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글로벌, 신임 이사진 대거 교체… ‘빅배스’ 딛고 주주가치 제고 시동

코오롱글로벌의 신임 경영진 후보들이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자사주를 장내 매수하며 책임경영에 나섰다. 대규모 잠재 부실을 털어내는 ‘빅배스’를 단행한 가운데, 이사회 대거 교체와 지배구조 개편을 통해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행보로 풀이된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오는 31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신규 사내이사로 선임될 예정인 김영범 대표이사 사장과 이수진 최고재무책임자 전무는 지난달 말 선제적으로 자사주를 취득했다.
김 대표는 23일 보통주 5000주를 주당 1만148원에, 이수진 전무는 25일 보통주 3000주를 주당 1만420원에 각각 매입했다. 경영진의 이 같은 행보는 이사의 충실 의무 대상을 ‘주주 전체’로 확대한 개정 상법 제382조의3 시행 분위기와 맞물려, 주주 권익 보호와 실적 반등에 실질적인 책임을 다하겠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코오롱글로벌은 이달 31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이사진 대폭 교체를 포함한 지배구조 투명성 제고 안건을 대거 처리한다. 신규 사내이사로는 김 대표와 이수진 전무, 공사지원본부장인 이기원 전무가 나란히 선임된다.
지주사 코오롱의 경영관리실장 출신으로 부채비율 안정화 중책을 맡은 이수진 전무와 함께, 최근 흡수합병된 엠오디와 코오롱엘에스아이 사내이사를 역임한 이기원 본부장이 건설과 호텔·리조트 부문의 통합 시너지를 이끌 예정이다.
아울러 ‘집중투표제 배제 조항 삭제’를 비롯해 ‘전자주주총회 도입’, ‘사외이사 명칭의 독립이사 변경’ 등의 정관 개정안도 상정됐다.
감사위원회 분리선출 위원 수를 기존 1명에서 2명으로 확대하고, 신임 사외이사로 서울시 행정2부시장 출신의 도시공학 전문가 김학진 교수와 하나금융지주 최고재무책임자를 지낸 이후승 전 부사장을 선임해 이사회 내 독립적인 감시 기능을 대폭 강화한다.
지배구조 개편과 더불어 재무 불확실성 해소 및 주주환원 정책도 속도를 내고 있다. 앞서 회사는 지난해 건설 부문의 잠재적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반영해 1949억원의 연결기준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대규모 적자로 부실을 일거에 제거하는 한편, 보통주 기준 주당 300원의 현금결산배당을 유지하며 주주 환원 기조를 이어갔다.
체질 개선을 거친 코오롱글로벌은 2026년 실적 가이던스로 매출 3조1000억원, 영업이익 1200억원, 신규 수주 4조5000억원을 제시했다. 본업인 건설업의 내실화와 더불어, 자산관리 및 레저 부문을 통해 연간 200억원 규모의 안정적인 운영 수익을 창출해 실적 반등을 이끌 방침이다.
한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건설업계 전반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 속에서 잠재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털어낸 것은 시장의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긍정적 시그널”이라며 “특히 상법 개정으로 이사회의 법적 책임이 무거워진 시점에 신임 경영진이 자사주 매입에 나선 것은 주주가치 제고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시장에 보여준 셈”이라고 평가했다.
김선호 기자 okcomputer@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