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혜란, 신스틸러 넘어 주연으로… "제 강점은 평범함" [인터뷰]

2026. 3. 5. 19:40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4일 개봉한 영화 '매드 댄스 오피스'
염혜란, 첫 원톱 주연 소감 "라미란 언니 많이 생각나"
성실한 배우 염혜란, 주연의 무게를 말하다
배우 염혜란이 첫 원톱 주연작 '매드 댄스 오피스'로 관객과 만난다. 엔케이컨텐츠 제공

차곡차곡 쌓아 올린 내공이 마침내 꽃을 피웠다. 배우 염혜란이 첫 1번 주연으로 관객과 만난다. 특유의 인간미 넘치는 연기와 흡인력이 돋보이는 영화 '매드 댄스 오피스'를 통해서다.

'매드 댄스 오피스'는 24시간 완벽하게 살아오던 공무원 국희(염혜란)가 조금은 어그러진 인생 앞에서 플라멩코 스텝을 밟으며 미처 알지 못했던 희망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개봉을 앞두고 본지와 만난 염혜란은 "문턱이 낮은 작품"이라며 "전 연령대가 부담 없이 볼 수 있고, 영화 말미에는 위로를 얻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극장에 오시면 만족하실 것 같아 감히 와달라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염혜란의 첫 1번 주연작이다. 그는 극중 한 치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는 완벽주의 구청 과장 국희 역을 맡았다. 코미디와 휴먼 드라마를 결합한 '매드 댄스 오피스'는 그간 여러 작품에서 심금을 울린 염혜란의 인간적인 면모와 캐릭터의 개성이 어우러진다. 완벽한 인생에 집착하다 우여곡절을 겪고 끝내 성장하는 인물에 그의 생명력을 불어넣었다.

"이번 작품을 촬영하면서 (라)미란 언니 생각이 많이 났어요.(웃음) 코미디가 정말 어렵더라고요. 무엇보다 후배 배우들과 촬영하면서 제가 최선을 다하고 열심히 하는 모습이 누군가에게는 부담이 될 수도 있겠다는 걸 느꼈어요. 맡은 역할이 커지면서 제가 행하는 '열심히'가 강요처럼 보일 수 있다는 걸 깨달았죠. 좋은 선배, 좋은 주연이라는 건 제 몫만 잘한다고 되는 게 아니더라고요. 선배들이 현장을 통제하고 방패막이가 되어주셨던 건 그 자리에서 감당해야 할 책임감 때문이었다는 걸 배웠어요."


좋은 배우, 좋은 사람, 염혜란

넷플릭스 '더 글로리'의 현남, '마스크걸'의 경자, '폭싹, 속았수다'의 광례에 이어 이번에는 자신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억척같이 일하는 현실 엄마를 연기한다. 그가 가장 잘하는, 일상에 맞닿아 있는 연기다. 허구의 인물이지만 현실에 단단히 발붙인 캐릭터로 재탄생시키며 관객의 공감을 이끈다.

"그동안 좋은 엄마 캐릭터를 많이 만나 부담스러울 때도 있어요. 사실 저는 광례 같은 엄마는 아니거든요.(웃음) 그래서 국희에게 더 공감이 갔고, 특히 애정이 많이 갔어요. 저도 일상에서 딸과 많이 부딪혀요. 제 기준으로 아이를 평가하곤 하는데, 그런 엄마이고 싶지 않으면서도 왜 그렇게 되는지 모르겠어요. 하하."

영화 '매드 댄스 오피스'는 24시간 완벽하게 살아오던 공무원 국희(염혜란)가 넘어진 인생 앞에서 플라멩코 스텝을 밟으며 몰랐던 희망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그린다. 엔케이컨텐츠 제공

'매드 댄스 오피스'를 통해 처음으로 플라멩코에 도전한 염혜란은 해방감을 표현하기 위해 3개월간 집중 교육을 받았다. 그는 "춤 선생님과 플라멩코 공연을 봤는데 전문 댄서가 아닌 분들도 계셨다. 각자 생업이 있으면서도 플라멩코를 좋아해 무대에 오른다고 하셨다"며 "공연을 보며 스텝을 밟는 굽소리를 듣는데 마음이 요동쳤다. 왜 '영혼의 춤'이라 불리는지 알겠더라"고 말했다.

염혜란은 최근 또 다른 1번 주연작 '내 이름은'으로 제76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 참석해 글로벌 관객과 만났다. '내 이름은'은 제주 4·3 사건을 다룬 작품으로, 과거의 상처에 머무르지 않고 연대의 희망을 그려낸 세대 공감 미스터리 드라마다. 오는 4월 국내 개봉 예정이다.

"현지에서 저를 알아보는 분들이 얼마나 있을까 싶었는데, 영화제 현장에 도착하자마자 환호성이 들렸어요. '더 글로리'를 이야기하며 사진을 요청하는 분들도 있었죠. 해외 관객들이 우리 작품을 좋아해주셔서 정말 기뻤어요. 신기한 경험이었어요."

염혜란은 '모두가 좋아하는 배우'다. 신스틸러에서 서브 주연을 거쳐 마침내 극의 중심에 서기까지, 차근차근 걸어온 길 위에는 대중의 응원이 함께했다. 그는 자신이 사랑받는 이유로 '평범함'을 꼽았다.

"주변에서 흔히 볼 법한 사람이라는 점이 제 장점인 것 같아요. 실제로도 그렇고요. 저는 정말 평범하게 살아요.(웃음) 어릴 땐 저 같은 사람은 유명해질 수도, 힘을 가질 수도 없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배우로서 역량이 부족하다고 여겼죠. 그런데 살다 보니 기회가 오더라고요. 저를 응원해주시는 분들도 비슷한 마음 아닐까요. 평범해 보이지만 중심에 서게 된 제 모습을 보며 희망을 얻는 거죠. 그게 제 장점이자 강점이라고 생각해요."

한편, '매드 댄스 오피스'는 전국 극장에서 상영 중이다.

김연주 기자 yeonju.kimm@hankookilbo.com

Copyright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