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삶의 만족도 2년째 제자리걸음
OECD 행복지수 33위 ‘최하위’
자살률, 2011년 이후 최고 기록
66세 이상 노인 빈곤율 40% 육박

한국인의 삶의 만족도가 2년째 제자리걸음을 하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여전히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자살률은 2년 연속 상승해 2011년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고, 일상에서 우울과 걱정을 느끼는 정도도 3년 만에 다시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5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국민 삶의 질 2025'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한국인의 삶의 만족도는 6.4점(10점 만점)으로 전년과 같았다.
소득 수준에 따라 만족도 격차도 뚜렷했다. 월 소득 100만원 미만 가구의 삶의 만족도는 5.8점으로 전체 평균보다 0.6점 낮았다. 100만~200만원 미만과 200만~300만원 미만 가구는 각각 6.2점으로 나타났다. 반면 300만원 이상 가구는 6.4~6.5점으로 평균 수준이거나 그 이상이었다.
국제 비교에서도 한국의 순위는 낮은 편이었다. 세계행복보고서의 국제 비교를 보면 2022~2024년 한국의 삶의 만족도는 6.04점으로 OECD 38개 회원국 가운데 33위에 머물렀다. 전체 조사 대상 147개국 중에서는 58위였다.
사회적 관계 지표 역시 개선되지 못했다. 가족관계 만족도는 63.5%로 2022년보다 1.0%포인트 하락했다. 사회적 고립도는 33.0%로 2023년과 동일한 수준을 보였다. 코로나19 영향으로 2021년 34.1%까지 높아졌다가 소폭 낮아진 이후 큰 변화 없이 정체된 상태다.
자살률은 다시 상승세를 보였다. 2024년 자살률은 인구 10만 명당 29.1명으로 전년보다 1.8명 증가해 2년 연속 늘었다. 이는 역대 최고치였던 2011년(31.7명)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자살률은 2011년 이후 감소하다가 2017년(24.3명)을 기점으로 다시 증가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국민의 정서 상태도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우울과 걱정 등을 나타내는 부정정서는 2024년 3.8점으로 전년보다 0.7점 상승했다. 2022년 이후 감소세를 보이다가 3년 만에 다시 높아졌다. 부정정서는 고령층과 저소득층에서 더 높게 나타났다.
연령별로는 60세 이상이 4.0점으로 가장 높았고, 20대는 3.6점으로 가장 낮았다. 소득별로는 월 100만원 미만 가구가 4.2점으로 가장 높았고, 500만원 이상 가구는 3.7점으로 가장 낮았다.
반면 행복감을 나타내는 긍정정서는 6.8점으로 전년보다 0.1점 상승했다. 긍정정서는 부정정서와 반대로 젊고 소득이 높을수록 높은 경향을 보였다.
경제 지표에서는 소득 증가에도 불구하고 불평등 문제가 지속됐다. 2024년 1인당 실질 국민총소득은 4천381만원으로 전년보다 3.5% 늘었지만, 소득불평등 수준을 보여주는 '상대적 빈곤율'은 같은 기간 0.4%p 상승해 15.3%를 기록했다.
특히 노인 빈곤 문제가 두드러졌다. 2023년 기준 한국의 상대적 빈곤율은 14.9%로 OECD 37개국 중 9번째로 높았으며, 66세 이상 고령층의 상대적 빈곤율은 39.8%에 달했다. OECD 국가 가운데 고령층 빈곤율이 30%를 넘는 나라는 한국과 라트비아, 뉴질랜드 등 세 나라뿐이다.
주거와 고용 지표도 일부 악화됐다. 최저주거기준에 미달하는 가구 비율은 2024년 3.8%로 전년보다 0.2%포인트 증가했다. 같은 해 대학졸업자 취업률은 69.5%로 전년 대비 0.8%포인트 하락했다. 취업률은 코로나19 영향으로 2020년 65.1%까지 떨어졌다가 2023년 70.3%까지 회복했지만,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박준호 기자 bjh@namd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