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속으로]로또 모바일 판매에 명당 ‘북적’ 동네점 ‘불안’
동네 복권방 20·30 발길↓ 매출 불안
한도 제한에도 소액 손님 ‘이탈’ 우려
판매권, 취약계층 배정…상생 보완 필요

"모바일로도 살 수 있다지만, 그래도 당첨 나온 데서 사야 마음이 놓이죠."
5일 오후 1시께 광주 서구의 한 복권판매점. 출입문 옆에는 '로또 용지 마킹 후 줄 서주세요'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고, 계산대 앞에는 번호용지를 든 시민 10여 명이 조용히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벽면에는 '1등 당첨' 회차가 빼곡히 적혀 있었고, 최근 당첨 실적을 알리는 현수막이 눈에 띄었다. 60대 한모 씨는 "여긴 1등이 여러 번 나온 곳이라 그냥 마음이 편하다"며 "휴대전화로 사면 편하긴 해도 직접 번호를 찍어야 '내가 샀다'는 실감이 난다"고 말했다.
이른바 '로또 명당'으로 알려진 매장 분위기는 모바일 판매 도입 이후에도 크게 식지 않았다. 점주는 "모바일이 생겼다고 해도 당첨 이력이 있는 곳을 일부러 찾아오는 손님이 여전히 많다"며 "추첨일이 가까워지면 평일에도 줄이 생기고, 번호 용지를 여러 장 들고 오는 손님도 적지 않다"고 전했다.
반면 같은 로또점이어도 체감 온도는 확연히 갈렸다. 광주 북구에서 소규모 복권방을 운영하는 한 점주는 "퇴근길에 들르던 손님이 눈에 띄게 줄었다"며 "매출이 확 꺾였다고 단정하긴 어렵지만, 특히 20~30대가 확실히 덜 보이니 불안감이 커진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모바일 판매가 편의를 키우면서 명당 쏠림이 강화되고, 소액 구매에 의존하는 영세 점포가 먼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복권 판매점 허가가 장애인·국가유공자·기초생활수급자 등 사회적 배려계층에 상당 부분 배정되는 구조인 만큼 매출 변동이 곧 생계와 직결될 수 있다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모바일 로또 판매는 지난달 9일부터 시범 운영에 들어갔다. 스마트폰으로 공식 홈페이지에 접속해 예치금을 충전한 뒤 번호를 선택하면 구매할 수 있다. 다만 시범 운영 기간에는 온라인 구매 한도가 회차당 5천원으로 제한되고, 구매 가능 시간도 월요일 오전 6시부터 금요일 오후 12시까지로 묶였다. 추첨이 이뤄지는 토요일에는 모바일 구매가 불가능하다. 온라인 판매 비중도 전체 판매액의 일정 범위 내에서 제한적으로 운영된다.
업계에서는 모바일이 단기간에 오프라인을 대체하긴 어렵다는 전망도 내놓는다. 판매점에서는 1회 최대 10만원까지 구매할 수 있지만, 모바일은 한도가 낮고 시간 제한이 있어 대량 구매 수요는 여전히 오프라인에 남는다는 것이다. 다만 소액으로 자주 사던 층이 모바일로 옮겨갈 경우 영세 점포가 체감하는 충격은 더 클 수 있다는 우려는 여전하다.
동행복권 관계자는 "판매점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구매 한도와 구매 가능 시간을 제한하고 있다"며 "과거 PC 온라인 판매 도입 때도 큰 타격이 없었던 만큼, 모바일 판매 역시 안정적으로 관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건우 기자 pgw@namd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