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권 상실의 길로 들어선 미국의 이란 공격 오판
이란의 대대적 반격으로 장기전 조짐
미사일 소진 등 승리 장담할 수 없는 미국
21세기 국제질서 대전환의 분기점 될 듯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전격적으로 공격함으로써 미국(이스라엘)-이란 전쟁이 발발했다. 이번 공격은 전쟁중독 국가인 미국의 본성이 절대로 변할 수 없다는 점을 확인시켜준 것은 물론이고 미국이 이란과 회담을 하는 도중에 이란의 뒤통수를 쳤다는 점에서도 세계에 큰 충격을 안겨주었다. 앞으로 그 어떤 국가가 미국과의 회담을 진지하게 여기겠는가?
하메네이 제거 노린 특수작전 성격

미국은 전통적으로 일정한 전쟁 수행 공식을 유지해왔다. 우선적으로 적의 방공망을 철저히 무력화해 제공권을 장악한 뒤 압도적 공군력으로 전장을 지배한다. 1991년 걸프전에서 완성된 이 모델은 이후 이라크, 발칸, 리비아 등에서 반복되었다. '충격과 공포'라는 표현이 상징하듯, 미국의 전쟁은 하늘에서 시작되어 하늘에서 끝나곤 했다. 그러나 기존과는 달리 이번 공격은 미사일 타격이 중심이었다. 이것은 장기적인 제공권 확보를 통한 체계적 공격이라기보다는 단기간에 결정적 효과를 노린 작전에 가까웠다. 다시 말해, 장기전을 시작하는 공격이 아니라 특수작전에 가까웠다고 할 수 있다.
미국은 이번 공격으로 이란의 방공망을 완전히 무력화시키지도 못했고, 이란의 미사일 능력을 제거하지도 못했다. 이란이 공격을 당한 1~2시간 후에 곧바로 미사일 반격을 시작한 것은 이를 잘 보여준다. 그렇다면 이번 공격을 통해 미국이 달성하려고 했던 목표는 무엇이었을까? 이란의 최고지도자인 알리 하메네이 살해였을 것이다. 여러 정황을 종합하면, 이번 공격의 핵심 목표가 이란의 최고지도자인 하메네이 제거에 있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참수작전은 트럼프의 가성비 좋은 선택

트럼프는 호전광들이 제안했던 베네수엘라에서의 마두로 납치작전이 멋지게 성공하자 몹시 흥분했고, 미국의 군사적 능력에 도취하게 된 것 같다. 그가 그린란드 병합을 떠들어대고, 올해 안에 쿠바정권을 전복하겠다고 을러대며, 이란을 협박하기 시작한 것은 이런 심리상태와 밀접한 관련이 있을 것이다.
미국은 함대로 베네수엘라를 포위, 봉쇄하고 당장이라도 공격을 시작할 것처럼 협박함으로써 마두로의 최측근들이 미국에 투항하고 마두로를 배신하게 만들었다. 전면전 없이 단지 무력을 전개하여 겁을 주는 것만으로 베네수엘라의 석유를 먹은 것이다. 미국은 이 경험을 이란에도 적용하려고 했던 것 같다. 미국은 이란 주변에 최대 규모의 군사력을 전개하면서 이란 지도부를 협박했다.
베네수엘라 다른 이란의 총력 항전
그러나 이것이 바로 미국의 첫 번째 오판이었다. 이란 지도부는 베네수엘라와는 달리 미국의 협박에 굴복하지도 않았고, 그들 중에서 미국에 투항하는 배신자가 나오지도 않았다. 대규모 무력을 동원하여 협박을 하는데도 이란이 굴복하지 않자 당황한 트럼프는 협상을 통한 명예로운 철군을 시도했다. 하지만 이란은 미국의 부당한 요구조건을 완강히 거부했고 협상 타결을 우려한 이스라엘 역시 협상을 방해했다. 이 때문에 트럼프는 이란에게 유리한 내용으로 협상을 타결하여 명예롭게 철군 – 사실상의 미국의 패배 혹은 항복 - 하거나 이판사판 식으로 공격을 해야만 하는 난처한 처지에 몰리게 되었다. 그런 트럼프를 주변 사람들이 이렇게 꼬드겼을지도 모른다. "하메네이의 위치를 알아냈습니다. 지금 공격하지 않으면 영영 기회를 놓칠 수도 있습니다."
참수작전은 적국의 우두머리를 제거하면 적국 전체가 혼란에 빠지고 저항력을 상실할 것이라는 기대, 전쟁을 결정적인 한방으로 짧게 끝낼 수 있다는 희망 따위에 기초한다. 그러나 그것은 단지 미국의 기대이고 희망일 뿐이다. 하메네이 살해는 이란 국민들을 하나로 뭉치게 하고 그들을 반미항전의 외길로 떠밀게 되어있다.

