심의 고밀·복합 개발로 도시 활력 회복도 시급하다.

■ 부평구, 지방자치 출범 초기 ‘GM 효과’…50%대 전성기

부평구는 지방자치 출범 직후 1995년 재정자립도는 43.97%로 10개 군·구 중 5위로 시작했다. 이어 1996년에는 55.71%로 11.74%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대우자동차가 전성기를 기록한 1990년대 중반의 부평공장은 활발하게 가동했고, 주변 협력업체가 밀집하면서 지역 산업 활성화를 이끌었기 때문이다. 당시 부평구는 부평공장을 중심으로 재산세와 주민세 등 자치구 세입을 안정적으로 확보했다. 이후 1997년 49.83%, 1999년 51.1% 등 40~50%대를 유지하며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갔다.

다만 법인세와 법인지방소득세가 국세 및 광역자치단체로 귀속하는 구조로 인해 한국GM의 호황이 곧바로 재정자립도 상승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따라서 부평구 재정자립도 역시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이후 본격적인 하락세에 접어들기도 했다. 1999년 재정자립도는 40.93%로 1996년 대비 14.78% 포인트 하락한 수치를 기록한데 이어 2000년 41.83%, 2001년 37.2%, 2002년 37.8%로 30%대까지 주저앉았다. 이후 2003년 38.1%, 2004년 33%에 그치며 40%대로 회복하지 못했다. 이는 IMF 외환위기 이후 기업 구조조정과 협력업체의 도산 및 생산라인 감축 등이 이뤄진데다, 2000년대 사회복지사업이 크게 늘면서 벌어진 결과다.

■ 계양구, 분구 이후 계산·작전지구 입주…주거 확장 효과

계양구는 부평구(옛 북구)로부터 분구한 1995년 재정자립도가 30.1%로 10개 군·구 중 9번째인 최하위권으로 시작했다. 당초 산업·상업 기반시설이 모두 부평구에 몰려있었고, 분구 직후 행정조직과 기반시설 등을 새로 갖추는 과정에서 초기 지출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분구 직후 낮은 수준이던 재정자립도는 계산·작전지구 주거지 확대에 따른 취득세·재산세 증가 효과가 반영되면서 1996~1999년 사이 상승 흐름을 보였다. 계양구의 재정자립도는 1996년 34.8%, 1997년 37.4%, 1998년 47.1%로 3년새 17%포인트 상승했다. 대규모 주택공급에 따른 취득세 증가 등으로 세수 확보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 것이다.

