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시설 입소 한부모 절반이 '경계선 지능'…양육 사각지대 심각
[EBS 뉴스12]
지능지수가 장애와 비장애의 경계에 있는 '경계선 지능인'은 학습이나 사회 적응에 어려움을 겪지만, 각종 복지 정책에선 소외되는 경우가 많죠.
최근 한부모 가족 중 경계선 지능에 해당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데, 단순한 진단 검사 외에 이들을 위한 맞춤형 양육 지원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입니다.
박광주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리포트]
위기에 처한 미혼모들에게 주거와 자립을 지원하는 한 단체.
최근 4년간 이곳을 거쳐 간 20대 미혼모 10명 중 8명은 경계선 지능인으로 추정됩니다.
낮은 인지 능력은 때로 아이의 안전까지 위협합니다.
인터뷰: 유미숙 부대표 / 한국미혼모지원네트워크
"죽을 끓였어요. 근데 약 9개월짜리 아이가 엄마를 찾은 거예요. 그럼, 보통의 엄마들은 그냥 그 끓인 죽을 들고 가지는 않아요 뜨거우니까. 아이가 그 저기 죽 그릇에 손을 넣고 화상을 입었어요."
한부모 복지시설도 사정은 비슷합니다.
입소 시 실시하는 심리 검사에서 많은 경우 경계선 지능 판정이 나옵니다.
인터뷰: 배성희 원장 / 청주해오름마을
"(입소 가족의) 30% 정도는 경계선 지능으로 저희가 이제 검사를 마쳐 있는 상태고, 단순노동에 의존해야 한다거나 이런 문제들이 있고 그래서 이제 직업의 문제에 있어서도 사각지대에 있고 아동 양육에 있어서도 사각지대에 있고."
경계선 지능인은 지능지수(IQ)가 비장애인보다는 낮고 지적장애인보다는 높은 경계에 있는 이들을 말합니다.
서울시를 기준으로 2023년부터 3년 동안 한부모가족 복지시설 입소하면서 경계선 지능 진단을 하는 경우 해마다 절반 정도의 인원이 평균 점수보다 낮은 경계선 지능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경계선 지능 한부모의 경우, 장애인복지법상 장애인이 아니어서 성평등가족부의 검사비 지원 외엔 별다른 혜택이 없습니다.
금전이나 주거 지원을 넘어, 실제 아이를 키우고 돈을 관리하는 법을 가르쳐줄 밀착형 서비스가 시급합니다.
인터뷰: 허민숙 입법조사관 / 국회 입법조사처
"이 아이가 적당한 영양 공급과 그리고 어떤 발달을 이룰 수 있는 자극을 받는가 이런 것들을 초기에 적절하게 개입해서 한 명이 완성된 인간으로 성장할 수 있는 것을 지원하는 거 이것이 굉장히 필요합니다."
결국 법의 테두리 밖에 있는 경계선 지능인을 위해 별도의 권리보장법 제정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인터뷰: 서미화 국회의원 / 더불어민주당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는 사회적 과제입니다. 이를 위해서 최소한의 법적 지원 근거로 경계선 지능인 권리 보장법 제정이 필요하고요."
성평등가족부는 올해 예산에 경계선지능인 한부모 가족 대상 상담비와 치료비를 요구했지만, 진단비만 반영됐다면서, 내년에는 관련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계획입니다.
EBS 뉴스 박광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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