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약 빅뱅②] ‘2030년 250조 시장’ 빅매치…한미·대웅·셀트리온 ‘총출동’

임서아 기자 2026. 3. 5.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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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 빼는 약’서 ‘필수 치료제’로…비만약 위상 변화
주사제·경구제·패치…각기 다른 전략으로 승부
체중 감량률 넘어 ‘지속성·안전성’ 중요 포인트
챗GPT 생성이미지./출처=오픈AI

전 세계가 '비만과의 전쟁'에 돌입하면서 비만치료제 시장이 제약바이오 산업의 최대 격전지로 떠올랐다. 글로벌 빅파마(거대 제약사)는 물론 국내 주요 제약바이오 기업들까지 신약과 제네릭(복제약) 개발에 속도를 내며 시장 선점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비만치료제는 과거 단순한 체중 감량 보조제 수준을 넘어 당뇨, 심혈관질환 등 각종 합병증을 예방하고 장기적인 의료비 부담을 줄이기 위한 필수 치료제로 인식되고 있어 시장의 성장 속도와 전략적 중요성도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커졌다.

4일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전 세계 성인 인구 중 과체중 비율은 1990년대 약 25% 수준에서 최근 40%를 넘어섰다. 비만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비용 역시 급격히 증가하면서 각국 정부와 의료계도 적극적인 치료 개입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시장 전망은 더욱 가파르다. 시장조사기관 글로벌데이터는 오는 2031년 전 세계 비만치료제 시장 규모가 약 1735억 달러(약 243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바이오협회 역시 식욕 억제 호르몬인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을 기반으로 한 비만치료제 시장이 2030년까지 연평균 20% 이상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대웅테라퓨틱스가 개발한 마이크로니들 패치/출처=대웅제약

◆한미·대웅·셀트리온 '3사 3색' 전략

GLP-1 계열 약물은 식욕 억제와 혈당 조절 효과를 동시에 갖추며 비만과 당뇨 치료의 '게임 체인저'로 자리 잡았다. 최근에는 체중 감량 효과를 극대화한 다중 작용제, 복용 편의성을 높인 경구제·패치형 제형까지 개발 경쟁이 확산되는 모습이다.

현재 국내에서 비만치료제 개발 속도가 가장 빠른 기업은 한미약품이다. 한미약품은 비만 신약 프로젝트 'H.O.P(Hanmi Obesity Pipeline)'를 통해 다수의 파이프라인을 확보하며 상용화를 가시권에 두고 있다.

선두 주자인 '에페글레나타이드'는 올해 하반기 상용화가 기대된다. 이와 함께 차세대 삼중작용제(HM15275)와 세계 최초 근육 증가 비만치료제(HM17321) 개발도 병행 중이다. 상용화 목표 시점은 각각 2030년과 2031년이다.

특히 HM15275는 미국 임상 2상에 진입해 36주 장기 투여 시 체중 25% 이상 감량과 제지방 개선 효과를 검증하고 있다. 단순 체중 감소를 넘어 '근 손실 최소화'를 핵심 차별화 전략으로 내세운 점이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대웅제약은 GLP-1 계열 약물을 마이크로니들 패치에 접목하는 방식으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현재 세마글루타이드 기반 패치의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며 감량 이후 체중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유지요법'까지 적응증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마이크로니들 기술은 상업화 난도가 높았지만 대웅제약은 무균 제조 공정을 통해 안정성을 확보했다. 주 1회 부착만으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도록 설계한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출처=픽사베이]

셀트리온은 '투트랙 전략'을 선택했다. 4중 작용 주사제(CT-G32)와 다중 작용 경구제를 동시에 개발 중이다. CT-G32는 기존 2중·3중 작용제를 넘어 4개 타깃에 동시에 작용하는 '퍼스트 인 클래스' 신약을 목표로 한다.

◆하반기 국산 신약 상륙…플랫폼 경쟁으로 진화

중견 제약사들의 행보도 빨라지고 있다.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은 서울대 기술지주와 합작 설립한 유엔에스바이오와 함께 비만치료제 밸류체인 구축에 나섰다.

서울대학교 약학대학 연구진과 협력해 펩타이드가 아닌 소분자 GLP-1 기반 경구 신약을 개발 중이며 올해 최종 후보물질 선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상업화와 생산·판매는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이 맡는다.

삼천당제약은 유럽 글로벌 제약사와 협력해 경구용 GLP-1 세마글루타이드 복제약의 유럽 11개국 독점 판매·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유럽 시장을 교두보로 글로벌 확장을 추진한다는 전략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변곡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며 "비만치료제는 이제 단순히 살을 빼는 약이 아니라 장기 복용 편의성, 근육 보존, 감량 후 유지요법까지 아우르는 플랫폼 경쟁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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