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공소청법 정부안 이대로 안 돼”…민주당 법사위원 ‘의견서’ 전달

더불어민주당 원내 지도부에 공소청·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설치법 정부안을 크게 손봐야 한다는 '의견서'가 날아들었습니다.
발신자는 야권이 아닌 여권, 그것도 해당 법안 소관 상임위인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의원들입니다. 국회 법사위는 그제(3일) 정잭조정회의를 열고 논의한 끝에 법사위 명의의 의견서를 원내 지도부에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 "공소청장은 검찰총장으로 보해야"…'검찰총장' 명칭 사문화 의도
추 의원 등은 의견서에서 '공소청장은 검찰총장으로 보한다'는 내용으로 정부안을 수정하자고 제안한 걸로 전해졌습니다.
그간 정부는 헌법 조문에 '검찰총장'이 명시돼 있는 만큼 공소청의 기관장 명칭을 '검찰총장'으로 해야 한다는 입장이었습니다. 반면 민주당 내 '강경파' 의원들은 공소청 수장의 명칭을 '공소청장'으로 해야 한다고 맞서 왔습니다.
이들의 수정 제안은 '공소청장'으로 명칭을 정하고, 대신 '공소청장=검찰총장'으로 법안에 정해놔, '검찰총장'이라는 명칭을 사실상 사문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의견서에는 또 '공소청 검사의 직무를 법률로 정한다'는 내용도 들어 있는 걸로 전해졌습니다.
김용민 의원은 어제(4일)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정부안은) 검사가 우회적으로 수사권을 확보해 (검찰의 수사·기소 분리가) 원점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공소청법 정부안을 보면 검사의 직무는 '법령'에 따라 정할 수 있는데, '법령'에는 '대통령령'이 포함되는 만큼 향후 대통령이 국회를 거치지 않고 대통령령으로 공소청 검사에게 수사권을 줄 수도 있다는 주장입니다.
그러니, '법령'을 '법률'로 바꿔 국회를 거치지 않고는 우회적으로라도 공소청 검사에게 수사권이 주어지는 일은 막자는 것입니다.
김용민 의원은 최근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검찰청이 폐지되니, 원칙대로라면 소속 검사도 (공소청으로) 재임용 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취지로 발언한 걸로 알려졌는데, 이런 내용도 이번 의견서에 포함된 걸로 파악됐습니다.
공소청법 정부안의 '검찰청 검사는 공소청 검사로 본다'는 부칙을 삭제해, 현재 검찰의 검사 가운데 재임용을 통과한 사람만 공소청 검사로 뽑자는 것입니다.
다만, 이같은 의견서를 둘러싼 여권 법사위원 간에는 '온도차'가 있는 거로 확인됐습니다.
추미애 법사위원장과 김용민 법사위 여당 간사, 서영교 의원, 조국혁신당 박은정 의원 등 4명은 의견서에 동의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그러나 다른 법사위원은 '정부안을 존중해야 한다'는 등의 의견도 제시한 거로 전해졌습니다.
민주당 법사위 소속 A 의원은 당시 정조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면서 "정부 안을 존중한다는 것이 당론인 걸로 알고 있다"고 KBS에 전했습니다.
원내 지도부 핵심 관계자도 "법사위 전체 의견이라고 인식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 "기술적 사항은 법사위가 수정한다"...갈등 '불씨' 확대되나?
의견서 대로라면 공소청법 정부안은 적지 않은 수정이 불가피합니다. 하지만, 민주당 원내 지도부는 대폭 수정에 고개를 젓고 있습니다.
민주당은 지난 22일 의원총회에서 정부가 당의 의견을 수렴해 수정한 공소청·중수청 설치법을 당론으로 채택했습니다. 다만, "법제사법위원회가 '세세한 부분'에 대해서 '기술적으로' 원내 지도부와 조율을 통해 수정할 수 있다"고 단서를 붙였습니다.
의원총회 당시 김용민 의원을 포함한 '강경파' 법사위원들을 달래기 위해 정청래 당 대표가 나름의 절충안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하지만 의원총회 직후 의원들 사이에서는 "갈등의 불씨가 그대로 남은 것 같다"는 말이 나왔습니다.
이번 의견서는 그 '갈등의 불씨'를 보여주는 듯합니다.
여권 법사위원들은 법사위에 최종 수정 권한이 있는 만큼, 다음 주 회의를 열어 정부안을 대폭 수정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당장 추미애 법사위원장부터 오늘 자신의 SNS에 "검찰청법이 공소청법으로 제목만 바꿨다"며 정부안을 공개 비판했습니다.
당 지도부와 원내 지도부는 난감해하는 분위기입니다. 법사위는 체계 자구와 관련해 기술적인 부분만 수정할 권한을 준 건데, 대폭 수정할 수는 없다는 입장입니다.
당장 민주당 지도부 핵심 관계자는 '검사 재임용' 주장에, "인사혁신처에서 정부 기관을 변경할 때 재임용의 형식을 거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답을 해왔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민주당 백승아 원내대변인은 오늘 정책조정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중수청·공소청 설치법안 수정 관련 질문에 "전향적 변경이나 수정은 어렵다"라고 답했습니다.
■ 제보하기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카카오 '마이뷰', 유튜브에서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원동희 기자 (eastshine@kbs.co.kr)
Copyright © K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이용(AI 학습 포함) 금지
- [단독] “공소청법 정부안 이대로 안 돼”…민주당 법사위원 4명, ‘의견서’ 전달
- “기름값만 걱정? 난방비 폭탄올 수도” 전문가의 경고 [지금뉴스]
- 트럼프, 쿠르드족으로 대리전?…공습으론 ‘부족’ 지상전은 ‘부담’ [지금뉴스]
- [제보] 종로 귀금속 상가서 시커먼 연기가…“우회하세요”
- ‘황당’ 관봉권 띠지 분실의 결말…“절차 미비·업무상 과오” [지금뉴스]
- “미국인이에요, 미국인!”…쿠웨이트에서 적군으로 오인당한 F-15 조종사들 [현장영상]
- ‘석유 바가지’ 칼 빼든 이 대통령…“망설이지 말고 신속하게!” [지금뉴스]
- 구윤철 “기름값 폭리, 민생 좀먹는 몰염치 행위”…수위 높이는 정부 [지금뉴스]
- “헤즈볼라 표적”…이스라엘, 레바논 도심 달리는 차들 드론 타격 [지금뉴스]
- [현장영상] “제발 비켜!”…1분 1초가 급한데 구급차 앞길 막아선 자율주행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