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0만달러 어뢰 한 발로 이란 군함 격침···미, 81년 만에 잠수함 공격

미국 해군 잠수함이 인도양 공해상에서 이란 군함을 어뢰로 격침하면서 중동 전쟁의 전장이 인도양으로 확대되고 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 해군이 잠수함 어뢰로 적 군함을 격침한 것은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은 4일(현지시간) 국방부 브리핑에서 미 해군 잠수함이 스리랑카 인근 인도양 해역에서 이란 해군 호위함 ‘아이리스(IRIS) 데나’에 어뢰를 발사해 격침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작전을 “조용한 죽음”이라고 표현했다. 작전에 투입된 잠수함의 종류는 공개되지 않았다.
댄 케인 미 합참의장도 이날 “1945년 이후 처음으로 미 해군 고속 공격 잠수함이 단 한 발의 ‘마크 48’ 어뢰로 적 전함을 즉각적으로 해저로 가라앉혔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미 해군 역사유산사령부 자료를 인용해 미 해군 잠수함이 적 선박에 마지막으로 어뢰를 발사한 것은 1945년 8월 14일이라고 보도했다. 당시 토스크호가 일본군의 750t급 초계호위함 CD-13을 어뢰로 격침했다.
미국 싱크탱크 신미국안보센터(CNAS)의 토머스 슈가트 선임연구원은 이날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마크 48은 미군이 보유한 가장 치명적인 대함 무기 중 하나”라고 말했다. 그는 이 어뢰가 650파운드(약 295㎏)급 탄두를 탑재하고 있으며 선박을 직접 타격하는 방식이 아니라 선체 아래에서 폭발하도록 설계돼 있다고 설명했다. 어뢰가 선체 아래에서 폭발하면 거대한 기포가 형성되면서 선체를 위로 들어 올려 함선을 두 동강 내는 방식이라는 것이다.
슈가트는 “이 어뢰는 이란 군함의 선미 아래에서 폭발해 선박을 수면 위로 들어 올렸고, 그 결과 몇 분 만에 침몰했다”고 말했다. 마크 48 어뢰 가격은 발당 420만달러(약 61억원)로 알려져 있다.
미 국방부는 이란 호위함 격침 장면을 담은 영상을 소셜미디어를 통해 공개했다. 영상에는 4일 어뢰 한 발이 이리스 데나의 선미 아래에서 폭발하며 물기둥이 치솟고, 이어 좌현 선미를 따라 선체가 찢어지는 모습이 담겼다.
미 해군 잠수함이 실전에서 어뢰로 적 군함을 격침한 것은 81년 만이다. 다만 다른 국가에서는 이후에도 잠수함 어뢰로 군함이 침몰한 사례가 있었다.
영국 통신사 프레스 어소시에이션(PA)은 대표적으로 1982년 포클랜드 전쟁 당시 영국 해군 잠수함 HMS 컨커러가 아르헨티나 순양함 ARA 제너럴 벨그라노를 어뢰 공격으로 격침한 사례를 꼽았다. 또 1971년 인도·파키스탄 전쟁에서는 파키스탄 잠수함이 발사한 어뢰가 인도 해군의 INS 쿠크리를 명중시키며 함정을 침몰시킨 바 있다.
박은경 기자 yam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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