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장묶기' 기승…계좌 지급정지 제도 '허점'

이호진 기자 2026. 3. 5.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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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범죄 연루 계좌를 즉시 동결하는 '계좌 지급정지' 제도를 악용한 '통장묶기' 범죄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마땅한 해결책이 마련되지 않은 가운데 정부가 '계좌 지급정지' 제도의 적용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데요.

이호진 기자입니다.

[기사내용]
유튜버로 활동하는 개그맨 류정남 씨.

3주 전 방송 후원 계좌에 3차례에 걸쳐 20여만원이 입금되더니 통장이 묶여버렸습니다.

보이스피싱 의심 계좌로 신고당해 계좌가 정지된 겁니다.

통장 정상화를 대가로 계좌 소유자에게 또다시 돈을 요구하는 '통장묶기' 범죄입니다.

사기범들은 보이스피싱 등으로 갈취한 자금을 이렇게 통장묶기를 거쳐 세탁합니다.

[류정남 / 개그맨 : "한 계좌만 묶이는 게 아니라 제 명의로 된 모든 계좌가 묶입니다. 쓸 돈도 없고 집에 내가 무슨 현금을 갖고 있는 사람도 아니고…"]

각종 소명자료를 제출하고 계좌가 다시 풀리기까지는 꼬박 이주 반이 걸렸습니다.

카드 결제와 계좌이체 등이 모두 막혀 돈을 찾으려면 매번 은행 창구를 방문해야 했습니다.

[류정남 / 개그맨 : "원래는 2~3개월 기다려라 그런 식으로 얘기를 하더라고요. 기다려라 뿐이니까. 언제까지 기다립니까 우리가 다 막혀 있는데…"]

오픈카톡과 인터넷 카페 등에서는 유사한 피해사례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은행 이상거래탐지시스템(FDS)이 고도화되며 대포 통장 사용이 어려워지자, 자금 세탁의 우회로를 찾은 겁니다.

문제는 마땅한 해결책이 없다는 점입니다.

은행 입장에서는 신고가 들어오면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해제에도 보수적으로 접근할 수밖에 없습니다.

피해자가 무고 사실을 직접 증명해야 해 해제에 걸리는 시간도 제각각입니다.

우선 근본적 원인인 해킹 피해를 줄이는 것이 시급합니다.

[이기동 / 한국금융범죄예방연구센터 소장 : "비밀번호 네 자리만 누르면 바로바로 뱅킹이 돼 버리니까…전화기가 해킹이 됐다 하더라도 이제 내 핸드폰을, 내 돈을 지켜줄 수 있는 마지막 OTP(일회용 비밀번호), 이제 오프라인에서 잡아줄 수 있는 보안 매체가 하나 있어야 됩니다."]

금융당국은 지급정지 해제 절차를 간소화하고, 표준 처리 기간을 정해 해제가 지연되지 않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지급정지를 피해자가 아닌 경찰이 요청하도록 하는 방식도 거론됩니다.

이호진, 심현리 수습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