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샷!] "AI 증명사진 내면 탈락입니다"
실물과 괴리에 일부 기업 "AI 사진 첨부 시 서류 탈락"
"사진관서 과도하게 보정하는 것과 AI 사진 차이가 뭐냐"
"다른 사람처럼 생성된 사진, 긍정적으로 보기 어려워"
![이력서 사진 [연합뉴스 자료 사진]](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3/06/yonhap/20260306055158133fyjr.jpg)
(서울=연합뉴스) 강민지 인턴기자 = 생성형 인공지능(AI)이 생활 전반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는 가운데, 자기소개서·이력서 작성과 함께 취업용 증명사진도 AI로 생성하는 사례가 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일반적으로 사진관에서 증명사진을 찍으려면 정장 차림에 헤어·메이크업을 갖춰야 해 시간·비용·노력을 들여야 한다. 총비용이 10만원을 훌쩍 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AI 증명사진은 얼굴 사진만으로 얼마든지 뚝딱 만들 수 있다. 옷을 마음대로 입힐 수 있는 것은 물론, 기존 포토샵보다 훨씬 고급스럽게 헤어스타일과 얼굴을 편집할 수 있다. 단돈 3천원 정도로 이용 가능한 저렴한 앱 서비스가 있는가 하면, 고해상도 출력과 세밀한 편집을 내세운 2만원대의 전문 플랫폼도 존재한다.
하지만 과연 이렇게 '만든' 사진을 진짜로 볼 수 있느냐가 논란이 되고 있다. 합성·조작이라는 지적 속 실제 모습과 괴리가 커 면접장에서 혼선이 빚어지는 경우도 발생한다.
이에 최근 일부 기업의 채용 공고에는 'AI로 생성한 증명사진의 업로드를 금지한다'는 공지가 등장했다.
AI 증명사진을 두고 '기술을 활용한 합리적인 비용 절감'이라는 옹호론과 '인사 채용의 기본인 신뢰를 저해하는 왜곡'이라는 비판론이 맞선다.
![취업박람회의 이력서 사진 촬영 현장 [연합뉴스 자료사진]](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3/06/yonhap/20260306055158298eqqx.jpg)
"사진관에 갈 필요 있나" vs. "어색해 보여"
취업준비생 강모(27) 씨는 5일 "AI 프로필로 이미 여러 기업의 서류 전형을 통과했다"고 밝혔다.
그는 "취업 사진의 본질은 단정한 인상을 전달하는 것이고, AI는 이를 수행하는 가장 효율적인 도구"라며 "시대 변화에 맞춰 기술을 잘 활용하는 것도 하나의 역량인데, 굳이 10만 원씩 들여 사진관에 갈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한 중견기업 마케팅 직무에 합격한 이모(26) 씨도 취업 준비 당시 AI로 증명사진을 제작해 사용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력서에 들어가는 사진은 크기도 작고, 완전히 다른 얼굴이 아니라면 문제 될 게 없다고 생각했다"며 "사진관에서 촬영한 뒤 과도하게 보정하는 것과 AI 사진의 차이를 크게 느끼지 못하겠다"고 말했다.
![채용 사이트에 명시된 'AI 프로필 사진 첨부 시 서류 탈락' 문구 [스레드 이용자 'maneru._.daily'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3/06/yonhap/20260306055158477vcyq.jpg)
반면 AI 사진의 완성도와 '성의' 문제를 지적하는 이들도 많다.
취준생 이모(26) 씨는 "요즘 취업 사진을 찍으려면 헤어, 메이크업까지 포함해 10만 원이 훌쩍 넘는다"며 "사진 앱에서는 3천 원만 내면 고퀄리티 사진을 만들 수 있어 안 쓸 이유가 없었다. 챗GPT로 정장까지 합성하니 완벽해 보였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AI 사진은 서류 필터링 대상'이라는 글을 보고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며 "'AI 취업 사진'을 사용할지 고민하다 결국 사진관을 다시 예약했다"고 토로했다.
공공기관 입사를 목표로 하는 최모(26) 씨도 "공기업 채용 공고 상당수에 'AI 증명사진 업로드 불가' 지침이 명시되어 있다"며 "제미나이로 만든 사진이 있지만, 규정 위반으로 인한 불이익이 두려워 결국 제출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지난달 대학을 졸업한 김모(25) 씨는 "구글의 AI 모델 제미나이로 취업용 증명사진을 생성했지만 머리카락이나 피부 질감이 어딘지 모르게 어색해 SNS 프로필이면 몰라도 입사 지원서용으로는 부적합하다고 판단했다"며 "인생이 걸린 지원서에 AI 사진을 넣는 것은 진정성이 부족해 보일 수 있는 '성의'의 문제라고 본다"고 말했다.
