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영국령 공격은 ‘나토 집단방위’ 발동 요건…유럽, 긴장 속 사태 주시

이란의 반격이 영국군 기지에 이어 튀르키예로도 번지면서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동맹국들이 전쟁으로 끌려들어 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유럽 국가들은 이란의 위협에 안보 강화에 나서면서도 신중하게 대응하는 모습이다.
4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영공으로 발사된 이란 탄도미사일은 나토 회원국을 대상으로 한 공격이란 점에서 국제사회 긴장감을 키웠다. 집단 방위 의무를 규정한 나토 조약 5조를 발동 시켜 나토 32개 회원국을 전쟁으로 끌어들일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공격을 “급속도로 확산하는 이번 전쟁에서 또 하나의 선을 넘는 사건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공격 대상으로 추정되는 튀르키예 남부 군사기지는 미군이 오랫동안 핵무기를 배치하는 등 전략적 중요도가 높은 군사시설이다. 미 과학자연맹에 따르면 현재 B-61 전술핵폭탄 등이 이곳에 포함돼있다. 이번 공격은 미·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이 시작된 지난달 28일 이후 나토가 회원국 방어를 위해 개입한 첫 사례로도 꼽혔다.
튀르키예 측은 이란 미사일이 자국 내 미군기지가 아닌 지중해 섬나라 키프로스 군기지를 겨냥했으나 궤도를 이탈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이란이 고의로 튀르키예를 겨냥한 것은 아니라는 취지다. 그러나 키프로스 기지는 영국군이 주권을 가진 영국 영토라는 점에서 나토에 대한 도발 수위를 높인 공격으로 해석될 수 있다. 키프로스에 있는 영국 공군 아크로티리 기지에는 지난 2일 무인기(드론) 여러 대가 날아들어 영국과 프랑스가 해당 지역에 추가로 전함을 보내는 등 대응 수위를 높인 바 있다.
마르크 뤼터 사무총장은 이날 미 뉴스맥스와 인터뷰에서 “현재 나토가 하는 일은 회원국 영토를 전방위적으로 방어하는 것”이라며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나토 조약 5조에 관한 질문에는 전략적 이유로 “항상 매우 모호한 입장을 유지할 것”이라며 발동한다면 즉시 밝힐 것이라고 했다.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도 튀르키예 상황을 두고 나토 조약 5조가 발동될 상황은 아니라는 취지로 말했다.
유럽 국가들도 아직 나토 차원의 집단 방위 조치에 대한 공식적인 논의에 나서지는 않고 있다고 유로뉴스는 전했다. 유럽 국가들은 자국 이익 보호를 위해 직·간접적으로 이번 전쟁에 관여하게 된 상황에서도 군사자산 배치 등 개입을 방어적·제한적 성격으로 강조하며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캐나다의 마크 카니 총리도 5일 방문한 호주에서 이란 전쟁에 관한 질문을 받고 “참전 가능성을 단정적으로 배제할 수는 없다”면서도 “가정적인 상황일 뿐”이라고 말했다.
김희진 기자 h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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