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막힘 ‘1~2분 컷’의 함정…비충혈제거 나잘스프레이

최재경 기자 2026. 3. 5. 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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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시메타졸린·자일로메타졸린 "효과는 확실,  ‘횟수·기간’ 중요"
일반의약품 안전성 사각지대 진단⑨비충혈 제거 스프레이

일반의약품 안전성 사각지대 진단

'안전하다', '가볍다', '누구나 먹는다'는 인식 뒤에는 우리가 애써 외면해 온 현실이 있다. 일반의약품(OTC)은 처방전 없이 쉽게 구할 수 있지만, 그만큼 부작용과 오남용의 위험도 가까이에 있다. 감기약 한 알, 진통제 한 포가 누군가에겐 중대한 부작용의 시작이 되기도 한다.

이번 기획은 'OTC 부작용은 사소하다'는 편견을 걷어내고, 실제 약국 현장에서 포착된 사례와 데이터를 통해 일반의약품의 안전망이 어디까지 작동하고 있는지를 점검한다. 소비자 인식, 제도적 허점, 약사의 대응 현장을 교차해 보여줌으로써 '안전한 약 사용'의 새로운 기준을 묻는다.-편집자주

글 싣는 순서

①해열제 ②NSAIDs 소염진통제 ③변비약 ④감기약 ⑤탈모약 미녹시딜 ⑥트리메부틴 ⑦스코폴라민 패치 ⑧테르비나핀(무좀약) ⑨비충혈 제거 스프레이
그래픽 by 주혜성 기자.

환절기만 되면 비염·감기 증상이 겹치며 이비인후과와 소아과 대기줄이 길어진다. 약국에서도 "코가 안 통해서 잠을 못 잔다"며 비충혈제거 나잘스프레이를 찾는 환자가 늘어난다.

문제는 이 제품들이 '바로 뚫리는' 체감 효과만큼이나, 사용법을 놓치면 오히려 코막힘을 악화시키는 역설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짧은 기간에 정확히 쓰면 도움이 되지만, 반복·과다 사용 시 약물유발성 비염(반동성 비염)으로 이어질 수 있어 일반의약품영역에서 안전관리 공백이 발생하기 쉽다.

비충혈완화제(비충혈제거제)로 분류되는 나잘스프레이의 대표 성분은 '자일로메타졸린', '옥시메타졸린(또는 나파졸린)'이다.

이들 성분은 비점막 혈관의 교감신경 α-아드레날린성 수용체를 자극해 혈관을 수축시키고, 부어 있는 점막을 가라앉혀 코막힘·콧물 증상을 빠르게 완화한다. 효과가 큰 만큼 "얼마나, 얼마나 오래" 사용하느냐가 안전을 좌우한다.

옥시메타졸린 vs 자일로메타졸린, 차이는 '발현·지속시간'

약국 현장에서 가장 자주 비교되는 두 성분은 자일로메타졸린과 옥시메타졸린이다. 두 성분 모두 코막힘 개선 효과는 뚜렷하지만, 환자 체감에 영향을 주는 요소는 발현시간·작용 지속시간이다.

자일로메타졸린 성분은 보통 5~10분 내 작용, 약 10시간 지속하고, 옥시메타졸린 성분은 1~2분 내 빠른 작용, 약 12시간 지속한다. 

즉, "더 빨리, 더 오래"를 기대하는 소비자 선택은 옥시메타졸린으로 쏠리기 쉽다. 그러나 여기서부터가 사각지대다. 효과가 오래 간다는 인식이 "하루 종일 써도 되나?" "막히면 또 뿌려도 되나?"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비충혈제거 나잘스프레이는 적용 간격을 10~12시간으로 두고, 24시간 2회를 넘지 않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하지만 환절기 코막힘은 낮과 밤이 다르고, 감기·알레르기·부비동 불편감이 겹치면 재사용 유혹이 커진다. 이때 사용 횟수만 늘어나는 게 아니라, "며칠만 더"가 반복되며 사용 기간이 길어지는 문제가 생긴다.

허가사항에서도 경고하는 지점은 분명하다.

자일로메타졸린(일부 제품은 L-카르보시스테인 복합 포함) 계열 나잘스프레이는 감기 치료 목적으로 1주 이상 지속 사용 시, 비강 점막 부종을 동반한 약물유발성 비염이 발생할 수 있으며 감기와 매우 유사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어 1주 이상 계속 사용하지 말 것을 권고하고 있다.

환자는 대개 이를 "감기가 안 낫는다"로 해석한다. 결국 더 뿌리고, 더 막히고, 더 찾는 악순환이 생긴다. 일반의약품 영역에서 가장 흔한 안전 문제 중 하나가 약이 만든 증상을 약으로 덮는 구조라는 점에서, 비충혈제거 스프레이는 대표적인 위험군이다.

또 옥시메타졸린·자일로메타졸린은 국소제지만 기전 자체가 혈관 수축이다.

비점막 동맥의 α-수용체를 자극해 혈관을 수축시키는 만큼, 고혈압 환자 등에서 주의가 필요하다.

문제는 외용제라는 이유로 환자 스스로 "먹는 약이 아니라 괜찮겠지"로 판단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점이다. 특히 야간 코막힘 때문에 수면을 못 자는 환자일수록 '즉시 효과'에 기대어 복용력 확인 없이 구매를 끝내기 쉽다.

비충혈제거 나잘스프레이는 필요할 때 제대로 쓰면 환자 삶의 질을 확 올려주는 약이다. 반대로, 지도 없이 팔리면 약이 문제를 키울 수 있다.

환절기 수요가 몰리는 제품일수록 약국의 역할은 단순 판매가 아니라 사용 기간을 '제한'하고, 사용 횟수를 '통제'하는 상담이 중요해 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