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직매립금지 공백 메우는 민간소각…직접 가보니
민간소각시설이 생활폐기물 처리 한 축으로

소각시설에서 흔히 떠올리는 냄새도 느껴지지 않았다. 주변 공기에는 폐기물 특유의 악취가 없었고, 대형 설비가 돌아가는 공간치고는 소음도 크지 않았다. ‘소각장’이라는 단어가 주는 선입견과는 다른 첫인상이었다.
시설 내부 저장동으로 들어가자 풍경은 급격히 바뀌었다. 아치형 철골 구조의 대형 공간 아래 생활폐기물과 산업폐기물이 산처럼 쌓여 있었다. 저장 피트는 건물 여러 층 높이에 달하는 깊이였고, 벽면 가까이까지 비닐·종이·플라스틱이 뒤섞인 더미가 층을 이뤘다.

크레인은 저장동에서 조작되는 게 아니라, 폐기물 저장 피트 상부 약 5층 높이에 위치한 제어실에서 원격으로 운전된다. 제어실 안에서는 운전자가 항만 크레인 기사처럼 조이스틱을 잡고 집게의 위치와 각도를 미세하게 조정하고 있었다. 유리창 아래로는 저장 피트가 한눈에 내려다보였다. 운전자는 현장과 모니터를 번갈아 보며 폐기물 성상과 적정 투입량을 맞춰 소각로로 보냈다.
폐기물이 소각로에 들어간 뒤부터는 공정 대부분이 자동화된다. 제어실 벽면에는 대형 모니터가 걸려 있었고, 화면에는 소각로 온도·보일러 압력·공기량·약품 주입량·배출가스 농도 등 운영 데이터가 실시간으로 떠 있었다. 특히 핵심은 ‘정상 운전 여부’를 한눈에 보여주는 공정 화면이었다. 설비가 가동 중인지, 어떤 구간에서 수치가 흔들리는지, 이상 징후가 있는지까지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게 구성돼 있었다.

이 시설은 하루 124t 규모의 폐기물 처리 능력을 갖췄다. 서울·인천·경기 등에서 발생한 생활폐기물을 연간 약 1만t가량 처리하고, 평균 처리 단가는 운반비를 포함해 t당 15만 원 선이다. 비용을 두고는 시각차가 존재한다. 조달청 나라장터 기준 민간소각 위탁 평균 단가가 t당 15만4998원 수준인 반면, 공공소각시설 평균 처리비는 14만 원 안팎으로 제시되는 경우가 많다. 다만 공공 처리비에는 소각 후 남는 소각재 처리비가 별도로 붙는 구조여서, 단순 단가 비교만으로 총비용을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민간의 경우 소각재 처리비가 계약 단가에 포함되는 사례가 많아 ‘비용 구조’ 자체가 다르다는 얘기다.
현장에서 강조된 또 다른 키워드는 ‘열 회수’였다. 소각 과정에서 발생한 열은 보일러를 거쳐 스팀으로 전환되고, 일부는 발전과 공정 운전에 활용된다. 남는 열은 열교환을 거쳐 인근 수요처에 공급되는 방식으로 쓰인다. 관계자는 “단순 소각이 아니라 자원회수 기능까지 수행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민간 위탁 확대에 따른 지역 부담과 환경 부담, 처리비 상승 가능성, ‘처리 거부’ 가능성 등을 우려한다. 반면 업계는 “산업폐기물을 주로 처리해 온 시설은 반입·보관·처리 기준과 오염물질 관리 요구가 더 엄격한 편”이라며 “공공시설과 동일하게 법정 방지시설과 측정·점검 체계를 적용받는다”고 설명한다. 또 정부의 폐기물 전 과정 관리시스템인 ‘올바로시스템’과 법령상 허가용량 관리로 과다 소각 역시 구조적으로 제한된다는 점을 함께 강조한다.
직매립 금지 시행 이후 민간소각시설을 둘러싼 우려도 적지 않지만, 현장에서 확인한 운영 모습은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었다. 공공 소각시설 확충이 지연되는 상황에서 민간소각시설이 향후 생활폐기물 처리의 한 축을 담당할 수밖에 없다는 현실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