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유값이 휘발유보다 비싼 ‘가격 역전’…중동전쟁 격화 속 국내 기름값 고공행진

권영진 기자 2026. 3. 5.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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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여파로 경유 가격이 휘발유 가격을 웃도는 '가격 역전'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을 반영하듯 대구지역에서 기름값이 조금씩 올라가는 가운데, 중동 사태 이후 일부 주유소에서는 경유 값이 휘발유 값을 앞지르는 곳도 발생했다.

경북지역에서는 휘발유 평균 가격이 ℓ당 1천822.8원, 경유 평균 가격이 ℓ당 1천798.2원으로 지난달 말(1천683.7원, 1천584원) 대비 각각 8.3%, 13.5% 상승했지만 가격 역전 현상은 나타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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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유 값이 휘발유 값보다 더 비싸
국제유가 상승에 산업용 수요 집중 맞물려
대구 평균 기름값 ℓ당 1천800원 돌파
미국의 이란 공습 여파로 국내 주유소 기름값이 고공행진을 이어진 가운데, 5일 오후 대구 북구의 한 주유소 입구에 기름값이 더 오르기 전에 기름을 넣으려는 차량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권영진 기자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여파로 경유 가격이 휘발유 가격을 웃도는 '가격 역전'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경유의 산업용 수요가 집중되는 시기에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원유 수급에 차질이 빚어졌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유류 수급 불안심리를 틈타 일부 주유소가 미리 기름값을 올린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5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기준 대구지역 경유 평균 가격은 ℓ당 1천829.4원으로, 지난달 말(1천557.8원)에 비해 17.4% 오르면서 휘발유 가격을 뛰어넘었다. 같은 기간 휘발유 평균 가격은 지난달 말(1천656원)보다 10.4% 상승한 ℓ당 1천827.6원이었다.

경유가 휘발유보다 가격이 더 비싸진 배경에는 겨울철 난방 수요 등의 영향이 있다. 국내에서는 통상적으로 경유가 휘발유보다 저렴하다. 하지만 국제 유류시장에서는 그렇지 않다. 자동차 연료 위주로 사용되는 휘발유와 달리, 경유는 대형선박용, 난방·발전용, 농어업용, 건설용 등 수요처가 더 광범위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현상을 반영하듯 대구지역에서 기름값이 조금씩 올라가는 가운데, 중동 사태 이후 일부 주유소에서는 경유 값이 휘발유 값을 앞지르는 곳도 발생했다.

일부 주유소의 경유 값 역전 현상과 관련, 대구지역 주유소업계의 한 관계자는 "일부 주유소에서 국제유가가 반영되기 전에 미리 경유 값을 올린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경북지역에서는 휘발유 평균 가격이 ℓ당 1천822.8원, 경유 평균 가격이 ℓ당 1천798.2원으로 지난달 말(1천683.7원, 1천584원) 대비 각각 8.3%, 13.5% 상승했지만 가격 역전 현상은 나타나지 않았다.

국제유가가 치솟으면서 대구·경북지역 기름값이 ℓ당 1천800원을 오르내리자, 저가 주유소를 중심으로 긴 차량 행렬이 이어졌다. 향후 기름값이 더 오를 수 있다는 불안감에 기름을 미리 넣으려는 운전자들이 몰린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후 대구 북구의 한 주유소에는 입구부터 차량 행렬이 늘어섰다. 이 때문에 주유소 진입을 위해 한 차로가 막히면서 일대 도로에서 혼잡이 빚어지기도 했다.

주유소를 찾은 최모(45·여)씨는 "중동전쟁 여파로 국제유가 상승 소식을 접했는데, 이렇게 빨리 기름값이 오르게 될 줄 몰랐다"며 "조금이라도 쌀 때 미리 기름을 많이 채워두려고 한다. 주변에 저렴한 주유소가 어디인지 알아보고 찾아왔다"고 말했다.

권모(65)씨도 "며칠 전만 하더라도 1ℓ에 1천700원대를 유지했었던 휘발유 값이 1천800원대를 넘어섰다는 소식을 접한 뒤 기름값이 싼 주유소를 찾다가 이곳에 왔다"며 "앞으로 기름값이 얼마나 오를지 모르겠지만, 가계 부담이 커지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한편 주유소업계에서는 물량 확보에 차질이 빚어지지 않을까 불안해 하고 있다. 이란이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했기 때문이다.

현재 한국은 원유의 70.7%, 액화천연가스(LNG)의 20.4%를 중동에서 들여오는 실정이다. 현재 국내 정유업계의 원유 수송선 7척이 호르무즈 해협에 발이 묶여 있어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도명화 한국주유소협회 대구시회 사무국장은 "대구의 경우 아직까지 공급 차질 현상이 빚어지지 않지만,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차질이 불가피해질 수도 있는 상황"이라며 "중동지역 정세를 예의 주시하면서 공급이 원활히 이뤄지고 있는지 계속 점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공급에 차질이 빚어질 경우 기름값이 더 올라가고, 이로 인해 소비자들의 부담이 더 커지는 악순환이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권영진 기자 b0127kyj@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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