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이란 전쟁에 또 쿠르드족 참전?…트럼프, 대리지상전 노리나

김미나 기자 2026. 3. 5.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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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현지시각) 닷새째에 접어든 미국·이스라엘-이란 전쟁이 '쿠르드족 투입'이라는 변수로 중대 국면을 맞고 있다.

쿠르드족의 참전 여부에 대한 현지 보도가 엇갈리는 가운데, 미국과 이스라엘이 쿠르드족을 이란 내부 반란을 추동할 수단으로 검토해온 정황이 드러나면서 미국이 지역 세력을 앞세운 '대리전' 방식으로 전쟁을 끌고 가려 한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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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르드계 무장 조직인 이란쿠르드민주당(KDPI) 소속 페슈메르가 대원이 지난 3일(현지시각) 이라크 북부 자치 쿠르드 지역 에르빌 인근 코예에서 이란의 국경 너머 공격으로 피해를 입은 아자디 캠프를 점검하고 있다. 에르빌/AFP 연합뉴스

4일(현지시각) 닷새째에 접어든 미국·이스라엘-이란 전쟁이 ‘쿠르드족 투입’이라는 변수로 중대 국면을 맞고 있다. 쿠르드족의 참전 여부에 대한 현지 보도가 엇갈리는 가운데, 미국과 이스라엘이 쿠르드족을 이란 내부 반란을 추동할 수단으로 검토해온 정황이 드러나면서 미국이 지역 세력을 앞세운 ‘대리전’ 방식으로 전쟁을 끌고 가려 한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미국 폭스뉴스와 이스라엘 예루살렘포스트, 아이24뉴스는 이날 이라크에 거점을 둔 이란계 쿠르드족 전사들이 국경을 넘어 이란으로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예루살렘포스트는 소식통을 인용해 “국경 지역 전투로 이란 정권이 군사·안보 자원을 투입하게 되면, 이는 이란 내 시위대와 반정부 세력에 대한 압력을 완화할 수 있다는 전략적 개념”이라고 이 작전을 설명했다. ‘이란 쿠르디스탄 정치세력연합’(CPFIK) 관계자는 아이24뉴스에 “전투원 수천명이 이미 이란 산악지대 자그로스산맥 깊숙한 곳에 배치돼 있다”고 구체적 지명까지 언급했다.

반면 뉴욕타임스·액시오스 등은 이란계 쿠르드 세력이 무장 부대를 준비 중이며, 쿠르드족 투입에 대한 최종 결정이 내려지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중앙정보국(CIA)이 전쟁이 나기 몇달 전부터 장기적인 비밀공작의 하나로 이들을 지원해왔다”고 덧붙였다. 이날 백악관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일 쿠르드족 지도자들과 통화한 사실을 확인하면서도 ‘이란 체제 전복을 위해 쿠르드족 무장 세력을 지원하려 접촉했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서는 부인했다. 미국이 쿠르드족을 지원한다는 보도 자체가 이란 정권에 압력을 가하기 위해 과장된 것이란 의구심이 나온다고 파이낸셜타임스는 보도했다. 대외 군사개입을 자제하겠다는 공약으로 당선된 트럼프 대통령이 중간선거를 앞두고 자국 지상군 투입에 부담을 느껴 이런 구상을 내놨다는 풀이도 있다.

독립국 건설을 원하는 쿠르드족은 4천만명가량이 튀르키예, 이란, 이라크, 시리아 등에 흩어져 살며 강한 민족적 정체성을 유지해왔다. 미국은 2003년 이라크 전쟁과 2014~2019년 시리아 등지에서 벌어진 이슬람국가(IS)와의 전투에서 쿠르드족 무장 세력을 동원한 합동작전을 벌였으나, 2019년 트럼프 1기 행정부 때 튀르키예가 시리아 북부 내 쿠르드족을 향한 군사작전을 펼치기 직전 자국군을 철수시키며 이들을 철저히 외면했다. 중동전쟁 때 번번이 이용당한 역사를 고려하면 쿠르드족이 트럼프 대통령의 대리전 요구에 전면적으로 나서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라크 쿠르드 자치정부의 부총리 쿠바드 탈라바니가 성명을 내어 “지역 분쟁에 관여하지 않으며 중립적인 입장이다”라고 강조한 것도 이런 주장에 힘을 싣는다. 미국으로서는 쿠르드족 독립 문제에 민감한 튀르키예 등 주변 국가들의 반발도 감당해야 한다.

싱크탱크 애틀랜틱카운슬의 중동 전문가 알리아 브라히미는 가디언에 “다른 분리주의 세력들까지 싸움에 가담한다면 이란 대중은 오히려 이란 정권을 중심으로 결집하게 될 수 있다”며 “전쟁 닷새 만에 트럼프 행정부의 전략 부재와 분쟁을 일으킨 목표에 대한 모호함이 초래한 위험한 결과들을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미나 기자, 정의길 선임기자 mi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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