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들은 ‘왜’ 작은 상영회를 찾나…교류필름영화제에서 물었다[영화, 직접 틉니다]

최근 시네클럽 혹은 영화를 좋아하는 개인이 주도하는 소규모 상영회가 늘어나고 있다. 작은 단위의 기획 상영이 끊이지 않고 이어지는 건 그만큼 사람들이 찾아오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기도 하다. 관객들은 어떤 경로로 작은 상영회를 알게 되고, 또 영화에서 무엇을 기대할까.
경향신문은 정대희씨(26) 등 20대 청년 5명으로 이뤄진 ‘교류필름’이 지난달 21~22일 서울 마포구 인디스페이스에서 연 ‘제1회 교류필름 영화제’ 이튿날 관객들을 만났다. 이 영화제에서는 183석짜리 상영관에서 한국에서 개봉하지 않은 일본 영화 6편이 연달아 소개됐다. 그중 배우 카사마츠 쇼가 출연한 <너는 영원히 그 녀석보다 어리다>는 매진, 다른 작품들도 잔여석이 10~20석 수준일 정도로 인기가 좋았다.
영화업계 관계자 및 영화학도가 절반쯤이라면, SNS에서 우연히 포스터를 보고 ‘재미있을 것 같아서’ 영화를 예매한 이들도 절반은 되어 보였다. 일반 관객들은 ‘누가’ 영화를 트는지보다 ‘어떤’ 영화인지에 관심을 두는 모양새였다.

“인스타그램에서 구독하고 있던 영화 매거진을 보고 왔어요.” 오키타 슈이치 감독의 <아이는 알아주지 않아>(2021) 관람을 마친 오연우씨(20)가 말했다. 그는 여섯 작품 중 이 영화가 “학교 배경의 작품이라서” 선택했다고 했다. 이날 상영은 오키타 감독의 관객과의 대화(GV) 세션이 포함됐는데, 오씨는 “GV는 처음 와봐서 신기하다”며 “오늘은 친구와 왔지만, 혼자라도 이런 영화제를 더 다니고 싶다”고 했다.
인기 배우·감독의 작품이 라인업에 포함될 때 SNS상 홍보 효과가 높다는 것도 체감할 수 있었다. 이소연씨(30)는 “트위터(현 엑스)에서 카사마츠 쇼의 한국 미개봉작이 상영된다고 얘기하는 걸 보고 이 영화제를 알게 됐다”고 했다. 그는 해당 영화가 매진돼 관람에 실패했으나 다른 영화를 대신 예매했다고 했다. “일본 독립 영화는 한국에서 많이 상영하지는 않으니, 볼 수 있는 기회가 있을 때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번을 놓치면 다시는 볼 기회가 없을지도 모른다’는 희소성은 관객들이 기획 상영을 찾는 큰 이유 중 하나다. “영화 보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었다”는 문수빈씨(29)는 작은 상영회나 영화제에서는 모험의 재미를 느낀다고 했다. “(정보가 별로 없으니) 영화가 재미있을지, 없을지를 모르잖아요. 일단 봐야 알 수 있다는 점에서 ‘가챠깡(캡슐 뽑기를 여러 개 사서 뜯어보는 것)’하는 듯한 재미가 있더라고요. 오늘 영화(<아이는 알아주지 않아>)는 성공이네요.”
문씨는 이어 “꽉 찬 객석에서 모두 집중해 영화를 보고, 영화가 끝나면 박수가 나오는 것들이 공연장에 온 것 같은 느낌을 주기도 한다”며 “(기획 상영회를 찾는 건) 그냥 영화를 보는 것과는 또 다른 분야의 문화생활처럼 느껴진다”고 했다.
https://www.khan.co.kr/article/202603051602001
전지현 기자 jhy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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