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무제한 탄약’ 발언에…전문가들 “요격 미사일 거의 바닥”
한국 등 동맹국 미사일 재배치 땐
러시아·중국 억제력 감소 우려도
미국의 탄약 비축량이 충분하다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주장과 달리 요격 미사일 재고가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은 4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패트리엇 요격 미사일을 포함한 무기 비축량은 매우 충분하다”며 “우리는 필요한 만큼 오랫동안 이 전투를 지속할 수 있다”고 말했다.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도 “우리는 전 세계 많은 사람이 알지 못하는 곳에 무기를 비축하고 있다”며 미사일 소진 우려를 일축했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탄약을 무제한 공급할 수 있다”며 “영원히 전쟁을 수행할 수도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란 미사일을 요격하는 데 쓰이고 있는 패트리엇·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미사일 재고가 소진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 연구원인 마크 캔시언은 “미국이 비축하고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약 1600기의 패트리엇 미사일이 최근 며칠 동안 거의 다 사용됐을 것으로 본다”고 BBC에 말했다.
사드 미사일 역시 충분치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은 지난해 6월 이란과 12일 동안 교전한 이스라엘을 지원하느라 재고량의 약 4분의 1을 소모한 바 있다. 트럼프 행정부 관계자들은 지난 3일 비공개 브리핑에서 “현재의 방공망으로는 이란의 무인기(드론)를 모두 요격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고 CNN이 전했다. 물론 한국 등 동맹국에 배치한 패트리엇 미사일 등을 중동으로 재배치할 경우 비축량이 다시 늘어날 순 있다. 그러나 미 군사 전문가들은 러시아·중국을 억제할 수 있는 능력이 줄어들고 있는 것에 우려를 표한다.
다만 “수일 내에 이란의 제공권을 완전히 장악할 것”이라는 헤그세스 장관의 말대로 된다면 미사일 재고 압박이 완화될 수 있다. 이란 상공에서 근거리 무기인 합동정밀직격탄(JDAM) 등을 투하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 공군장관을 지낸 프랭크 켄들은 지난 2일 열린 미국진보센터 세미나에서 “군사 지휘통제센터나 (군함 같은) 해군 전략자산 등은 비교적 쉬운 공격 대상이지만, 몇주간 폭격을 계속하다 보면 시간이 지날수록 군사 목표물이라 확신할 수 있는 표적을 찾는 게 점점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BBC는 이란의 무기를 모두 파괴하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란의 영토는 프랑스의 3배에 달할 만큼 넓어서 무기를 숨기는 것이 여전히 가능하다는 것이다.
워싱턴 | 정유진 특파원 sogun77@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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