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필리핀 국화로 수놓은 한국과의 우정

2026. 3. 5.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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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의 필리핀 국빈 방문은 우연이라고 하기에는 마치 의도한 것처럼 기분 좋게 출발했다.

관광산업이 국내총생산(GDP)의 약 10%를 차지하는 필리핀에 한국민은 부동의 1위 방문객 위치를 점하고 있다.

동남아에서 작년에 한국을 가장 많이 방문한 국민이 필리핀인이라는 점이 이를 입증한다.

이번 방문 기간에 맞춰 기획된 '모두의 K팝' 행사는 한국에서 활동 중인 필리핀 여가수 그윈 도라도의 공연을 포함해 현지인들의 마음을 얻는 공공외교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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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년전 수교 맺은 3월3일에
李대통령 필리핀 국빈방문
만찬장에도 77송이·33송이
양국 동반성장 의지 꽃피워
이상화 주필리핀 대사

이재명 대통령의 필리핀 국빈 방문은 우연이라고 하기에는 마치 의도한 것처럼 기분 좋게 출발했다. 이 대통령이 마닐라에 도착한 3월 3일은 양국이 정확히 77년 전 수교한 날이다. 양 정상은 이런 코드명 같은 우연을 배경으로 방문 기간 내내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걸맞은 우정의 시간을 함께했다.

한국은 필리핀의 5개뿐인 전략적 동반자 국가 중 하나다. 그만큼 양국 간 협력의 지평은 넓고, 신뢰가 깊다는 것을 의미한다. 필리핀은 최근 주목받는 고부가가치 산업인 조선, 방산, 원자력 분야에서 협력 가능성을 갖춘 파트너다.

국내 대표 조선업체인 HD현대가 투자하는 수비크조선소는 과거 태평양을 누비던 갈레온 무역의 영광 재현을 꿈꾸는 필리핀에 희망의 등대로 비유된다. 세계 최대급 규모 도크에서 건조된 선박들이 대양을 항해할 예정이다.

한국은 필리핀 군 현대화 사업의 가장 큰 고객이다. 작년 우리 정부 출범 후 첫 대형 방산 계약으로 기록된 1조원 규모의 FA-50 전투기 12대를 포함해 필리핀 해군과 공군은 한국산 무기체계가 주력을 이루고 있다. 필리핀은 동남아시아 첫 번째 원전 가동국의 꿈도 키우고 있다. 1986년 가동 직전에 중단된 바탄원전, 그리고 필리핀의 지형적 특성을 감안할 때 소형모듈원자로(SMR)를 포함한 원자력 분야에서도 양국의 파트너십이 활발히 논의되고 있다.

한·필리핀 자유무역협정 발효 3년 차에 접어든 현재, 한국은 필리핀의 최대 투자국 중 하나로 발돋움할 정도로 투자와 교역이 고도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7000개가 넘는 섬으로 이루어진 도서국가 필리핀은 해상교량 등 대형 인프라 블루오션이기도 하다.

고무적인 경제 분야 협력을 떠받치는 힘의 원천은 양국 간 문화 및 인적 교류다. 관광산업이 국내총생산(GDP)의 약 10%를 차지하는 필리핀에 한국민은 부동의 1위 방문객 위치를 점하고 있다. 필리핀은 작년 문체부의 해외한류 실태 조사에서 한국 문화에 가장 높은 호감도를 기록했을 정도로 한국의 소프트파워는 양 국민을 보다 가깝게 연결해주는 가교 역할을 한다. 동남아에서 작년에 한국을 가장 많이 방문한 국민이 필리핀인이라는 점이 이를 입증한다. 이번 방문 기간에 맞춰 기획된 '모두의 K팝' 행사는 한국에서 활동 중인 필리핀 여가수 그윈 도라도의 공연을 포함해 현지인들의 마음을 얻는 공공외교가 되었다.

이번 국빈 방문은 필리핀과의 양자관계뿐만 아니라 한·아세안 관계에서도 중요한 함의를 가진다. 이 대통령은 2026년 아세안 의장국인 필리핀을 방문한 첫 외국 정상이다. 아세안 의장국 수임을 통한 국가 발전과 지역 내 위상 제고를 도모하는 필리핀 측이 각별한 환대를 베풀었음은 물론이다. 우리로서도 필리핀을 교두보 삼아 미국, 중국에 이어 교역과 투자 최대 시장인 아세안과의 포괄적 전략동반자 관계를 명실상부 공고히 하려는 의지를 반영한 것이다.

국빈만찬 테이블을 장식한 필리핀 국화 삼파기타 33송이와 77송이가 상징하는 대로 이번 방문은 양국의 우정과 협력을 심화하는 이정표가 됐다.

[이상화 주필리핀 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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