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존, 골프코스 저작권 침해” 거세지는 후폭풍

류시환 2026. 3. 5.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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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의 “골프존, 골프코스 저작권 침해” 판결로 스크린골프 시장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사진_골프존
[류시환 마니아타임즈-골프이슈 기자] “골프코스는 설계가의 고유 창작물이다.” 국내외 골프코스 설계사들이 골프존을 상대로 제기한 ‘골프코스 저작권 침해 금지 및 손해배상 소송’에서 대법원이 설계사들의 손을 들어줬다. 대법원의 판결이 거대한 폭풍을 몰고 올 것으로 보인다.

싸움의 시작
2018년 5월, 국내외 골프코스 설계사들이 연합해서 골프존을 상대로 약 307억 원의 저작권 침해 금지 및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골프코스의 설계도면은 설계자의 창조적 개성이 반영된 창작물이며, 골프존이 허가 없이 스크린골프 시뮬레이션용 영상으로 구현했다”라는 주장이었다.

골프존은 “골프코스는 골프 경기 규칙과 국제적 기준, 부지 지형, 이용자 편의와 안전 같은 기능적 제약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지, 저작권으로 보호받을 창작물이 아니”라고 맞섰다.
2018년 5월 지루한 소송이 시작됐다. 사진_픽사베이
1심 ‘창작성 인정’
2021년 12월, 서울중앙지방법원이 골프코스 설계사와 골프존의 첫 번째 다툼을 다뤘다. 재판부는 창작성이 인정된다며 설계사 측 손을 들어줬다. 일부 승소였지만 골프코스의 창작성이 인정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재판부는 골프코스가 인간의 사상과 감정이 표현된 결과물이라고 봤다. “설계자가 이용자, 즉 골퍼가 코스를 공략하며 느끼는 재미와 난이도, 그리고 경험하게 될 풍경까지 고려해 설계한다면, 그 과정에서 설계자의 창조적 개성이 드러난다. 골프존이 실제 코스를 거의 그대로 재현해 스크린골프 영상으로 만든 행위는 명백한 저작권 침해”라고 판단했다. 골프존은 항소했다.

2심 ‘기능적 결과물’

2024년 2월, 서울고등법원이 2심 판결을 맡았다. 재판부는 골프코스 설계의 현실에 집중했다. 골프 규칙, 국제적 기준, 이용자의 안전과 편의, 골프장의 운영 용이성, 부지의 지형, 홀의 수 등 다양한 제약이 골프코스 설계에 작용한다는 점이다.

“개별 홀의 그린 형태, 배치, 조합이 다른 홀과 다르다 해도, 그것은 난이도와 재미, 전략 같은 기능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선택일 뿐이다. 다시 말해, 차별성이 기능을 위한 것이지 창작의 영역에 들어서지 못한다. 따라서 골프코스는 건축저작물로서 창작성이 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2심 재판부는 골프존의 손을 들었다.
대법원의 마지막 판단은 "골프존의 저작권 침해"였다. 사진_류시환
대법원 ‘제약 속에도 표현은 존재’
2026년 2월 26일, 대법원이 다툼을 다뤘다. 대법원은 “골프 코스 설계자는 골프 규칙에 따른 제한이나 조성 부지의 지형에 다른 제약 등을 고려하면서도 골프코스를 이루는 여러 구성 요소를 다양하게 선택·배치·조합하는 등으로 다른 골프코스나 개별 홀과는 구별되도록 창조적 개성을 발휘해 골프코스를 설계할 수 있다”라고 판단했다.

즉 “각 골프 코스는 창작자의 독자적인 표현을 담고 있어 기존의 골프코스와 구별되는 창조적 개성을 가진다고 볼 여지가 있다”라고 판결했다. 골프코스 설계사의 승소였다.

