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정 멈춰라” 野 ‘하자 징계’ 논란에 장동혁 리더십 흔들

박성의 기자 2026. 3. 5. 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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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현진 ‘징계 정지’ 가처분 인용…‘재량권 남용’ 인정
法 “당이 충실한 심의 거치지 않고 징계” 지적
배현진 “장동혁 지도부 지금이라도 반성해야” 직격
친한계도 반색…“상식의 승리” “尹어게인이 보수 망쳐”

(시사저널=박성의 기자)

"징계사유에 관한 충실한 심의를 거치지 않고 균형을 벗어난 징계양정을 함으로써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중대한 하자가 있다."(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 권성수 수석부장판사)

법원이 5일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이 제기한 징계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다. 사법부가 정당의 당무에 제동을 건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그만큼 국민의힘 징계 절차에 문제가 컸다는 게 재판부의 판단이다. 배 의원이 당원권을 회복한 가운데, '줄 징계'를 주도한 당권파를 향한 친한(親한동훈)계의 반발도 거세지는 모습이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앞)와 배현진 의원이 23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앞뒤로 나란히 앉아 서로 다른 곳을 바라보고 있다. ⓒ 연합뉴스

배현진 '기사회생'…法 "징계, 중대한 하자"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권성수 수석부장판사)는 이날 배 의원이 국민의힘을 상대로 제기한 징계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사건을 인용했다.

앞서 국민의힘 윤리위원회는 배 의원이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자신을 비방한 누리꾼의 미성년 자녀로 추정되는 아동 사진을 올려 아동 인권을 침해했다는 이유로 지난달 13일 당원권 1년 정지의 중징계를 내렸다.

이후 배 의원은 당 윤리위원회가 내린 '당원권 1년 정지' 징계 효력을 멈춰달라며 법원에 가처분을 신청했다. 당 윤리위가 지방선거를 앞두고 '반대파 숙청'을 위해 불의한, 무리한 징계를 내렸다는 게 배 의원의 주장이다.

법원은 심리 끝에 배 의원에 대한 징계에 하자가 있다고 보고 가처분을 인용했다. 남부지법은 결정문에서 "이 사건 징계처분에는 채무자(국민의힘)가 징계사유에 관한 충실한 심의를 거치지 않고 균형을 벗어난 징계양정을 함으로써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중대한 하자가 있다"며 "채권자(배 의원)가 이 사건 징계처분의 효력정지를 구할 피보전권리 및 보전의 필요성이 모두 소명된다"고 설명했다.

법원은 배 의원이 아동 사진을 올린 게 문제가 될 소지는 있지만, 징계 수위가 적절하지 않다고 봤다. 남부지법은 "이 사건 아동의 사진은 이미 이 사건 댓글 작성자의 프로필에 게시되어 '불특정 다수에게 공개'되어 있는 상태였다"며 "이 사건 아동에 대한 직접적인 악성 비난 댓글이 존재한다는 점에 관한 소명이 부족하다"고 했다.

이어 "이 사건 징계처분은 단순히 채권자(배 의원)의 당원 자격을 1년 동안 정지함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채무자 서울시당 대의원들의 투표로 선출된 서울시당 위원장의 지위에서 행사할 수 있는 일련의 권리가 모두 정지되는 중대한 결과를 발생시킨다"며 배 의원의 징계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다.

김종혁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1월19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윤리위원회에 출석한 뒤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연합뉴스

친한계 '반색' 속…징계 주도 당권파 코너로

이날 결정에 따라 배 의원이 받은 징계 효력은 본안 사건 판결이 나기 전까지 정지된다. 이에 따라 배 의원은 지난해 9월 당직으로 획득한 서울시당위원장 권한을 회복하게 됐다.

배 의원은 법원의 징계 효력 정지 결정 직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의 민주적 질서를 무너뜨렸던 장동혁 지도부는 지금이라도 반성하고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당을 정상적으로 운영해야 한다"며 "서울시당의 시계를 다시 돌리겠다"고 밝혔다.

친한계도 일제히 법원의 판단에 환영 입장을 밝혔다. 이어 징계를 주도한 장동혁 지도부 등 일부 당권파를 향해 "폭정을 멈추라"고 촉구했다.

한동훈 전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웬만하면 사법부는 정당 일에 관여하지 않는다"며 "누가 봐도 비상식적인, 도저히 웬만하지 않은 한 줌 윤어게인 세력이 보수정당과 보수를 망치고 있다. 대한민국을 망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상식 있는 다수가 나서서 정상화시키고 미래로 가야 한다"며 "저도 함께 나서겠다"고 했다.

친한계 박정훈 의원도 페이스북에 "상식이 승리했다"며 "배 의원의 서울시당위원장 복귀를 환영한다. 법원이 이례적으로 정당 일에 회초리를 든 건 그만큼 장동혁 지도부의 폭정이 심각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제발 정신 좀 차리시라"고 했다. 안상훈 의원도 "장동혁 체제하에 윤리위를 동원한 숙청정치가 법원에 의해 제동이 걸렸다. 상식의 승리"라고 말했다.

배 의원이 기사회생한 가운데, 친한계 김종혁 전 최고위원이 국민의힘을 상대로 신청한 '제명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결과에도 관심이 집중되는 모습이다. 앞서 김 전 최고위원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당 지도부와 당원을 모욕했다는 이유 등으로 윤리위의 '탈당 권유' 처분을 받았고, 탈당 신고서를 제출하지 않음에 따라 지난 달 9일 제명됐다.

김 전 최고위원의 가처분 신청 역시 배 의원 사건과 같은 서울남부지법이 심리한다. 재판부는 오는 13일까지 국민의힘과 김 전 최고위원 양측의 추가 서면을 받은 뒤 이르면 다음 주 결론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법원 판단에 따라 국민의힘 지도부의 징계 정당성 논란과 당내 권력 구도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김 전 최고위원은 이날 YTN라디오 《김준우의 뉴스정면승부》에 출연해 배 의원에 이어 자신의 징계 가처분 신청도 인용될 시 "윤리위원장하고 당무감사위원장은 즉각 나가야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가 주장했던 대로 정적들을 제거하기 위한 도구로 (징계를) 쓰고 있다는 것이 확인된 것"이라며 "도구로 사용한 사람이 장동혁 대표다. 그냥 간단한 '스크래치'가 아니다. (가처분이 인용되면) '장동혁 사퇴' 얘기를 나부터 주장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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