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 소재로 만든 ‘인조가죽’이 ‘친환경’ 둔갑···소비자 기만 의류 대거 적발

정유미 기자 2026. 3. 5.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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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원

인조가죽인데도 ‘에코 레더’ 등 친환경이라고 속여 판 제품들이 대거 적발됐다.

한국소비자원은 석유화학 기반 소재인 인조가죽을 근거 없이 ‘에코레더’ ‘자연 친화’ 등으로 표시·판매한 ‘그린워싱’ 제품을 적발했다고 5일 밝혔다.

그린워싱이란 그린(Green·환경친화적)+워싱(Whitewashing·눈속임)의 합성어로 실질적으로는 친환경적이지 않지만 ‘겉보기 친환경’을 홍보하는 기만 행위를 의미한다.

소비자원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쿠팡, 네이버, 11번가 등 국내 주요 6개 오픈마켓에서 판매 중인 인조가죽 제품의 그린워싱 표시·광고 실태를 조사한 결과 부당 광고 53건을 적발했다. 이들 제품의 그린워싱 부당 광고는 의류·가방·가구 등에서 다수 확인됐다.

조사 결과 부당광고 53건 중 ‘에코(eco)’, ‘지속가능한’, ‘에너지 절약’, ‘탄소중립’ 등 상품명에 친환경적인 표현을 사용한 경우가 67.9%(36건)로 가장 많았다. 이어 광고 내용에 18.9%(10건), 제품 정보에 11.3%(6건) 등의 순이었다.

부당 광고 53건을 게재한 사업자는 27곳이었다. 이들은 인조가죽 제품 생산 시 동물을 죽이지 않는다는 이유로 ‘에코 레더’와 같은 친환경적 표현을 사용해 광고했다. 이는 동물 복지를 지향하는 비건(Vegan) 소비자층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인조가죽이라는 이유로 특별한 근거 없이 에코레더 등의 표현을 사용하는 것은 부당 광고에 해당한다. 석유화학 기반 소재로 만들어진 인조가죽 제품은 생산 단계에서 디메틸포름아미드 등 인체와 환경에 해로운 물질을 배출하고, 내구성과 생분해성이 낮아 사용·폐기 단계에서도 친환경적이라고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품목별로는 의류가 26.4%(14건)로 가장 많았고 이어 가방 17.0%(9건), 가구(소파) 9.4%(5건) 등이었다. 이들 제품은 환경성이 개선된 구체적인 근거를 제시하거나 범주를 한정하지 않은 채 ‘자연을 담은’ ‘환경친화적’ 등이라고 무분별하게 포괄적으로 환경성 표현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현행 환경 관련 표시·광고에 관한 심사지침에 따르면 포괄적인 용어를 사용할 경우 명확한 근거가 있어야 한다. 또 인조 또는 합성 가죽인 경우 판매페이지 제품정보에 소재를 표시해야 하지만 이를 지키지 않은 사례도 많았다.

소비자원은 문제의 사업자들에게 해당 표시·광고를 개선하도록 권고하고 부당 광고 53건 모두 삭제 또는 수정 조치했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인조가죽으로 만들어진 제품을 구매할 때는 객관적인 근거 없이 친환경적 표현을 사용한 광고에 현혹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유미 기자 you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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