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주 소각 시대···기업들 ‘보유 전략’ 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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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주 소각을 원칙으로 하는 상법 3차 개정안이 지난달 국회를 통과하면서 기업들의 대응 전략도 갈리고 있다.
대기업을 중심으로 20조원에 육박하는 대규모 소각이 주를 이루고 있지만, 임직원 보상이나 투자 재원 확보 등을 이유로 자사주 보유 전략을 검토하는 기업들도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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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e=주재한 기자] 자사주 소각을 원칙으로 하는 상법 3차 개정안이 지난달 국회를 통과하면서 기업들의 대응 전략도 갈리고 있다. 대기업을 중심으로 20조원에 육박하는 대규모 소각이 주를 이루고 있지만, 임직원 보상이나 투자 재원 확보 등을 이유로 자사주 보유 전략을 검토하는 기업들도 늘고 있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 공시에 따르면 일부 기업들은 이번 정기 주총에서 자기주식 보유·처분 계획 승인을 안건으로 상정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삼성전자다. 삼성전자는 2026년 정기주주총회에서 '자기주식 보유 및 처분 계획 승인' 안건을 상정했다. 회사는 보통주 약 3915만주 규모의 자사주를 임직원 성과 보상이나 주식 기반 보상 제도 등에 활용할 계획이다. 해당 자사주를 2027년 정기주주총회 이전까지 임직원 보상 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승인받겠다는 것이다.
중견기업에서도 유사한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일진다이아몬드와 한국정보통신 역시 정기 주주총회에서 자기주식 보유·처분 계획 승인을 안건으로 올렸다.

◇ 전략적 보유 기업도 존재…M&A·경영권 변수
자사주 보유 전략이 임직원 보상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전략적 제휴, 인수합병(M&A) 등을 위해 상당한 규모의 자사주를 보유하고 있는 기업들의 법률 검토도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수인 법무법인 대륙아주 변호사는 "경영권 방어나 전략적 제휴, M&A 등을 위해 자사주를 보유해 온 기업 중에는 단기간에 이를 전부 소각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며 "이런 기업들이 보유·처분 계획 수립과 관련한 자문을 요청하는 사례가 실제로 존재한다"고 말했다.
주주 설득을 위해서는 재무적 근거도 필요하다. 자사주를 소각하지 않고 보유하거나 처분할 경우 기업가치 상승 효과가 더 크다는 점을 수치로 설명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변호사는 "외부 회계법인이나 투자은행 등을 통한 기업가치 평가보고서를 준비하고 자기자본이익률(ROE)이나 주당순이익(EPS) 변화에 대한 시나리오를 제시하는 방식의 자문이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동건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는 기업들이 가장 많이 묻는 실무적 쟁점으로 보유 계획 승인의 시점을 꼽았다. 그는 "기존 보유분은 일정 유예기간이 있기 때문에 단순히 보유를 계속하기 위해 당장 이번 주총에서 계획 승인을 받을 필요는 없는 경우도 있다"면서도 "다만 향후 임직원 보상이나 투자 재원 등으로 자사주를 처분할 가능성이 있다면 이번 주총에서 정관 근거를 마련하거나 처분 계획 승인을 받아 두는 것이 실무적으로 유리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회사의 현금 상황과 투자 계획 등 재무 여건이 뒷받침돼야 자사주 보유 논리를 주주들에게 설득력 있게 설명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자사주를 활용한 자금 조달 전략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이번 개정으로 자기주식을 기초자산으로 한 교환사채(EB) 발행이나 질권 설정이 금지됐기 때문이다. 강진구 법무법인 YK 기업솔루션그룹 그룹장은 "자사주 기반 교환사채 활용이 어려워지면서 전환사채(CB)나 신주인수권부사채(BW) 같은 메자닌 금융 활용이 다시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또한 자사주 보유 계획이 주주총회에서 부결될 경우 이사회 책임 논란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강 그룹장은 "이사회가 자사주 소각과 보유, 처분 방안을 충분히 검토했다는 기록을 남기고 필요하다면 외부 전문기관의 기업가치 평가보고서를 확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주주들과의 소통 과정을 충실히 기록하는 것도 향후 책임 논란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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