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병원 말고 내 집에서 여생을…'D-22' 통합돌봄 사용설명서

박경담 2026. 3. 5.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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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통합돌봄 개시, 추진 로드맵 발표
기존엔 개인이 알아서 돌봄 서비스 신청
지자체가 계획 수립해 필요 서비스 제안
이스란 보건복지부 1차관이 5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지역사회 통합돌봄 추진 로드맵을 발표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제공

인생의 황혼기를 요양병원이 아닌 집에서 보낼 수 있도록 의료·요양·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통합돌봄'이 27일부터 전국에서 시행된다. 정부는 5일 대상자와 관련 서비스를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내용을 담은 로드맵도 내놨다.

가상 인물인 70대 김명식씨를 통해 통합돌봄 시행 전후로 노인이 받는 서비스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등을 비교해봤다. 김씨는 오른 손목 부상으로 당뇨 치료를 위한 인슐린 자가 투여가 어렵고 오래된 영구 임대아파트에서 홀로 살아 위생·영양 상태가 좋지 않다고 가정했다.

중앙·지방 정부가 65세 이상 노인에게 제공하는 돌봄 서비스는 보건의료, 장기 요양, 맞춤형 돌봄 등 다양하다. 하지만 신청 절차가 번거로워 많이 활용하지 않았다. 서비스마다 담당 기관이 달라 제도를 이용하려면 기관에 일일이 신청해야 했기 때문이다. 만약 의료·요양·돌봄 서비스에 대한 정보가 없다면 신청 자체가 어려웠다.

김씨가 제공받던 서비스는 요양보호사가 찾아와 생활을 돕는 방문 요양, 급식·방역 등 맞춤형 돌봄 서비스 등이 있다. 방문 요양은 건강보험공단, 맞춤형 돌봄 서비스는 읍·면·동사무소에 신청해 이용했다.

통합돌봄 시행 후 당장 달라지는 부분은 김씨가 어떤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지 쉽게 알 수 있고 건강 상태에 대해 지속적인 관리를 받는다는 점이다. 우선 김씨가 읍·면·동사무소에 가서 통합돌봄 신청을 하는 게 첫 단계다.


한 번 신청으로 일괄 적용, 추후 도입

그래픽=신동준 기자

읍·면·동사무소는 8개 문항으로 구성된 사전 조사를 통해 통합돌봄 대상자를 정한다. 통합돌봄 대상자가 아니라고 판단하면 개별 서비스를 연계해준다. 김씨가 통합돌봄 대상자로 지정되면 건보공단 욕구 조사를 받는다. 건보공단은 이 조사로 김씨가 주사를 혼자 놓기 힘들고 영양 잡힌 식단을 챙기기 어려운 상황임을 파악하게 된다.

각 시·군·구는 욕구 조사를 반영해 현재 김씨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제안하는 지원 계획을 세워준다. 지원 계획을 토대로 방문 요양, 급식·방역 서비스와 함께 김씨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방문 진료를 권할 수 있다. 월 1회 방문하는 재택의료센터 소속 의사(간호사 월 2회)와 건강 상담을 할 수 있다. 재택의료센터는 현재 전국 422개 의료기관이 참여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김씨처럼 당장 통합돌봄을 이용할 수 있는 1단계 대상자가 약 250만 명일 것으로 예상한다. 65세 이상 노인 가운데 병원 입원·요양병원 입소를 할 정도까진 아니나 일상생활이 불편한 어르신과 장애인을 대상자로 선정했다. 또 65세가 안 됐어도 지체 장애인 등 장애 정도가 심한 장애인도 통합돌봄을 활용할 수 있다. 2028년부턴 2단계로 의료 필요도가 높은 65세 미만 장애인, 정신질환자로 대상을 넓힌다.

복지부가 통합돌봄을 여러 해에 걸쳐 정착시킬 제도라고 밝혔듯 앞으로 남은 과제도 적지 않다. 먼저 1단계를 원활하게 시행하는 게 숙제다. 실제 사업을 수행하는 지방자치단체는 신규 사업이다 보니 능숙하지 않은 게 사실이다. 복지부 집계 결과 통합돌봄 최전선인 읍·면·동 사무소 전국 3,500개 가운데 약 1,600개는 아직 통합돌봄 신청 절차를 경험한 적이 없다.

복지부 관계자는 "읍·면·동은 연초에 복지 관련 업무가 몰려 있어 인력 충원, 관련 조례 제정 등을 마친 시·군·구 단위보다 준비 속도가 다소 느리다"며 "읍·면·동이 실전에 앞서 통합돌봄 신청 절차를 한 번이라도 진행하길 독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통합돌봄 대상자가 지원 계획에서 제시한 서비스를 일일이 각 기관에 신청해야 하는 건 기존과 달라지지 않았다. 김씨 입장에선 방문 요양을 받으려면 여전히 건보공단에 신청해야 한다. 의료·요양·돌봄 서비스 신청 절차를 규정한 법이 혼재돼 있어 아직은 개별 기관별 신청이 필요하다. 복지부는 추후 관련 제도를 통합돌봄 틀 내로 모아 한 번의 신청으로 필요 서비스를 일괄 적용받는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세종= 박경담 기자 wal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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