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해협에 유조선 최대 7척 발 묶여… 국내 원유 수급 ‘긴장’

이승원기자 2026. 3. 5.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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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조선 1척당 최대 200만배럴… 원유 수송 차질 우려
유가·물류비 상승 가능성… 반도체 경쟁력 영향 지적
민주당·재계 긴급 간담회… 대미투자특별법 처리 촉구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여당 간사인 김영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3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으로 중동 정세가 급격히 악화한 가운데 국내 정유사가 사용하는 원유를 실은 유조선 최대 7척이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대기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간사인 김영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5일 국회에서 열린 '중동 현황 및 대미 관세 협상 관련 현안 간담회' 뒤 브리핑에서 "현재 유조선이 많게는 7척까지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 묶여 있다"고 밝혔다.

대형 유조선 1척에는 최대 약 200만배럴의 원유가 실리는데 이는 한국 하루 석유 소비량에 해당한다. 선박 7척이 모두 대기 상태일 경우 국가 하루 소비량 기준 약 일주일치에 가까운 원유가 운송되지 못하는 상황이다.

석유화학·정유 업계는 이날 간담회에서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장기화할 경우 물류비와 운송비 상승이 불가피하고, 원유 수급에도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전달했다.

유가 상승이 전기료 인상으로 이어질 경우 반도체 산업 경쟁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 의원은 "석유 가격 상승이 국내 전기료 인상으로 이어지면 반도체 단가 상승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업계에서 제기됐다"고 말했다.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추진 중인 데이터센터 건설 사업이 지연될 경우 반도체 수요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헬륨 등 핵심 소재 상당량이 중동에서 조달된다는 점도 리스크로 언급됐다.

에너지 수급 구조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안도걸 민주당 의원은 "우리나라 원유의 약 70%, 액화천연가스(LNG)의 약 20%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들어온다"며 "수급에 차질이 생기면 상당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업계는 정부 비축유가 약 208일치 있다고 하더라도 실제 상황을 반영한 구체적인 수급 시나리오 마련이 필요하다고 요청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미국의 대(對)한국 관세 조치 가능성에 대응하기 위해 '한미 전략적 투자 관리를 위한 특별법(대미투자특별법)'을 조속히 처리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한정애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특별법 처리가 지연되면 미국이 특정 품목에 선별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이 있다"며 "반도체와 자동차, 의약품 등 주력 산업의 대미 수출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정태호 민주당 의원은 "현재 법안 심의가 약 3분의 2 정도 진행됐다"며 "12일 본회의 통과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금융시장에 대해서는 과도한 불안 심리를 경계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오기형 민주당 의원은 "유가 변동 폭에 비해 자본시장이 과도하게 반응한 측면이 있다"며 "재계와 정부, 정치권이 차분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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