개미왕국으로 착각하는 미국의 오판
미국의 헐리우드 영화들은 참수작전이 전쟁 승리로 귀결되는 내용을 반복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에지 오브 투머로우(Edge of Tomorrow)'나 '인디펜던스 데이' 같은 영화에서 인류는 과학기술 수준이 우월한 외계 세력에 의해 압도당하면서 패배 직전의 상황으로 몰린다. 그러나 마지막 순간이면 항상 주인공들이 외계인의 우두머리가 있는 장소에 침투하여 그 우두머리를 죽이거나 외계 모선으로 침투하여 중앙통제 시스템을 파괴한다. 그러면 외계인 군대가 단번에 모두 다 죽거나 무력화된다. 이런 헐리우드 영화들에는 미국 지배층의 적에 대한 왜곡된 인식이 반영되어 있다.

미, 지상군 투입 없이 승리할 수 있을까?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에서 확인되었듯이 현대전은 더 이상 일방적 공중폭격의 시대가 아니다. 소위 비대칭 무기로 불리기도 하는 미사일과 드론 기술은 상대적으로 약한 국가에게도 강력한 타격 능력을 부여한다. 제공권이 곧 전쟁의 승리라는 공식은 이미 사라졌다. 이란은 오랜 제재 속에서도 미사일과 드론 등의 전력을 꾸준히 발전시켜온, 미사일 생산능력이 우수한 미사일 강국이다. 미사일 전쟁에서의 승패는 미사일 생산능력에 의해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미사일은 생산 비용이 높고 제조 시간이 길다. 하루아침에 뚝딱 재고를 채울 수 없다. 교전 쌍방이 미사일을 주고받는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그것은 단순한 군사력 경쟁이 아니라 산업력과 재정능력 경쟁이 된다. 미국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얼마 전의 이란-이스라엘 전쟁 등을 거치면서 미사일 재고가 많이 감소했다. 일설에 의하면 현재의 미사일 재고로는 15~20일 정도만 감당할 수 있다고 한다.
이란이 미군 기지에 곧바로 반격을 했으니 미국도 다시 이란을 공격해야 한다. 미국이 다시 공격하면 이란이 다시 반격할 것이고, 이 과정에서 전쟁이 장기화될 수 있다. 전쟁이 장기화되고 이란이 계속 저항할 경우 미국은 지상군을 대대적으로 투입하지 않는 한 전쟁을 끝낼 수 없는 막다른 처지에 놓이게 될 것이다. 과연 이번 전쟁에서 미국은 승리할 수 있을까?
미국-이란 전쟁 미국 몰락 가속화
트럼프 정부는 미국이 일극 패권국의 지위를 빠르게 상실해가고 있는 현실을 인정하여 미국의 국가방위전략(NDS)을 큰 폭으로 수정했다. 즉 트럼프 정부는 미국 본토를 핵무기로 공격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러시아, 중국, 북한과의 대결 혹은 전쟁을 포기하는 대신 미 본토와 서반구 방어에 집중할 것을 선언했다. 미국의 일극패권 포기는 역설적으로 핵무기를 가지고 있지 않은 나라들, 약소국들에게는 재앙으로 다가오고 있다. 미국은 올 초 베네수엘라의 합법적 대통령을 납치하고 석유를 강탈했으며, EU 회원국인 그린란드를 병합하겠다는 야욕을 드러냈으며, 급기야는 이란까지 침공했다. 그러나 지구촌을 불안정하게 만들고 있는 미국의 난동은 미국의 힘이 강하다는 증거가 아니라 약하다는 증거일 뿐이다.
미국은 이란에 대해 오판함으로써 돌이킬 수 없는 전쟁의 수렁 속으로 빠져들었다. 바이든 행정부의 오판으로 시작된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이 미국의 일극패권 붕괴를 전 세계에 알리는 결정적 사건이었다면, 트럼프 행정부의 오판으로 시작된 미국-이란 전쟁은 미국의 패권을 결정적으로 추락시키고 미국의 붕괴를 가시화시킬 것이다. 미국-이란 전쟁은 단순한 중동에서의 전쟁이 아니라 21세기 국제질서 대전환의 분기점이 될 것이다. 패권은 외부에서의 도전과 더불어 스스로의 판단 오류에 의해서 무너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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