솥밥 위에도, 스콘 속에도…알싸하고 달큼한 ‘대파’ [전원생활 I 제철 농산물 ]

김민선 기자 2026. 3. 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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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진도에서 만난 ‘식탁의 숨은 주역’

이 기사는 전원의 꿈 일구는 생활정보지 월간 ‘전원생활’ 3월호 기사입니다.

흰색과 초록색이 어우러진 대파. 대파는 다양한 요리에 빠지지 않는 재료다. 잡내를 없애고 단맛을 돋우며 맛의 균형을 잡아 잃었던 입맛을 되찾아준다. 식탁의 숨은 주역, 대파를 만나러 전남 진도로 향했다.

햇살이 내려앉은 대파밭이 반짝인다. 이곳은 전남 진도, 전국 대파 생산량의 30~40%를 차지하는 겨울 대파 주산지다. 진도는 부드러운 해풍, 풍부한 일조량, 비옥한 토양 등 대파 재배에 적합한 환경을 갖추고 있다. 겨울 대파는 겨울 동안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하며 맛이 깊어지고 향이 진해진다. 알싸한 맛과 향, 은은한 단맛으로 유명한 진도 대파. 유명 햄버거 업체 맥도날드는 이를 활용해 ‘진도 대파 크림 크로켓 버거’를 출시했고, 완판 행렬을 이어가며 인기를 끌었다.

진도군 지산면 관마리에서 40년 넘게 대파를 재배하고 있는 김영화 씨(66)를 만나 대파와 함께하는 삶 이야기를 들어보기로 했다. 김씨의 대파밭은 2만 3140㎡(7000평), 한 해 생산량은 84t에 이른다. 베테랑 농부인 그는 ‘까메오 플러스’ 품종을 재배한다. 진도는 바람이 많이 부는 지역인데, 이 품종은 바람과 습기에 강해 대파가 쉽게 쓰러지지 않는다. 연백부(흰 줄기 부분)가 길고 굵어 소비자 선호도 또한 높다.

사계절 내내 손이 가는 대파농사
김씨는 일 년 내내 대파농사를 짓느라 쉴 틈이 없다. 2월 초부터 말까지 비닐하우스에서 파종을 한다. 씨앗이 발아해 줄기가 어느 정도 자라면 윗부분을 서너 차례 잘라준다. 줄기가 30㎝ 안팎으로 자라고 나무젓가락 정도 굵기가 되면 밭으로 옮겨 심는다. 그 사이 3월에는 생육에 도움이 되는 퇴비를 뿌려 토양을 관리한다. 여름이 되면 다른 작업이 이어진다.
진도군 지산면 관마리에서 40년 넘게 대파를 재배하고 있는 김영화 씨.

“여름은 대파가 숨을 고르는 시기예요. 15~20℃에선 잘 자라지만 고온에서는 생장을 멈추거든요. 이때 물은 주지 않고 병충해 방제와 잡초 관리에 집중해요.”

가을이 오면 멈춰 있던 생장이 다시 시작된다. 부족한 물은 자동 스프링클러로 보충해준다. 토양이 너무 마르면 잘 자라지 못하고, 물이 많으면 짓무를 수 있어 적당한 수분을 유지한다. 물 주기만큼 중요한 북주기 작업도 시작한다.

“9월 말부터 11월 초까지 최소 세 차례 북주기를 해요. 북주기는 식물이 잘 자라고 넘어지지 않게 뿌리나 밑줄기를 흙으로 두두룩하게 덮는 일이에요. 뿌리 쪽을 흙으로 여러 번 덮어 햇빛을 가리면 흰 부분이 길어져요.”

대파의 줄기가 굵어지고 연백부가 충분히 길어지면 수확할 준비가 됐다는 것. 수확은 11월 말부터 이듬해 봄까지 이어진다. 뿌리를 잡고 손으로 뽑아낸다.

수확한 대파는 다발로 묶는 작업을 하고, 선별장으로 옮겨 겉잎을 제거해 손질한다. 형태와 연백부 상태 등을 기준으로 선별한 뒤, 10개 내외로 묶어 그물망이나 상자에 담는다. 포장을 마치면 서울 송파구 가락시장 등으로 출하한다.

우스갯소리로 가족보다 더 자주 들여다본다는 대파. 그만큼 애정을 쏟지만, 날씨가 따라주지 않으면 재배는 쉽지 않다.

