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역백신 부족으로 집단감염 비상…“훈련소 장병 전원 접종 방침 바꿔 2차 미접종 2%만 우선접종”
질병청 “영유아기 2차 접종은 추가접종 불필요”
국방부, MMR 백신 전장병 대상 접종 지속 여부 결정

전 세계적으로 홍역이 재확산해 백신 수요 수급에 비상이 걸린, 군 장병 대상 MMR(홍역·볼거리·풍진) 백신 부족으로 군 훈련소 입소 장병 약 98%가 접종을 받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나 집단감염 등이 우려된다.
국방부는 최근 육군과 공군에 신병 입소 시 MMR 백신을 선별 접종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육군과 공군은 그간 입대 장병 모두에게 MMR 백신을 접종해왔는데, 우선 접종자를 선별해 이들에 대한 접종을 먼저 진행하라는 취지다.
5일 군 당국에 따르면 지난해 2월부터 5월까지 기존 지침에 따라 훈련소 입소 장병 전원을 대상으로 MMR 백신 접종 대상자는 약 5만3000명이었다. 하지만 백신 수급 부족으로 지침이 변경되면서 실제 접종 대상자는 1113명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약 5만1887명이 접종 대상에서 제외돼 기존 대비 접종 규모가 97.9% 감소한 셈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우리 군은 집단생활 특성상 홍역 등 감염병의 높은 전파력, 예방접종 이력 확인의 한계 및 국내외 유행가능성 등을 고려해 전 입소장병 대상 MMR 백신 접종을 유지해 왔다”고 필요성을 인정했다.
하지만 군 당국은 지난달부터 기존의 ‘훈련소 입소 장병 전원 접종’ 방침을 중단하고, 입대 전 2차 접종 이력이 없는 입소 장병을 대상으로 별 접종하도록 지침을 변경했다.
군 내부 통계상 입소 장병 가운데 MMR 백신 2차 접종을 완료하지 않은 비율은 약 2.1%다.
하지만 훈련소는 수천 명의 장병이 밀집 생활을 하는 환경인 만큼, 접종 규모가 급격히 줄어든 상황 자체가 방역 공백에 의한 집단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백신 수급 차질의 배경에는 방역당국의 가격 협상 문제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 제약업체가 질병관리청의 국가필수예방접종(NIP) 단가보다 41% 높은 가격을 요구하면서 조달 협상이 지연됐고, 조달청이 이를 수용하지 않으면서 군 공급 물량 확보에 차질이 빚어졌다는 것이다.
결국 군은 당장 필요한 백신을 확보하지 못해 접종 지침 자체를 바꾸는 지경에 이르렀다. 홍역은 전파력이 매우 강한 감염병으로 환자 1명이 같은 공간에 있을 경우 최대 100명 중 90명까지 감염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훈련소와 같은 밀집 환경에서는 집단 감염 위험이 특히 높은 편이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2025년 국내 홍역 환자는 총 78명으로, 이 가운데 74.4%가 19세 이상 성인이었다. 또 환자 가운데 43.6%는 과거 백신 접종력이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즉 접종을 했더라도 감염되는 ‘돌파 감염’이 적지 않다는 뜻이다.
특히 국내 홍역 환자의 감염 경로는 해외 유입이 70.5%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베트남 등 동남아 국가에서 유입된 사례가 많아 해외 활동이 많은 장병이나 해외 입국자를 통한 군내 유입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방부 관계자는 “재고 현황을 고려하여 MMR 2차 접종력이 없는 인원(2%)에게 우선접종 시행 중이며, 우선접종에 필요한 백신 재고량은 충분히 보유하고 있다”며 “2차 접종력이 있는 입소장병은 백신 보급 재개 시 자대배치후 부대에서 접종할 예정”이라며 “MMR은 국가예방접종사업으로 영유아기에 기본접종(2차)을 하며, 이후 평생 면역 획득돼 추가접종 불필요하다는 것이 질병청 지침”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2025년 하반기부터 질병청 예방접종 통합관리시스템 상의 MMR 접종이력을 군이 실시간으로 확인 가능해짐에 따라 2026년 예방접종심의위원회를 통해 MMR 백신의 전장병 대상 접종 지속 여부를 논의,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한기호 의원은 “군은 집단 생활을 하는 특성상 감염병 확산에 특히 취약하다”며 “백신 수급 문제로 접종 체계가 흔들리는 것은 군 전투력 유지 측면에서도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충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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