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과 추억 담긴 앨범속 사진들… 인생은 이렇게 흘러간다[그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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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서재에 나란히 꽂혀 있는 앨범을 모두 꺼냈다.
먼지가 뽀얗게 쌓인 앨범을 꺼내 들고 첫 장을 넘기며 수십 년 전의 사진을 들여다보곤 잠시 지난날의 추억에 잠겨 옛날을 생각해 본다.
그리움과 추억 속에서 앨범 속 사진들을 떼어내고 다시 붙이고 정리해 한 권의 앨범으로 만들어 놨다.
인생 끝자락에서 앨범정리를 하며 지나온 나날에 대한 그리움이 밀려오고 만감이 교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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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서재에 나란히 꽂혀 있는 앨범을 모두 꺼냈다. 오랫동안 정리해야겠다고 생각해 온 일이다.
꺼내 든 앨범들은 이미 누렇게 변색돼 있었다. 먼지가 뽀얗게 쌓여 있어서 마치 늙어 버린 지금 나의 모습처럼 변해 있었다. 나는 몇 년 전부터 이 많은 사진을 정리할 생각이었지만 오늘에야 큰마음을 먹고 정리할 생각이다.
먼지가 뽀얗게 쌓인 앨범을 꺼내 들고 첫 장을 넘기며 수십 년 전의 사진을 들여다보곤 잠시 지난날의 추억에 잠겨 옛날을 생각해 본다.
10대는 청순하고 귀여웠던 모습과 함께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사춘기 시절인데, 어디론가 떠나고 싶고 이유 없이 반항하거나 불안하고 부모 말을 잘 안 듣고, 여름밤 하늘 총총히 떠 있는 별들을 보며 미지의 세계를 그리워하고 동경하던 시절이다.
20대 때는 단정하고 예의 바른 숙녀가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하여 가꾸고 배우고 노력하고 자존심을 내세우기도 했다. 혹시나 백마 탄 왕자님이 나를 찾아줄까 기다리며 요조숙녀로 시간을 보내던 꽃다운 시절.
30대 때는 두 아이의 엄마가 되고 남편의 유학생활로 외국에서 힘든 시간을 보냈다. 고생 속에 낙이 있듯이 시간만 나면 가족여행을 많이 했던 행복한 시절이다.
40대는 내 인생의 황금기라고 할까. 남편은 학위를 받고 모교에 부임해 후배들을 가르치고, 난 두 아이의 엄마로서 아내로서 현모양처로 만족했던 시절.
50대에는 하늘이 무너진다는 말을 절감했다. 학문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왕성하게 활동하던 남편이 갑자기 세상을 떠난 것이다. 두 아이와 나, 우리는 이렇게 한순간에 슬픔과 함께 남겨졌다. 내 인생에서 가장 힘들고 고통스러운 시절이었다.
60대엔 두 아이가 어느덧 성인이 돼 결혼을 하게 됐다. 새로운 식구, 사위를 맞이해 손자·손녀가 생긴 할머니의 시절.
70대 때는 모든 것에 시작과 끝이 있듯이 내 인생도 서서히 끝자락으로 다가가고 있음을 느꼈다. 시간이 있을 때마다 친구들을 만났다. 따스한 차 한잔을 마시며 담소도 나누고 여행도 하고 건강관리도 하며 여유 있는 시간을 보냈다.
80대 때는 이마의 주름과 함께 늙어 가는 현재 나의 모습. 기억력도 차츰 없어지고 걸음걸이도 느려지고 순발력도 없어지며 청력도 약해지고…. 늙으면 누구나 다 똑같이 되는 모양이다.
그리움과 추억 속에서 앨범 속 사진들을 떼어내고 다시 붙이고 정리해 한 권의 앨범으로 만들어 놨다. 혹시라도 이다음에 가족들이 내가 보고 싶을 때가 있을까 해서 만들어 놓은 것이다. 버려진 사진들, 아니 내 모습들이 쓰레기봉투를 가득 채웠다.
언젠가는 해야 할 일이 드디어 끝난 것이다. 마음이 후련하고 착잡하다. 인생은 이렇게 흘러가고 누구에게나 주어진 시간은 있는 것이다.
인간은 추억을 먹고 산다고 했던가. 인생 끝자락에서 앨범정리를 하며 지나온 나날에 대한 그리움이 밀려오고 만감이 교차했다. 이제 남은 시간이 얼마나 될지 모르지만, 건강하게 즐겁게 행복하게 살 것이라 마음먹으며 정리한 한 권의 앨범을 다시 꽂아 놓는다.
홍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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