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밀착 北·이란 공습 美…“트럼프·김정은 다시 마주앉기 어려워”

김유승 기자 2026. 3. 5. 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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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세 등 野 의원들 ‘북미대화 개최 가능성’ 주제 토론회
트럼프 이달 말 방중에도…전문가들 “북미대화 가능성 적어”
“北은 러와 밀착, 美는 이란에 온신경…대화 유인 적어”
“北 ‘핵보유국 인정’ vs 美 ‘조건 없는 만남’…요구 조건도 평행선”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018년 6월 12일(현지 시간) 싱가포르에서 열린 사상 첫 북미 정상회담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이달 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국 방문을 계기로 북미 대화가 성사될지 관심이 모아지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만남이 성사될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안보 전문가들의 분석이 나왔다. 북한이 러시아와의 밀착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미국과 안보 협상을 벌일 유인이 크지 않을 뿐만 아니라, 북한의 핵 문제를 우선순위에 두고 있지 않은 미국도 성과를 도출하기 어려운 북미 대화에 나설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5일 정치권에 따르면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 등 야권이 주도하는 국회 모임인 ‘북한 그리고 통일’은 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북미대화 개최 가능성’을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토론회에는 김숙 전 유엔대사(보다나은미래를위한 반기문재단 상임이사), 차두현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 태영호 전 국민의힘 의원, 안정식 동국대 북한학과 대우교수 등이 참석했다.

첫 토론자로 나선 김 전 대사는 “올해 북미대화가 성사될 가능성에 대해 비관적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김 전 대사는 “현재 북미회담 성사의 열쇠는 북한이 쥐고 있지만 북한의 입장에서 보면 트럼프 대통령과 굳이 핵 문제를 논의할 만한 매력적인 요인이 없다”며 “북한이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와의 경제·군사적 결속을 강화한 상태인 만큼 북미 대화의 절박성이 떨어진다”고 봤다.

그는 미국이 북한을 핵 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도 정상회담 가능성을 낮게 보는 이유로 소개했다. 앞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당대회 직후 “미국이 우리 헌법에 명기된 우리 국가의 현 지위를 존중하며 대조선 적대시 정책을 철회한다면 우리도 미국과 좋게 지내지 못할 이유가 없다”며 사실상 미국에 핵보유국 지위 인정을 요구한 바 있다. 김 전 대사는 “미국은 최근 이란 공습을 통해 이란의 핵무기 보유를 절대 용납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였다”며 “이란에 대한 핵 불용 원칙이 북한에 있어 180도 달라질 수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김 전 대사는 그러면서 “미국의 입장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의 만남을 통해 당장 얻을 수 있는 전략적 이익도 현재 불분명하다”며 “최소 이란 사태와 우크라이나 전쟁 등 미국의 안보 우선순위에 있는 전쟁들이 해소돼야 북한 관련 의제에 관심을 보일 것”이라고 했다.

차 부원장도 “미국의 입장에서 북미대화는 우선순위가 낮아 굳이 북한과의 대화에 매달릴 동기가 굉장히 부족하다”며 북미 정상회담 성사 가능성을 낮게 봤다. 그는 “미국 유권자들은 미국 사회 내에 다수 존재하는 무슬림을 떠올리며 테러와 이슬람, 그리고 그 배후에 있을 법한 이란을 북한보다 훨씬 중요한 안보 문제로 인식한다”며 “더군다나 미국이 북한에 비핵화를 양보하면서까지 협상을 시도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강조했다.

태 전 의원도 “현재 북미 정상회담과 관련한 미국과 북한의 입장이 완전히 대치된다”며”김정은은 미국이 대북 적대시 정책을 철회할 것, 즉 핵보유국으로 인정해달라고 하고 있고, 미국은 조건부없이 만나자는 입장인데, 결국은 서로 다른 조건을 내세우는 것이다. 이런 차이 때문에 양측 정상이 마주앉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안 교수는 “북미 정상회담 성사를 낙관적으로 보는 것은 아니지만 가능성은 충분히 열어둘 수 있다”며 “지난 2019년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미 정상 간 만남처럼 실질적 성과를 기대하지 않는 이벤트성 만남은 성사될 수 있다”고 봤다.

안 교수는 “북한의 입장에서도 미국 역사상 다시 나오기 힘든 트럼프 대통령이 재집권한 것은 호재일 텐데 이 시기에 아무것도 안 하고 넘기는 것은 아쉬운 일일 수 있다”며 “이벤트성 만남은 북미 정상이 성과에 대한 부담 없이 국내적으로도 활용이 가능한 만큼 가능한 시나리오”라고 했다.

김유승 기자 ky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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