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수정의 문화단상] 광화문에 울릴 BTS 아리랑, 위로와 도시의 품격
![[사진=빅히트뮤직]](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3/05/552779-26fvic8/20260305150149765jcqn.jpg)
새 정규 5집의 타이틀이 '아리랑(ARIRANG)'이라는 점은 꽤나 의미심장한 대목이다. 우리가 아는 '아리랑'은 단순히 슬픔의 노래가 아니다. 굽이굽이 눈물겨운 고개를 넘으면서도 기어이 다음 발걸음을 떼게 만드는, 우리네 끈질긴 생명력의 주제가다. 글로벌 팝의 최정상에 선 일곱 청년이 가장 뭉클한 한국적 정서를 정면으로 들고나온 것에서, 우리의 정서를 온전히 꺼내 보여도 세계가 공감할 것이라는 자신감이 느껴진다.
타이틀곡 '스윔(SWIM)'을 비롯한 수록곡들의 면면을 들여다 보면 이들이 왜 굳이 '원점'이자 '심장'인 광화문을 컴백 무대로 택했는지 고개가 끄덕여진다. 거친 파도를 억지로 거스르기보다 자기만의 속도로 유유히 헤엄쳐 가겠다는 다짐. 숨 가쁜 일상 속에서 방향을 잃은 채 일상을 버텨내는 우리 모두에게 건네는 단단한 연대의 메시지다. 각자의 공백기를 거쳐 완전체로 모이기까지의 과정을 억지스럽지 않게 하나의 앨범으로 꿰어낸 내공도 돋보인다.
문화·관광 산업의 시선에서 볼 때 이번 무대의 파급력은 단순한 '메가 이벤트' 그 이상이다. 넷플릭스가 전 세계 190여개 국에 생중계하는 단일 아티스트 사상 첫 시도다. 이는 곧 서울의 화려한 밤풍경과 에너지가 실시간으로 지구촌 수억 명의 안방 1열 스크린에 내걸린다는 뜻이다.
물론 도시가 감당해야 할 무게도 만만치 않다. 당일 광화문 일대에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인파만 최대 26만명. 과거 '다이너마이트'가 창출한 1조7000억원의 파급효과나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추산한 콘서트 1회당 1조2000억원의 경제 효과 같은 숫자보다, 지금 당장 중요한 것은 이 거대한 물리량을 서울이라는 도시가 어떻게 소화해 내느냐다. 상징적인 공간 안에서 거대한 열기를 안전하고 질서 있게 담아내는 디테일. 여기서 대한민국의 진짜 '문화적 체급'이 고스란히 드러날 터다.
게다가 이번 무대는 앨범 발매일인 3월 20일부터 4월 12일까지 이어지는 'BTS 더 시티 아리랑 서울' 프로젝트로 확장된다. 미디어 아트와 체험형 콘텐츠, 도시 경관을 활용한 조형물 설치까지 결합해 서울 전체를 글로벌 문화 관광의 한복판으로 탈바꿈시키겠다는 야심 찬 구상이다.
그간 주로 거대한 분노나 슬픔, 혹은 폭발적인 환희를 쏟아내는 뜨거운 용광로였던 광화문. 오는 21일 그곳에선 팍팍한 삶을 버텨내는 사람들의 어깨를 다독이는 다정한 찬가가 울려 퍼진다. '아리랑' 고개를 넘는 일이 늘 무겁기만 했던 것은 아니듯, 긴 쉼표를 지나온 일곱 청년의 무대 역시 묵직하면서도 따뜻한 진심을 담고 있을 테다.
무대가 끝난 뒤 텅 빈 광장에 남는 것은 결국 우리 사회의 문화적 성숙도일 것이다. BTS의 이번 귀환이 일회성 축제로 휘발될지, 아니면 일상을 관통하는 새로운 문화적 리듬으로 정착할지. 기분 좋은 긴장감과 설렘으로 그들의 찬란한 첫 음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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