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인사이드] 중수청·공소청법 놓고 與 지도부·법사위 충돌 조짐
검찰을 없애고 수사권을 갖는 중수청, 기소권을 갖는 공소청을 각각 만드는 법안을 놓고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와 법사위 소속 의원들이 이견을 보이고 있다. 앞서 1차 정부안에 민주당이 반발하면서 민주당 당론을 반영한 2차 정부안이 나왔다. 2차 정부안을 그대로 처리하려는 민주당 지도부와 달리 법사위 소속 의원들은 여전히 문제가 많다는 입장이다. 정치권에서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논란이 큰 사안을 무리 없이 처리하고 싶은 여당 지도부와 검찰 개혁을 강도 높게 요구하고 있는 법사위 강경파 의원들이 충돌할 가능성이 크다”는 말이 나온다.

지난 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여당 간사인 김용민 의원은 몇몇 기자들과 티타임을 갖고 전날 국무회의를 통과한 중수청·공소청법 정부안에 대해 조목조목 문제를 제기했다.
김 의원은 “검사의 준사법기관 지위와 우회적인 수사권을 확보할 가능성 등의 모순을 제거해야 한다”며 정부안대로 법이 통과되면 검사가 우회적으로 수사권을 확보할 ‘빈틈’이 한둘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공소청법상 검사의 겸임 규정에 대해서도 “검찰개혁에 역행하는 내용”이라며 “검찰이 사실상 법무부를 장악한 것”이라는 설명도 내놨다.
◇국무회의 통과한 중수청·공소청법에 법사위 반발
지난 3일 국무회의를 통과한 중수청·공소청법은 민주당이 지난달 22일 의원총회를 열고 당론을 채택한 안이다. 정부안을 놓고 여당 내에서 불만이 커지자 이미 한 차례 대폭 수정을 거치기도 했다.
새로 확정된 법을 보면 초안과 비교해 중수청 수사 범위를 기존 9대 범죄(부패, 경제, 공직자, 선거, 방위사업, 대형참사, 마약, 내란·외환 등 국가보호범죄, 사이버범죄)에서 공직자·선거·대형참사범죄를 제외한 6대 범죄로 축소했고, 인력체계도 수사관으로 일원화했다. 검사 징계 종류에 파면을 추가했고, 지휘 감독에 대한 이의제기에 불이익을 금지하는 조항도 만들었다.
하지만 김 의원을 비롯한 민주당 법사위 강경파 의원들은 새 정부안에 대해서도 손질을 예고하고 있다. 법사위 여당 의원들은 전날 당 지도부에 구체적으로 수정이 필요한 부분을 정리해서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은 “원내 지도부에서 아직 피드백을 받은 건 없다”면서 “이 법의 실효성을 가지고 개혁을 위한 조치가 필요한데 그걸 놓치고 가면 안 된다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법사위 여당 의원들은 다음 주 중에 공청회를 열고 정부안에 대해 본격적인 논의에 나설 계획이다. 현직 검사들을 직권면직하는 내용도 검토 중으로 전해진다.
김 의원은 “국가공무원법상 법령 폐지로 조직이 없어지면 직권면직하도록 돼 있다”며 “해당 주무부처 장관이 심의위원회를 열어서 해당 공직자에 대한 심사를 하고 심사 결과에 따라 새로 신설되는 기관이나 다른 기관으로 보내도록 정하고 있다. 이 원칙대로 할 것인지 아니면 부칙대로 갈 것인지 더 논의를 해봐야 한다”고 했다.
◇지도부는 “문제 없다” 정부안 고수 분위기
법사위 소속 여당 의원들이 반발하고 있지만, 민주당 지도부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한정애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정책조정회의에서 “국회에 제출된 중수청·공소청법은 장외 논의와 여론 수렴 등 심의를 거쳐 제시된 의견들이 반영된 것”이라며 “검찰 개혁 법안은 수사권과 기소권을 한 손에 쥐고 무도한 권력을 휘둘렀던 정치 검찰을 뿌리 뽑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법사위 반대 의견에도 불구하고 정부안을 일단 고수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하지만 법안 처리를 위해서는 강경파가 버티고 있는 법사위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정부안에 대한 손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법사위와 지도부는 이미 여러 차례 충돌한 바 있다. 최근에는 법왜곡죄(형법 개정안)를 놓고 위헌 소지가 있는 부분을 지도부가 직접 손질하기도 했다. 당시에도 김용민 의원은 강하게 반발한 바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민생에 집중하려는 지도부와 사법 개혁, 검찰 개혁을 이어가려는 법사위 강경파의 충돌이 계속되는 분위기”라며 “중수청·공소청법 처리를 예고한 3월 중에 불협화음이 터져나올 수도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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