“가을에 비가 적절하게 오고, 낮과 밤의 온도차가 크지 않아야 잘 자라요. 그런데 지난해 추석 이후로 비가 좀처럼 내리지 않았어요. 그래서 스프링클러로 물 주는 작업이 전보다 훨씬 늘었습니다.”

김씨를 괴롭게 하는 건 날씨만이 아니다. 농사가 잘돼도 제 값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꽤 많다. 올해는 대파 소비가 부진해 가격이 낮은 편이란다.그러나 김씨는 여러 어려움 속에서도 자신의 일을 이어간다.

대파밭을 둘러보고 있는 김영화 씨.

“대파농사가 힘들긴 해도, 가족에게 원하는 것을 해줄 수 있어 좋아요. 대파 덕분에 우리 식구가 살아가니, 제게는 무엇보다 소중하죠.”

김씨에겐 삶 그 자체인 대파. 그는 오늘도 묵묵히 대파밭으로 향한다.

요리의 맛을 살리는 천연 조미료
알싸함과 은은한 단맛이 매력적인 이 작물은 뿌리부터 잎까지 버릴 것이 없다. 알리신 등 영양 성분이 풍부한 뿌리는 육수를 내고 감칠맛을 더하거나 차로 끓인다. 연백부는 단맛이 좋아 무침 요리나 국·탕에 활용한다. 초록 잎 부분은 음식에 향을 더하는 데 제격이다.

김씨는 주로 파김치를 담그거나 고기 요리에 곁들여 먹는다. 마을 행사 때면 대파를 넣은 음식을 만들어 이웃들과 나눈다. 그렇다면 품질 좋은 대파는 어떻게 고르면 좋을지 김씨에게 물었다.

“연백부가 길고, 잎끝까지 탄력이 살아 있어야 해요. 뿌리 쪽도 무르지 않고 단단해야 하고요.”

그는 “전체적으로 줄기가 굵고 일정한 것이 상품”이라고 덧붙였다. 대파를 고르는 일만큼 손질과 보관도 중요하다. 대파를 잘게 썰면 산화되어 비타민 C 성분이 파괴될 수 있어 사용 직전에 손질하는 게 좋다. 장기 보관 시에는 흙을 가볍게 털고 신문지에 감싸 냉장고에 둔다.

김씨는 “선선한 곳에서 스티로폼 상자에 흙을 담고 뿌리째 심어두면 필요할 때마다 잘라 먹을 수 있다”며 또 다른 보관법을 소개했다. 이때 상자 속 흙을 촉촉하게 유지하는 게 핵심이다. 그러면 한두 달은 요리에 넣을 대파 걱정이 없을 거란다.

[대파의 역사와 효능]

파는 중국에서 3000년 전부터 재배된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나라에는 고려시대 이전에 도입된 것으로 보인다. 고려 인종 때 편찬된 <음양회담소(陰陽會談所)> 기록에서 파가 술안주로 쓰였음을 추측할 수 있다. 이렇듯 파는 오래전부터 식재료로 쓰였으며, 오늘날에는 거의 모든 한식 요리에 쓰인다.

활용도 만큼이나 효능도 뛰어나다. 먼저 감기를 예방해준다. 대파에 함유된 알리신 성분이 체내에서 살균·항균 작용을 돕는다. 항산화 작용 또한 뛰어나 피부 노화를 방지해준다.

암 예방에도 도움을 준다. 대파의 베타카로틴과 황화알릴 성분이 활성산소를 없애고 세포 손상을 막아 암세포의 발생이나 성장을 억제해준다. 이 외에도 칼슘 함량이 높아 뼈를 튼튼하게 만들어준다.

다이어트에도 효과가 있다. 대파를 60℃ 이상에서 가열하면 알리신이 분해되면서 아조엔 성분이 생성된다. 아조엔은 독소 제거, 혈류 개선, 혈전 억제에 관여한다고 알려져 있다. 이러한 작용은 체중 감량과 내장지방 감소에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

[대파 요리]

대파 송송 닭 안심 냉채

준비하기(3~4인분)

대파 3대, 닭 안심 300g, 세척용소금 1작은술,밑간(올리브오일 2큰술, 소금 ½ 작은술, 감자전분·맛술 2큰술씩, 곱게 빻은 통후추 ½ 작은술, 생강청 1큰술),냉채 소스(다진 마늘 1큰술, 진간장 1큰술, 생수·식초·올리고당·깻가루 2큰술씩, 소금 ¼ 작은술)

만들기

1 대파는 깨끗이 씻고 다듬어 2㎝ 길이로 썬다. 