또 시각디자인 전공 후 취업을 준비 중인 박모(25) 씨는 "AI 특유의 매끈한 이질감은 전문가 눈에 금방 띈다"며 "자칫 실무에서도 내가 챗GPT에 일을 대충 맡길 것 같다는 편견을 줄까 봐 절대 사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AI 취업 사진 전문 유료 서비스 플랫폼 [사이트 '인핸즈' 이용화면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3/06/yonhap/20260306055158632twwx.jpg)
"AI 사진이 당락 결정하진 않지만 신뢰·성의 문제"
논란 속에서도 AI 증명사진은 이미 취업 준비생들 사이에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는 제작 요령과 구체적인 프롬프트(명령어)까지 공유되고 있다.
'측면이나 전신사진보다는 얼굴이 잘 보이는 상반신 정면 사진을 활용해야 결과가 안정적', '긴 흑발 스트레이트, 중앙보다 약간 오른쪽 가르마', '심플한 검은색 정장 재킷과 흰색 이너', '연한 베이지에서 회갈색으로 이어지는 스튜디오 배경' 등의 구체적인 프롬프트(명령어)가 소개된다.
AI 취업 사진 전문 유료 서비스 플랫폼도 등장했다. 이들은 전문 사진관의 4분의 1 수준인 2만 원대에 수십 장의 시안을 제공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기업 채용 관계자들은 AI 사진 자체로 당락이 결정되지는 않지만, 지원자의 전반적인 태도를 가늠하는 척도가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한 중견기업 인사팀에서 근무하는 A씨는 "사진이 합격 여부를 직접 결정짓지는 않으나 신뢰의 문제는 별개"라며 "면접장에서 본 지원자와 사진 사이의 괴리감이 크면 경력 등 다른 서류 내용도 과장됐을지 모른다는 의구심이 드는 게 사실"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가급적 어색한 AI 프로필 사진은 지양할 것을 권고했다.
또 다른 기업 인사팀에서 근무하는 김모(29) 씨 역시 "사진은 정장을 입은 단정한 모습이면 충분하고 합격 여부에 큰 영향을 주지 않지만, 결국 성의의 문제"라며 "AI 사진 활용과는 별개로 성의 없이 찍은 셀카 등을 제출하는 지원자는 탈락시킨다"고 밝혔다.
한 스타트업의 HR 파트 총괄 담당자 최모(34) 씨는 "지원자 10명 중 3~4명은 AI 프로필 사진을 올리는데, 기술이 발전했어도 특유의 이질감 때문에 티가 난다"고 밝혔다.
그는 "사진관에서 촬영한 뒤 정장이나 머리 스타일을 단정하게 합성하는 정도는 상관없지만, 아예 다른 사람처럼 생성된 사진을 내는 것은 담당자 입장에서 긍정적으로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취업 준비는 증명사진부터 [연합뉴스 자료 사진, 본 기사와 직접 관련 없음]](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3/06/yonhap/20260306055158827meoe.jpg)
사진사들은 AI 사진이 완벽할 수 없다고 지적하지만 기술 전문가들은 이를 일축한다.
강남구에서 취업 사진 전문 사진관을 운영하는 이모(33) 씨는 "AI가 지원자 고유의 분위기나 직종에 적합한 '신뢰감 있는 인상'은 잡아내지 못한다"며 "수천 명의 얼굴을 마주해온 면접관들에게 기계가 만든 매끄러움과 사람이 가진 생동감은 확실히 차이가 느껴질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반면 인공지능 연구원 정모(26) 씨는 "최근의 생성 모델은 조명과 피부 질감, 심도는 물론 카메라 노이즈까지 물리적으로 재현할 만큼 정교한 수준"이라며 "단순 보정을 넘어 개인의 얼굴 데이터를 학습해 재구성하는 단계에 진입했기 때문에, 기술적으로 실제 촬영본과 AI 생성물을 구분하기는 점점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최병호 고려대학교 휴먼 인스파이어드 AI연구원 연구교수도 "AI 사진은 스튜디오에서 촬영한 사진과 유사한 결과물을 충분히 구현할 수 있는 단계"라며 "프롬프트를 구체적으로 설정하고 시행착오를 거치면 상당히 정교한 이미지 생성이 가능하다. 일반인의 육안으로는 실존 인물과 AI 생성 이미지를 식별하기 힘든 단계에 이미 근접해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AI는 하나의 도구에 불과하다"며 "보정과 생성의 경계를 명확히 구분하기 어려운 만큼 AI 증명사진을 일괄적으로 탈락 사유로 삼는 것은 현실적으로 모호한 기준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minji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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