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에 핵 물질 팔려던 야쿠자 두목, 구매자 위장 美요원에 덜미

우라늄과 무기급 플루토늄 등 핵물질을 이란에 판매하려던 일본 야쿠자 두목이 함정 수사로 덜미가 잡혀 중형을 선고받았다. 미국·일본·덴마크·인도네시아·태국의 5국 공조로 이뤄진 이번 수사를 통해 국제사회의 감시망을 피해 핵물질이 은밀하게 거래될 수 있음이 드러났다.
미국 뉴욕 남부연방지방법원은 우라늄과 무기급 플루토늄 등 핵물질 밀매 시도와 국제 마약 밀매, 무기 거래, 자금 세탁 등 6개 혐의로 기소된 일본인 야쿠자 두목 에비사와 다케시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에비사와는 2019년부터 2022년 4월까지 약 3년간 마약·무기 밀매상으로 위장한 DEA 잠입 요원에게 접근해 총 네 차례 거래 협상을 벌이다 덜미를 잡혔다.
에비사와가 활동했던 야쿠자 조직은 일본·태국·미얀마·스리랑카·미국 등 여러 국가에서 범죄 네트워크를 운영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야쿠자는 최근 도박과 불법 성매매 등 전통적 수입원에서 벗어나 해외 마약 밀매 등으로 활동 영역을 넓히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 법무부에 따르면 에비사와는 미얀마 군부와 내전을 벌이고 있는 소수민족 반군 조직에 제공할 지대공 미사일 등 군용 무기를 확보하고, 그 대가로 받은 핵물질을 이란 등에 판매하려 했다. 그가 거래하려던 핵물질은 미얀마에서 우라늄을 채굴해 온 것으로 알려진 한 소수민족 반군 조직 지도자가 제공했다. 에비사와는 자신을 통해 우라늄을 이란에 판매하고 그 대금으로 무기를 구매하자는 계획을 제안했다고 한다.
그러나 에비사와가 이란 군 장성이라고 믿었던 거래 대상은 DEA 잠입 요원이었다. 에비사와는 태국에서 잠입 요원을 만나 핵물질 샘플을 직접 보여주며 거래를 추진했다. 당초 우라늄 판매를 제안했지만 이후 더 강력한 물질이 있다며 플루토늄 판매까지 제안했다. 우라늄은 핵무기용으로 사용되기 위해 고농축 과정이 필요하지만, 플루토늄은 비교적 간단한 처리 과정을 거치면 핵무기 제조에 활용될 수 있다. 해당 샘플에서는 우라늄·토륨·플루토늄이 검출됐으며, 특히 플루토늄의 동위원소 구성은 ‘무기급’으로 확인됐다고 DEA는 밝혔다. 충분한 양이 확보될 경우 핵무기 제조에 곧장 사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에비사와는 핵 물질 거래뿐 아니라 마약 밀매에도 관여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다른 미얀마 반군 조직에 제공할 중화기를 확보하기 위해 대가로 필로폰과 헤로인을 판매하려 했으며, 해당 마약은 뉴욕으로 유통될 계획이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해당 무기는 아프가니스탄에 있던 미군 기지에서 유출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 과정에서 마약 거래 대금 10만달러를 일본 엔화로 세탁한 혐의도 적용됐다. 테런스 콜 DEA 국장은 “핵 물질, 마약, 군용 무기를 밀매해 미국을 위협하는 행위에는 타협 없는 대응이 따를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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