2 닭 안심은 옅은 소금물에 가볍게 헹군 뒤 건져 물기를 뺀다. 

3 유리 볼에 ①과 ②를 담고 올리브오일, 소금, 곱게 빻은 통후추, 맛술, 생강청을 넣고 버무린다. 

4 ③에 감자전분을 넣고 섞은 뒤 냉장고에서 30분간 보관한다.

5 다른 유리 볼에 다진 마늘과 진간장, 생수, 식초, 올리고당, 소금, 깻가루를 넣고 잘 버무려 냉채 소스를 만든다.

6 뜨겁게 달군 프라이팬에 ④를 넣고 중간 불에서 10분 이상 충분히 익혀준다. 

7 접시에 ⑥을 담고 ⑤를 듬뿍 뿌려 완성한다.

대파 버섯 솥밥

준비하기(3~4인분)

대파 3대, 팽이버섯 1봉지, 쌀 2컵, 생수 2와 ½컵, 진간장·무염버터 2큰술씩, 들기름 1큰술

만들기

1 깨끗이 씻고 다듬은 대파는 뿌리를 잘라내고 손질한다.

2 ①을 2㎝ 길이로 썰고 뜨겁게 달군 프라이팬에서 노릇하게 구워낸다. 

3 팽이버섯은 1㎝ 길이로 썬 뒤 버섯향이 우러나도록 생수에 30분간 담가 밥물을 준비한다.

4 쌀은 깨끗이 씻고 찬물에 30분간 불린 후 체에 밭치고 물기를 뺀 다음, 젖은 면포를 덮어 30분간 더 불린다.

5 냄비에 ③과 ④를 넣고, 그 위에 ②를 고르게 올리고 들기름을 두른 뒤 센불에서 밥을 짓는다. 

6 ⑤가 끓기 시작하면 불을 약하게 줄이고 12분간 뜸을 들인다. 

7 ⑥의 뚜껑을 열고 진간장을 두른 뒤 무염버터를 올려 녹인다. 위아래를 충분히 섞고 그릇에 담아 완성한다.

대파 스콘

준비하기(3~4인분)

대파 4대, 옥수수 통조림 1캔(280g), 감자전분 3큰술, 식용유 약간,부침 반죽(부침가루 ½컵, 달걀 1개, 국간장 1작은술, 소금 ½작은술)

만들기

1 대파는 깨끗이 다듬어 10㎝ 길이로 토막 낸 뒤, 반으로 갈라 곱게 채 썰고 찬물에 여러 번 헹궈 건진다. 

2 ①을 2~3㎝ 길이로 썰고 감자전분을 뿌려 고루 버무린다.

3 옥수수 통조림에서 옥수수를 꺼내 찬물에 헹군 뒤 물기를 완전히 뺀다.

4 유리 볼에 부침가루, 달걀, 국간장, 소금을 넣고 잘 섞은 뒤, ②와 ③을 담고 버무려 반죽한다.

5 뜨겁게 달군 프라이팬에 ④를 큼직하게 한 숟가락씩 떠 올리고 앞뒤로 노릇하게 부쳐 완성한다.

대파채 옥수수 부침개

준비하기(3~4인분) 

대파 1대, 밀가루 300g, 파르메산 치즈 가루 20g, 베이킹파우더 6g, 소금 3g, 설탕 50g, 버터 70g, 생크림 150g

만들기

1 깨끗이 씻고 다듬은 대파는 길게 반으로 갈라 0.5㎝ 길이로 썬 뒤, 프라이팬에 담아 옅은 갈색이 돌 때까지 볶고 완전히 식혀준다.

2 유리 볼에 밀가루, 파르메산 치즈 가루, 설탕, 소금, 베이킹파우더를 넣고 고루 섞는다.

3 ②에 잘게 썬 차가운 버터를 넣고 스크래퍼로 쌀알 크기가 되도록 다져준다.

4 ③에 차가운 생크림을 넣어 가볍게 치댄다. 가루가 날리지 않으면 ①을 넣고 섞은 뒤 손바닥으로 눌러가며 반죽을 한 덩어리로 뭉친다.

5 ④를 랩으로 감싸 둥글고 납작하게 만든 뒤, 냉장고에서 30분간 숙성시킨다.

6 ⑤를 6등분한 후 190℃로 예열한 오븐에서 20분간 구워내 완성한다.

김민선 기자 I 사진 고승범(사진가), 전승 기자 I 요리&스타일링 이보은(요리연구가, 쿡피아 쿠킹스튜디오 대표), 성나은·한유진(어시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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