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등록금 인상 억제 기조 바뀌나…교육부 '규제' 재검토

김지현 기자 2026. 3. 5.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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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국가장학금 연계 등록금 동결 유도 장치 재검토
대학 재정난 심화 속 정책 변화 가능성
최은옥 교육부 차관이 4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26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정기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6.3.4 ⓒ 뉴스1 김성진 기자

(서울=뉴스1) 김지현 기자 = 교육부가 대학 등록금 규제 완화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16년간 이어진 대학 등록금 인상 억제 기조에 변화가 생길지 주목된다. 교육부가 그동안 국가장학금 등 재정지원 사업과 연계해 사실상 유지해 온 '등록금 인상 억제 정책'을 더 이상 강조하지 않겠다는 신호를 내놓은 데 따른 것이다.

다만 등록금 인상 상한 자체를 당장 손질하기보다는 국가장학금과 연계된 등록금 동결 규제를 재검토하는 데 정책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5일 교육계에 따르면 대학 등록금은 2009년 이후 정부의 인상 억제 정책이 16년간 이어졌다.

우선 고등교육법에 따라 대학 등록금 인상률은 직전 3개 연도 평균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일정 배수 범위 내에서 제한했다. 여기에 정부가 국가장학금 등 재정지원 사업을 등록금 동결 여부와 연계하면서 대부분 대학이 등록금 인상을 자제해 왔다.

그러나 최근 대학계에서는 재정 여건이 악화되면서 등록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부도 이에 발맞춰 그간 유지해 온 등록금 동결 기조에 변화를 시사했다.

최은옥 교육부 차관은 전날(4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정기총회에서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도록 규제 개선을 지속 추진하려고 한다"며 "올해 등록금 규제 합리화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교육부 내부에서는 국가장학금 Ⅱ유형과 등록금 동결을 연계해 온 제도를 재검토하는 방안이 우선 검토되는 모양새다. 법으로 정해진 등록금 인상 상한 자체를 당장 손질하기보다는 그동안 재정지원 사업을 통해 사실상 유지돼 온 ‘등록금 동결 유도 장치’를 점검하겠다는 취지다.

교육부 관계자는 "차관이 언급한 규제 합리화는 등록금 상한 폐지나 완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며 "국가장학금 Ⅱ유형과 등록금 동결 연계 제도 등을 중심으로 재검토하는 취지로 이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법정 인상 상한과 등록금심의위원회 절차 등 기본 제도는 유지하되, 그 외 부수적 규제는 최소화하는 방향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대학 재정 상황이 악화된 것도 규제 개선 논의의 배경으로 꼽힌다.

한국사학진흥재단의 사립대학 재정통계연보에 따르면 재정적자를 기록한 대학은 2012년 27개에서 2023년 56개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같은 기간 대학 전체 운영수익도 약 2조4000억 원에서 1조7000억 원 수준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 재정 구조상 등록금 의존도가 여전히 높은 점도 대학들이 등록금 인상 필요성을 주장하는 배경이다. 2024회계연도 기준 사립대학 등록금 의존율은 48.1%로 집계됐다. 이는 201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지만 여전히 대학 재정에서 등록금이 가장 큰 수입원 중 하나라는 의미다.

사립대학들은 물가 상승에 비해 등록금 인상 폭이 지나치게 제한돼 있다고 주장한다. 현행 고등교육법은 등록금 인상률을 직전 3개 연도 평균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일정 배수 범위 내에서 제한하고 있는데, 국회는 지난해 이를 기존 물가 상승률의 1.5배에서 1.2배로 낮췄다. 최근에는 인상률을 평균 물가 상승률 범위 내로 더 낮추는 고등교육법 개정안도 발의된 상태다.

사총협 관계자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대학 운영 비용은 물가 상승과 함께 계속 늘어나고 있는데 등록금은 17년 가까이 사실상 묶여 있는 상황"이라며 "재정 구조상 등록금 의존도가 높은 사립대는 교육과 연구 투자 여력이 점점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특히 학령인구 감소로 대학 신입생 충원율이 하락하면서 등록금 수입 자체가 줄어드는 구조적 압박도 커지고 있다. 학생 수 감소와 장기간 이어진 등록금 동결이 동시에 작용하면서 대학 재정 여건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만 등록금 인상은 학생과 학부모 부담 증가로 이어질 수 있어 정책 변화 과정에서 사회적 논쟁도 예상된다. 대학 재정난을 이유로 등록금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주장과 고등교육 공공성을 고려해 학생 부담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맞서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일부 대학이 등록금 인상 상한 규정에 대해 헌법소원 제기를 검토하고 있다.

사총협 관계자는 "등록금 인상 상한 규정은 대학 자율성을 과도하게 제한하는 측면이 있다"며 "사립대학 단체 차원에서 헌법소원 제기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mine12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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