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군사작전에 세계가 경악했다”…이란, 가짜 뉴스로 국제 여론전

변덕호 매경 디지털뉴스룸 기자(ddoku120@mk.co.kr) 2026. 3. 5.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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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AI 통해 선전 나선 이란 매체
대반격했다지만 실제 피해는 일부
미·이스라엘, 반박·차단 총력대응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공습 후 연기가 치솟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4일(현지시각) 이란 관영 방송과 친이란 소셜미디어 계정에서 이스라엘과 미국의 공격에 맞서 이란이 굳건히 버티고 있다는 메시지가 대대적으로 확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란은 사실과 허구를 뒤섞은 정보전에 인공지능(AI)까지 적극 활용하고 있다. 미사일이 텔아비브 등 이스라엘 주요 도시를 초토화하고, 전투기가 미국 항공모함을 격파했으며, 중동 미군 기지에서 수백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는 주장들이 대표적이다.

이 같은 메시지는 이란이 전세를 유리하게 이끌고 있다는 인식을 강조하려는 목적이지만, 실제로는 일부 피해만 발생했을 뿐 ‘대반격’ 수준의 타격은 확인되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전쟁 상황에서 선전 활동은 일반적이지만, 최근에는 소셜미디어와 AI 기술 결합으로 영향력 공작이 한층 강화된 모습이다. 이란 역시 이를 적극 활용하며 국제 여론전을 펼치고 있다.

이에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란의 주장 확산을 차단하고 반박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이란 국영 방송 시설을 타격했고, 양국은 피해 상황을 제한적으로 공개하며 정보 확산을 통제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이란이 테헤란 포격에 대한 반격으로 미사일로 바레인에 있는 미군 기지를 공격하는 모습. [X]
이란 내부에서는 인터넷이 차단된 상태로, 선전의 주요 대상은 국제사회다. 페르시아어·아랍어·영어로 발신되는 공식 메시지는 반격 성과를 과장하는 데 집중돼 있다.

한 이란 고위 당국자는 국영 TV에서 “광범위하고 성공적인 작전”을 벌여 “모든 군사 전문가들을 경악하게 했다”고 주장했다.

또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국회의장은 “역량의 일부만 사용했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친이란 매체들도 가세했다. 테헤란 타임스는 카타르 주둔 미군 레이더 기지 파괴를 주장했고, 타스님 통신은 AI로 조작한 이미지와 함께 전투기 격추 등을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미군은 해당 전투기 격추를 “명백한 아군 오인 사격”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이란 국영 TV는 “오인 사격이라고 해도 이란의 공격 결과”라고 주장했다.

미 공군의 전략폭격기 B-1B 랜서가 투입돼 이란으로 향하는 모습. [미 중부사령부 X]
이란은 또 공습 피해 사진을 확산하며 외부 압박에도 정권이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내고 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평화적 권력 이양’ 가능성을 의식한 대응으로 해석된다.

미국 민주주의 지원단체 DAWN의 오미드 메마리안 연구원은 “미국인이나 이스라엘인들에게 우리를 공격한다고 해서 은쟁반에 권력을 올려 넘겨주지는 않는다. 피를 부르고 큰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는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란 군은 미군 560명의 사상자를 주장했지만, 미국 국방부는 전사자가 6명이라고 밝혔다.

이란의 주장은 러시아 국영 통신 타스 통신 등을 통해 확산됐고, 다수 소셜미디어 계정이 동일 메시지를 반복적으로 공유하며 증폭시켰다. 일부 계정은 기존 오락 콘텐츠에서 선전용 계정으로 전환된 것으로 분석된다.

이 과정에서 허위 영상과 이미지도 대거 유포됐다. 바레인 고층 건물 화재, 사우디 주재 미국 대사관 공격 등은 모두 AI로 생성되거나 과거 영상이 재활용된 사례다.

우크라이나 중남부 비니차주(州) 칼리노프카 인근 탄약고에서 지난 2017년 9월 화재에 따른 폭발이 발생, 불기둥과 연기가 치솟고 있는 모습. 이 장면을 이스라엘 핵시설 폭발이라고 이란은 주장했다. [EPA = 연합뉴스]
또 이스라엘 핵시설 폭발 영상은 2017년 우크라이나 탄약고 화재 장면이며, 두바이 CIA 건물 화재 영상 역시 과거 다른 도시에서 발생한 사고 영상으로 확인됐다.

메마리안은 “이란의 사이버 조직이 이토록 많은 인공지능 관련 콘텐츠를 생산하는 사실이 놀라울 정도”라고 말했다.

친이란 계정들은 이스라엘과 미국 고위 인사 사망설, 군인들이 눈물을 흘리는 장면 등 근거 없는 주장도 확산시키고 있다. 게시물을 복사·재배포하는 방식으로 허위 정보가 빠르게 퍼지는 구조다.

미국도 적극 대응에 나섰다. 이란이 USS Abraham Lincoln 항공모함이 미사일 공격으로 파괴됐다고 주장하자, 미 중부사령부는 “링컨은 피격되지 않았다. 발사된 미사일들은 근처에도 오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AI 기술 발전으로 전쟁 당사자들은 사실처럼 보이는 콘텐츠를 빠르게 생산·유포할 수 있게 됐다. 이로 인해 실제 전황을 둘러싼 혼란도 더욱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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