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인생 첫 악기, 호른의 매력 알리고 싶어요”
호른 연주자 | 최현영
얼핏 호른은 화려한 독주(獨奏)보다는 오케스트라의 합주(合奏)에 어울리고, 주연보다는 조연에 가까운 금관 악기로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최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체임버홀에서 폐막한 제89회 조선일보 신인음악회에서 파란이 일었다. 호른 연주자인 최현영(23·한양대 음대)씨가 ‘올해의 신인’에 당당하게 선정된 것이다. 심사위원인 음악 평론가 송현민씨는 “호른이라는 악기가 지닌 가능성과 입체성을 무대에서 설득력 있게 펼쳐 보였다. 음색의 결을 정돈해서 호흡을 길게 끌고 가는 힘, 순간적 전환에서도 집중력을 잃지 않는 태도가 ‘눈에 띄는 신인’이라는 말에 걸맞았다”고 평했다.

보통 어릴 적에는 피아노 같은 악기를 배우다가 금관 악기로 ‘전향’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진주 출신인 최씨가 아홉 살 때부터 배우기 시작한 ‘인생 첫 악기’는 호른이었다. 그는 5일 인터뷰에서 “할아버지께서 색소폰을 취미로 연주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악기에 대한 호기심이 생겼는데, 초등학교 관악부에 들어오라는 권유를 받고 배우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어릴 적에는 호른 소리가 나오는 둥근 나팔 모양의 넓은 구멍인 벨(bell)까지 오른손이 닿기도 쉽지 않았다. 그는 “초등생 때는 몸집이 작아서 오른손이 벨에 안 들어가는 바람에 선생님께서 악기를 붙잡아 주셨다”며 웃었다.
중학교 때는 관악부가 없어 위기도 겪었다. 하지만 최씨는 “학교를 마치면 동네 수학 학원까지 다녀온 다음에, 저녁에 모교인 초등학교 연습실에 가서 언니들과 함께 연습했다”고 말했다. 그 뒤 경남예고를 거쳐서 한양대 음대에 진학했다. 지난해에는 해외파견 콩쿠르 실내악 부문 1위에 오르기도 했다.
“부드럽고 튀지 않는 음색으로 다른 악기들과 모나지 않게 잘 어울리는 것”이야말로 그가 말하는 호른의 매력이다. 실제 성격도 그럴까? 그는 “주변에서도 무던하다고 하고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라면서 웃었다. 현재 유럽 유학을 준비 중이다. 그는 “무대에서 진지함을 잃지 않는 자세로 호른의 매력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전할 수 있는 연주자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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