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10개 만들기' 한계… 지역 거점화·특성화 전략으로 극복해야"

김혜지 2026. 3. 6. 0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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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미래, 지방에 답이 있다.

정부가 국가 균형 발전을 위해 거점 국립대 9곳(서울대 제외)을 서울대 수준으로 육성하는 '서울대 10개 만들기' 정책 보완 필요성이 제기됐다.

정 총장은 "거점 국립대 중심의 지원 구조가 지속되면 국가중심 국립대 재학생이 '반값 교육비 학생'으로 전락할 수 있다"며 "거점대가 없는 전남·경북 등 광역지자체는 권역 내 캠퍼스 혁신과 연계되지 못해 지역 균형 발전 효과도 제한적"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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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주 총장 "같은 국립대, 교육비 3배차
거점대 없는 지역은 소멸 가속화 불 보듯"
김동환 총장 "과학기술 인재는 국가 경쟁력
기업이 대학으로, 산학 일체 모델 정립해야"
편집자주
우리의 미래, 지방에 답이 있다.
정태주 국립경국대 총장이 5일 국회에서 열린 '미지답 국가중심 국‧공립대 육성 포럼'에서 주제 발표를 하고 있다. 민경석 기자

정부가 국가 균형 발전을 위해 거점 국립대 9곳(서울대 제외)을 서울대 수준으로 육성하는 '서울대 10개 만들기' 정책 보완 필요성이 제기됐다. 정책 지원에서 소외됐던 국가중심 국·공립대 등 대학별 맞춤 지원 전략으로 국가 균형 발전 취지를 살려야 한다는 내용이다.

5일 전국 국·공립대학교 총장협의회와 한국일보, 한국대학신문이 공동 주관한 '미지답 국가중심 국·공립대 육성 포럼'에서 주제 발표에 나선 정태주 국립경국대 총장은 지역 대학 균형 지원 체제 개선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 총장은 2024년 기준 대학생 1인당 교육비는 서울대가 약 6,300만 원인 반면 거점 국립대(9곳)는 2,520만 원, 국가중심 국립대(17곳)는 2,050만 원 수준이라고 밝혔다. 법적으로 동일한 국립대지만 교육 여건에서 최대 3배 가까운 차이가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 총장은 "거점 국립대 중심의 지원 구조가 지속되면 국가중심 국립대 재학생이 '반값 교육비 학생'으로 전락할 수 있다"며 "거점대가 없는 전남·경북 등 광역지자체는 권역 내 캠퍼스 혁신과 연계되지 못해 지역 균형 발전 효과도 제한적"이라고 지적했다. 한국고용정보원 자료에 따르면 전국 228개 시군구 중 121곳(53.1%)이 지방 소멸 위험 지역에 해당한다. 전남·경북·강원·전북 등 도 지역의 소멸 위험 속도는 수도권의 2배 이상이다.

정 총장은 본교와 캠퍼스 총장 간 지위 차별로 인한 문제점도 언급했다. 그는 "1도 1국립대 체제에서 통합 대학의 캠퍼스 총장은 통합 대학 총장이 임명하는 부총장급 지위를 갖는다"며 "이렇게 되면 과거 국립대 통합 사례처럼 지역 캠퍼스의 불균형 문제가 발생해 결국 지역 소멸 지수가 높아지는 문제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법 개정을 통해 지역 캠퍼스 총장도 본교 총장처럼 자율적 운영권을 갖는 위상을 가져야 한다는 취지다.

그는 "일본은 47개 도도부현 대부분에 국립대가 최소 1곳 이상 분포해 지역 고등교육의 중심 역할을 한다"며 "우리도 단순 통합이 아닌 권역 내 캠퍼스 혁신 거점 육성과 국립대 연합체 전략을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동환 서울과학기술대 총장이 5일 국회에서 열린 '미지답 국‧공립대 육성포럼'에서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민경석 기자

이어 두 번째 주제 발표에 나선 김동환 서울과학기술대 총장은 "기술 패권 시대에 과학 인재 육성을 위한 집중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총장은 "정부가 2026년까지 거점 국립대 연구중심대학 육성에 8,700억 원 이상을 투입할 계획이지만, 과학기술 특성화 대학은 제외돼 있다"며 "AI·로봇·반도체 등 첨단 산업 경쟁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이는 국가 경쟁력 측면에서도 공백"이라고 했다.

김 총장은 미국 조지아주 사례를 언급하며 연구중심대학과 지역 종합대학, 주립대학이 역할을 분담하는 구조를 제시했다. 그는 "과학기술중심대학은 기업 연구소가 캠퍼스에 상주해 실험실 역할을 하는 '비즈니스 캠퍼스' 모델을 구현할 수 있다"며 "산학 일체형 교육·연구를 수행해 수도권과 지역을 연결하는 기술 인재 양성 허브로 기능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인재 육성 필요성도 언급했다. 그는 "인구 절벽이 가속화되면서 현재 학생들이 사회에 진출할 때 쯤이면 대한민국에는 대기업밖에 갈 사람이 없을 것"이라며 "산업 생태계에서 대기업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빅테크 기업도 존재하는데 과연 누가 가겠느냐"며 우려했다. 김 총장은 "이 같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해외 유학생을 빅테크 기업 인재로 키워 중견 기업에 진출시키는 계획을 추진 중"이라며 "서울대 10개 만들기의 한계점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과학기술뿐만 아니라 해양수산 등 각 대학의 특성화 전략으로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혜지 기자 fo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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