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문만 ‘17쪽’, 군 상관 모욕에 각종 부조리 20대 ‘실형’

김찬우 기자 2026. 3. 5.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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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역 10월 선고, 합의 가능성에 법정구속 피해

군 생활 중 상관을 모욕하고 각종 부조리를 저지른 20대가 전역 이후 실형에 처해졌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제주지방법원 형사2단독(배구민 부장)은 상관모욕, 위력행사 가혹행위, 폭행, 특수폭행, 모욕, 강요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A씨에게 징역 10월을 선고했다. 

다만 합의 가능성을 이유로 법정구속은 시키지 않았으며, 폭행과 모욕 중 일부 공소사실은 피해자들이 처벌불원서를 제출하면서 기각했다. 관련해 A씨와 검사 모두 항소했다.

A씨는 2023년 1월 2일 육군 모 부대로 전입, 근무하며 이때쯤부터 2024년 초까지 같은 부대 장교와 간부, 병사 등을 상대로 모욕하고 폭행하는 등 혐의를 받는다. 

상관모욕 관련 A씨는 같은 해 6월부터 2024년 1월까지 상관인 피해자 12명을 상대로 신체를 언급하며 성희롱 발언을 내뱉는 등 모두 46회에 걸쳐 모욕했다. 

또 방탄헬멧 성능이 궁금하다는 이유로 "너가 한번 맞아봐라"라고 말하며 피해자의 머리를 때리고 '착하게 살자'라고 쓴 각목으로 엉덩이를 수회 폭행하는 등 피해자 3명을 폭행했다.

국군도수체조를 잘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폭행하기도 했으며, 자신의 질문에 대한 답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때리기도 했다. 족구를 하러 나오지 않는다는 이유도 있었다. 

이어 자신의 지시를 거절하기 어려운 후임을 상대로 "재밌는 이야기가 나올 때까지 잠 못 잔다"거나 "자장가 좀 불러봐"라고 말하는 등 잠을 자지 못하게 했다. 

불침번 근무가 끝날 때까지 자지 말고 기다리라고 하기도 했으며, 피해자가 이를 거절하자 10분에 한 번씩 찾아가 왜 아직도 안 자느냐며 욕설하는 등 약 2시간 동안 못 자게 했다.

이 밖에도 피해자 신체를 비하하며 모욕하고 말을 듣지 않으면 어떤 위해를 가할 것 같은 태도를 보이면서 자신의 명령을 따르도록 시키는 등 여러 명의 피해자에게 협박으로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했다. 

이날 재판부는 "판결문이 17쪽에 달할 정도로 범행 횟수가 많다"고 꼬집었다. 

재판부는 "이 사건 전까지 아무 형사처벌 전력이 없고 뒤늦게나마 잘못을 인정하는 점, 일부 피해자들이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등은 유리한 정상"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각 범행 횟수와 피해자가 많아 죄질이 무겁고 상당수로부터 용서를 받지 못했다"며 "특히 하급자에 대한 범행은 폐쇄된 장소인 군 내부에서 저지른 것으로 죄질이 좋지 않아 상당한 비난을 받을만한 행위"라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불리한 정상을 고려할 때 집행유예를 선고해야 하나 싶어 실형을 선고한다"며 "항소심 판결이 다를 수 있고 합의 가능성이 있으니 법정구속은 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