하지만 이후 계양구에는 대규모 택지 개발이나 산업 기반 확충이 이어지지 않으면서 세입 확대 효과를 지속하지 못했다. IMF 외환위기 이후 재정자립도 하락세도 본격화했다. 1998년 최고점인 47.1%에서 1년 만인 1999년 38.7%로 10%포인트 가까이 급락했고, 2000년 36.6%, 2001년 32.1%로 30%대로 내려앉았다. 2002년에는 경기 회복과 주거지 중심 세입 증가 영향으로 42.2%까지 ‘깜짝 반등’했지만, 구조적 개선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이듬해인 2003년 다시 36.5%로 하락하며 반등 효과는 일시적이었다.
■ 부평·계양구, 복지 확대·원도심 부담…20%대 진입
부평·계양구는 2000년대 후반에 접어들면서 사회복지제도 확대의 영향을 본격적으로 받았다. IMF 외환위기 이후 제도권 밖으로 밀려난 저소득층이 증가한 데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까지 겹치며 기초생활수급자 수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부평·계양구의 국·시비 보조금 규모도 꾸준히 늘어났고, 전체 예산 규모가 빠르게 증가했다. 재정자립도는 전체 예산 대비 자체 세입을 계산하는 만큼 ‘분모’의 전체 예산이 크게 늘어나면서 재정자립도 하락은 불가피했다.
더욱이 부평·계양구는 인천에서도 기초생활수급자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원도심으로 분류, 재정자립도 하락 국면의 타개책을 찾기 어려웠다. 특히 부평은 노후 주거지와 고령 인구 비중이 높아 복지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어났다. 복지 예산이 확대되는 동안 산업·상업 기반 확충은 더디게 진행되면서 자체 세입 증가 폭은 제한적이었다. 그 결과 부평구의 재정자립도는 2005년 36.5%에서 2007년 26.5%로 2년 만에 10%포인트 가까이 하락하며 20%대로 추락했다.
계양구 역시 2005년 35.8%에서 2006년 29%로 내려앉으며 비슷한 시기 20%대에 진입했다. 인구 증가 등으로 복지 지출 확대가 구조적 하락의 분기점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 부평·계양구, 신도시 송도·청라로의 인구 유출…코로나19 때 10%대 추락
2010년대 인천의 주요 개발 방향은 연수구 송도국제도시와 서구 청라국제도시 등으로 대표하는 인천경제자유구역(IFEZ)다. 이로 인해 부평·계양구의 30~40대 인구 역시 송도·청라 등으로 빠져나가면서 주민세 등의 타격이 불가피했다. 부평구의 인구는 2010년 56만7천여명으로 정점을 기록한 이후 지속 감소해 2025년에는 약 49만명 수준으로 줄었다. 계양구 역시 2010년대 중반을 기점으로 하락세로 돌아서며 2025년에는 27만명대로 감소했다.
이 같은 ‘도시 내 이동’은 부평·계양구의 재정자립도 하락을 이끌었다. 활동 인구가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면서 근로소득에 연동되는 지방소득세와 주민세의 감소가 이뤄진다. 부동산 거래 역시 취득세 수입이 전입한 곳에서 이뤄지고, 재산세 기반도 이전하기 때문이다. 소비 기반 축소도 영향을 미친다. 인구 감소는 지역 상권 위축으로 이어지고, 이는 자영업자 등의 매출 감소로 지방소득세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
여기에 이어진 코로나19 확산은 부평·계양구의 재정 구조를 더욱 압박했다. 지역 상권과 소규모 자영업이 위축되면서 세외수입 증가세가 둔화된 반면, 방역·민생 지원과 복지 지출은 크게 늘었다. 그 결과 부평·계양구의 재정자립도는 2020년 22.8%와 19.4%를 기록했다. 이어 부평구는 2021년 21.7%, 2022년 20.2%, 2023년 21.4%, 2024년 20.3%로 횡보하다 2025년 19.1%로 10%대로 추락했다. 계양구 역시 2021년 19.4%, 2022년 19.6%, 2023년 21.5%, 2024년 20%, 2025년 19.5%로 10%대를 벗어나지 못했다. 이는 ‘서울의 베드타운’이라는 정체성에 갇혀 산업 기반 확충에 실패한 가운데, 인구 유출까지 겹치며 성장 동력을 상실한 구조적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 부평 역세권·재재발, 계양 계양TV 개발 관심…자족 기능 확보 관건
부평구는 역세권을 중심으로 한 원도심 재편이 관건이다. 경인국철 1호선과 7호선,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B 노선 등 교통 인프라를 기반으로 상업·업무 기능을 강화하고 노후 주거지를 정비할 경우 인구 유입과 상권 회복을 동시에 도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단순 주거 밀도 상승에 그치지 않고 업무·문화 기능을 결합한 복합 개발이 이뤄질 때 비로소 세원 확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계양구는 계양TV의 첨단산업 유치 등이 미래의 재정 구조를 좌우할 핵심 변수로 꼽힌다. ‘3기 신도시’로 추진되는 계양TV는 주거 공급과 함께 첨단산업 유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기업 입주와 일자리 창출이 현실화할 경우 지방소득세와 재산세 등 세입 기반 확대가 이뤄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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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준 기자 hojun@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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