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다시 요동치면 한은이 꺼낼 대응 카드는

박미라 기자 2026. 3. 5.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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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60원대 숨 고르기…지정학 리스크 변수 여전
환율 변동폭 확대 시 RP매입 등으로 대응
5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전광판에 지수가 나오고 있다. /제공=뉴시스

중동발 지정학적 긴장으로 급등했던 원달러 환율이 1460원대로 내려오며 일단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다만 지정학적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만큼 변동성이 다시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5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전날 장중 1500원선에 근접했다가 하락세로 돌아서며 1468.1원에 거래를 마쳤다. 중동 정세에 대한 긴장감이 소폭 완화되면서 환율 상승분을 일부 반납했다.

이란이 미국 중앙정보국(CIA)과 접촉했다는 보도가 전해지며 국제유가 상승세가 다소 진정된 점도 환율 안정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란 측이 미국과 협상 의사가 없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지정학적 불확실성은 여전히 남아 있는 상황이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중동 긴장 완화 기대에 위험선호 심리가 회복되고 수출업체 네고 물량 유입 등으로 환율 하락 압력이 우위를 보이고 있다"면서도 "국제유가 상승과 달러 실수요 매수세가 이어지면서 환율 하락 폭은 제한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최예찬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환율 상단을 1525원으로 제시하며 "트럼프 대통령은 군사 작전 기간을 4~5주로 예상했지만 사태가 그 이상 장기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분쟁이 길어질 경우 국제유가 상승과 위험회피 심리가 확대되면서 환율 상방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도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전날 이창용 총재 주재로 중동 상황 점검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열고 금융·외환시장 동향을 점검했다. 한은은 금융·외환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정부와 협력해 시장 안정 조치를 시행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시장에서는 환율 급등 등으로 금융·외환시장 불안이 다시 확대될 경우 한은 등이 과거 금융시장 불안 국면에서 활용했던 대응 수단을 다시 가동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대표적인 수단으로는 달러를 공급해 환율 급등 속도를 완만하게 만드는 스무딩 오퍼레이션(미세조정)이 꼽힌다. 이는 외환당국이 시장에 직접 달러를 매도하거나 매수해 환율 변동 속도를 완화하는 방식이다.

금융시장 불안이 동반될 경우 비정례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도 활용될 수 있다. RP 매입은 한은이 금융기관이 보유한 채권을 일정 기간 뒤 다시 사들이는 조건으로 매입해 단기 자금을 시장에 공급하는 공개시장운영 수단이다. 필요할 경우 RP 매매 대상 증권과 대상 기관을 확대하는 방식도 사용될 수 있다.

실제로 한국은행은 2024년 12월 비상계엄 직후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되자 비정례 RP매입을 통해 단기 유동성을 공급하고 RP 매매 대상 증권과 대상 기관을 확대하는 등 유동성 공급 조치를 시행했다. 이와 함께 국고채 단순매입과 통화안정증권 환매 등을 통해 채권시장 안정을 도모하고 외화 RP 등을 통한 외화 유동성 공급과 환율 급변 시 안정화 조치도 시행할 수 있도록 했다.

박문현 KB증권 연구원은 "과거 사례를 보면 금융시장 불안이 확대될 경우 정책당국이 시장 안정화 카드를 빠르게 가동하면서 변동성이 비교적 빠르게 진정된 경우가 많다"며 "코로나19 당시 100조원 규모 금융시장 안정 프로그램이나 레고랜드 사태 당시 채권시장 안정 조치처럼 정책 대응이 이어질 경우 시장 변동성도 비교적 빠르게 진정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박미라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