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조금 제대로 쓰이려면… 전문가 조언 [경기도 특조금 대해부·(7-2)]
“폐지 아닌 개선” 한목청… 관행 손보고 ‘감시 기능’ 강화를
일시적·돌발적 재정수요 보충 역할
기존 기금 중복성 따질 시스템 필요
사업 효과성 등 점수 공개 투명 관리
독립적 외부 인사 참여 위원회 활용
도-도의회 갈등 내려놓고 고민 제언

경기도 특별조정교부금(이하 특조금)이 정상 궤도에 올라 본래의 역할을 찾으려면 ‘관행’으로 여겨지며 불투명하게 운영돼 온 제도 전반을 손봐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배분부터 집행까지 전반적인 과정에서 투명성을 높이고 감시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법적으로 특조금 운영 권한을 쥐고 있는 광역단체장, 사실상 특조금에 깊이 관여하고 있는 지방의원들이 특조금 운영에 대해 깊이 있게 논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제기됐다.
“특조금, 고유의 역할 있지만 문제점도 분명해”
경인일보와 함께 3년치(2023년~2025년) 특조금 배분 내역을 분석한 노건형 경기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기경실련) 사무처장은 “내역을 보고 가장 처음 들었던 생각은 ‘일반 예산하고 뭐가 다른가’라는 것이었다”며 “단순히 운영 기준만 놓고 보면 사업들이 특조금 지원 대상에 부합할 수도 있겠지만, 일반 예산과는 차별화해 운영돼야 할 것 같다는 생각부터 들었다”고 했다.
그럼에도 “특조금을 폐지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지자체 예산으로 커버하기 어려운 재난·재해가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필요한 곳에 특조금이 투입되는 것은 의미가 있다. (다만) 기존 기금과의 중복성을 따져보는 시스템을 고민해볼 필요는 있겠다”고 말했다.
조임곤 경기대학교 행정학과 교수도 특조금을 “지자체가 중기 계획이나 본 예산으로 계획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발생하는, 불가피한 수요를 위한 일종의 보험금”이라고 정의하며 “특정 일시적·돌발적 재정 수요를 보충하는 역할을 하면 된다”고 봤다.
김유리 나라살림연구소 연구팀장은 “(지금처럼 특조금 관리가 부실하다면) 특조금 규모를 줄이는 방법을 고민해 볼 수도 있겠지만, 특조금이 없어져야 한다고 생각하진 않는다”며 “필요한 재정인데, 운영을 잘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특조금 운영 투명성 높이려면
특조금 교부 현황은 광역지자체가 매년 8월까지 공개해야 하는 전년도 재정공시(결산) 자료에 첨부돼있지만, 볼 수 있는 항목은 교부 지자체·사업명·교부 액수 세 가지 항목 뿐이다. 공개된 정보로는 특조금이 정확히 어디에 쓰였는지는 물론, 배분 과정도 집행 결과도 제대로 알기 어려운 실정이다.
조 교수는 “특별교부세는 중앙정부의 내부 견제 구조가 있지만, 지방자치단체는 상대적으로 그런 것들이 없어 (배분 등에 대한 도의) 권한이 그대로 유지됐다”며 특조금에 관한 감시 체계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조 교수의 제안은 “특조금이 투입된 사업의 효과성이나 필요성, 시급성 등을 점수로 공개해 보다 투명하게 관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보다 기준을 세밀화해 점검해야 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조 교수는 “시·군에서 특조금을 신청할 때 특조금 배분 기준에 해당하는지 (꼼꼼하게) 체크하도록 하고, 추후 점검해 만약 그렇지 않았다면 페널티를 준다는 조항을 만들어야 한다. 배분 기준이나 검증 수단에 대한 기록들이 쌓여야 한다”고 부연했다.
김 팀장과 노 처장은 외부인사가 참여하는 위원회를 활용하자고 제안했다.
김 팀장은 “배분 내역을 보면 (사업의) ‘유행’ 흐름이 보인다. 파크골프장이나 CCTV 설치 사업 등에 대한 특조금 배분이 특정 시점 이후 많아지는 것을 보면 정치적 상황에서 기인한 것인지 의심되고, 배분과정에서의 자의성이 의심된다는 결론으로 귀결된다”며 “외부 위원회에서 사업에 대한 적정성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특조금 목적을 잘 알고 있는 분들이) 위원으로 구성돼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노 처장도 “아무래도 배분·집행 과정에서 정치력이 발휘되는 구조라서, 독립적인 외부 위원회가 필요하고 그 심사 내용도 공개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행 도 특조금 운영기준 상 집행 잔액이 1억원 이상이거나 교부액의 50% 이상일 경우에만 도의 승인을 받고 특조금을 다른 곳에 재투자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데, 이런 기준의 범위를 좁힐 필요가 있다는 조언도 나왔다.
김 팀장은 “집행과정에서도 20% 정도만 해당 사업에 투입하고, 나머지는 다른 목적으로 쓴 사업도 있다. (이러한 재투자 사례들은) 특조금 지원 취지에 맞지 않다. 재투자는 지양하는 쪽으로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특조금 조례 두고 경기도-도의회 갈등 그만
도의원과 도내 기초지자체장 등을 역임한 한 정치인은 “법적으로 특조금 배분은 도지사의 고유 권한이긴 하지만, (도의회가) 조례를 두고 (경기도와) 싸우기보다는 사후 평가나 결산 심사 등의 ‘제3의 해법’을 만들어 도의회가 운영에 참여하는 방법이 더 바람직하다고 본다”며 “성숙한 의회라면 도지사의 정당한 정책 집행은 인정해주고 시·군에 필요한 사업비는 별도로 요구하면 될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그는 “지자체장 입장에서는 특조금이 ‘가뭄의 단비’ 같은 역할을 한다”며 “여러 도의원들이 같이 (시·군에 필요한) 큰 사업 하나를 추진하자고 합의하는 것도 생각해보면 좋지 않을까”라고 덧붙였다.
특조금의 효율적인 사용을 위해 정치적으로 쓰이는 자금 등을 아예 분리하자는 아이디어도 나왔다. 노 처장은 “도지사가 도민들에게 약속한 공약 사업을 위해 본인이 배분 권한을 가진 특조금을 사용하겠다는 것을 나쁘게만 볼 수는 없다. 그렇다면 차라리 재난·재해 등에 쓰일 특조금에는 손을 못 대게 하고, (특조금의 정치성을) 양지화해서 일부를 그러한 용도로 쓰게 하는 방법도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특별취재팀
※특별취재팀 = 강기정 차장, 이영지·한규준·김태강 기자(이상 정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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