설계사 “어려운 길... 끝까지 걸을 것”
대법원의 판결 후 설계사들은 잔칫집 분위기이다. 자신들의 고유 창작물 권리를 인정받았다는 점에 기뻤다. 다시 법정 다툼이 이어지겠지만 끝까지 권리를 주장한다는 입장이다.
골프존 스크린골프. 사진_류시환
오렌지골프디자인의 이현강 대표는 “2015년 4월 골프존 저작권팀과 골프코스 설계 저작권 라이선스를 놓고 협상을 시작했다. 이후 2년 동안 진행된 협상이 결렬되면서 소송이 시작됐다. 1심, 2심 판결로 희비가 갈렸는데 대법원의 판결로 오랜 다툼이 정리됐다. 이어서 법정 다툼을 벌이겠지만 대법원의 판결로 여러 설계사가 연대해 대응할 수 있게 됐다”라고 소송 결과를 평가했다.
또 “대표적인 골프코스 28개가 소송 대상이었는데 앞으로 숫자가 늘어나고 소송 규모가 커질 수 있다. 지루한 법정 다툼보다 서로의 입장을 존중하며 발전적인 결과를 찾는 게 현명할 수 있다. 소송보다는 원만한 합의를 원한다”라고 골프존과 협상 가능성을 열어뒀다.
대법원 판결 후 소송 대상 코스 28개의 서비스가 중단됐다. 사진_류시환
골프존, 28개 코스 서비스 중단
대법원 판결은 우리나라 스크린골프 시장에 많은 변화를 불러올 전망이다. 가장 큰 변화는 스크린골프의 코스 서비스이다. 골프코스 설계사에 코스 이용 로열티를 지급하면 비용 상승을 부를 수 있다. 비용이 스크린골프 이용료에 더해질 가능성도 있다는 의미이다.
어느 골프존 스크린골프 가맹점주는 “소송 결과와 관련해서 골프존 측의 구체적인 입장을 확인하지 못했다. 그런데 골프코스 사용에 제약이 생기거나, 로열티 지급에 따른 비용이 이용료에 포함될 수 있다는 이야기가 점주들 사이에서 돌고 있다. 최근 스크린골프 이용객이 줄어들어서 힘든데 소송 결과까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라고 우려했다.
골프존 스크린골프 점주들이 경영난을 우려하고 있다. 사진_류시환
비용 부담은 서비스 코스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2025년 말 기준으로 골프존이 서비스하는 골프코스는 국내 393개, 해외 39개, 가상 코스 41개이다. 이 가운데 소송 대상이 된 28개가 대법원 판결 후 골프존 스크린골프 코스 리스트에서 빠졌다. 향후 로열티 문제가 불거진다면 실제 코스의 서비스가 더욱더 줄어들 수 있다.
이와 관련해서 골프존 측에 공식 입장과 코스 서비스 변화 가능성을 물었다. 골프존 그룹 관계자는 “대법원 판결은 각 골프코스 별 창작성 여부에 대한 추가 심리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사건을 파기환송한 것”이라며 “향후 적극적인 법적 대응을 통해 창작성 등 소송 쟁점에 대해 판단을 받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카카오 VX, SG골프 등 여러 스크린골프 회사도 타격이 예상된다. 사진_카카오 VX
혼돈 속 스크린골프 시장
한편 골프존 외 경쟁 스크린골프 업체도 분주하다. 카카오VX, SG골프 등도 골프존과 비슷한 형태로 코스 서비스를 해왔다. 소송, 로열티 협상 불똥이 튄다면 골프존과 비슷한 문제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이현강 대표는 “골프존의 저작권 침해 판결은 다른 스크린골프 업체도 똑같이 적용될 것이다. 앞으로 소송 대상이 더욱더 확대될 것”이라고 밝혔다.

골프코스 설계에 저작권이 인정되며 우리나라 스크린골프 시장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고유 창작물에 대한 저작권을 인정해 달라”는 작은 외침에서 시작된 바람은 어느새 강력한 태풍으로 변했다. 골프존과 골프코스 설계사의 소송에서 시작된 다툼이 우리나라 스크린골프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류시환 기자 soonsoo8790@nate.com

*<마니아타임즈>와 <골프이슈>의 콘텐츠 제휴 기사입니다.

[류시환 마니아타임즈-골프이슈 기자 / soonsoo8790@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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