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과 제언] 무역패권 시대 공통자산은 ‘금’

글로벌 질서가 재편되고 있다. 무역 패권 경쟁은 구조화됐고, 지정학적 긴장은 상시화됐으며, 미중 통화 패권 경쟁은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었다. 이러한 불확실성 리스크 속에서 세계가 공통적으로 선택한 자산은 금(GOLD)이다.
2025년 전 세계 중앙은행의 금 순매입량은 약 863t(톤)에 달했다(‘World Gold Council’). 미국은 8133t, 독일은 3350t, 중국은 2298t의 금을 보유 중이다. 올해 2월 말 국제 금 가격은 온스당 약 5000달러 선까지 상승했다(‘인베스팅닷컴’). 금은 다시 전략 자산의 위치를 공고히 하고 있다.
장신구 넘어 전략자산으로 성장해
국내 시장 환경 역시 구조적 전환기에 놓였다. 지난해 국내 금 주얼리·제품 재판매 시장은 6조9068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2023년 대비 146.8% 증가한 수치다(월곡주얼리산업연구소·한국갤럽, 2025 금주얼리/제품 재판매 소비자조사). 소비자의 83.7%는 구매가보다 비싸게 팔았다고 응답했고, 순금 적정 재판매 가격 인식은 105.8%에 달한다. 금은 장신구가 아닌 자산으로 인식 전환이 완료된 시장이다.
주목할 점은 거래 구조의 변화다. 계좌이체 비중은 43.3%로 증가했고, 소비자의 79.3%가 거래 전 정보를 탐색한다. 금 거래는 이미 디지털 기반 자산 거래로 전환 중이다. 이는 산업 고도화의 토대다.
지난해 한국거래소(KRX) 창립 11주년 행사에서 온현성 월곡주얼리산업연구소장은 “데이터 기반 시장 관리와 투명성 강화”를 강조했다. 이는 규제의 언어가 아니라 성장의 언어다. 시장이 투명해질수록 신뢰는 높아지고, 신뢰가 높아질수록 산업은 확장된다.
대한민국 금 산업은 이제 단순한 귀금속 유통업이 아니다. 7조원 규모로 성장한 실물자산 시장이며, 고령화 사회에서 가계 자산의 한 축을 담당하는 산업이다. 여기에 디지털 플랫폼, 정제 기술, 감정·검사 인프라가 결합된다면 금 산업은 충분히 전략 산업으로 도약할 수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현재 국회에서는 ‘주얼리 산업 진흥법’ 제정을 위한 논의가 진행 중이다. 연내 법제화를 목표로 업계 단체들이 노력하고 있으며, 핵심 쟁점은 전국 주얼리 소매상 등록제 도입이다.
이는 단순한 행정 절차의 문제가 아니다. 산업의 체질을 바꾸는 구조 개편이다. 전국 소매상 등록제는 첫째, 산업 통계의 정확성을 확보한다. 현재 금·주얼리 소매 시장은 정확한 사업자 규모와 거래 흐름 파악이 어렵다. 등록제는 데이터 기반 정책 수립의 토대가 된다.
둘째, 소비자 보호 체계를 강화한다. 등록·관리 체계는 가짜 금 유통, 무자료 거래 등 음성 시장을 축소하는 효과를 가진다. 셋째, 산업 신뢰도를 제고한다. 공인된 사업자 체계는 시장의 투명성을 높이고, 이는 곧 소비자 신뢰와 산업 성장으로 이어진다.
글로벌 리스크 시대에 금산업은 단순 소매업이 아니라 실물 자산 유통 산업이다. 지속 성장하고 있는 시장을 체계 없이 방치하는 것은 국가적 기회 손실이다.
주얼리 소매상 등록제 등 산업기반 정비를
이제 필요한 것은 과도한 규제가 아니라 전략적 육성이다. 표준 시세 공시 체계 구축, 디지털 거래 기록 제도화, 정제·유통 이력 추적 시스템 도입, 그리고 전국 주얼리 소매상 등록제를 통한 산업 기반 정비는 그 출발점이다.
세계가 금을 전략 자산으로 재평가하는 지금, 대한민국 역시 금산업을 전략 산업으로 재정의해야 한다. 법과 제도는 성장을 억제하는 장치가 아니라 성장을 가능하게 하는 인프라가 되어야 한다. 전쟁과 무역 패권의 시대, 금은 국가 자산이다. 그리고 그 자산을 관리하는 산업은 국가 경쟁력의 일부다. 온 소장이 강조했듯, 금 산업은 감(感)이 아니라 데이터로 관리되어야 한다. 금은 이미 자산 시장이 되었고, 소비자는 정보 기반으로 움직이고 있다. 산업과 정책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면 신뢰는 흔들린다.
소비자는 이미 변했다. 이제 정부와 산업이 응답해야 한다. “금값을 논할 것이 아니라,금 시장의 질서를 설계할 때다.”
- 코스피 12% 폭락…‘공포의 수요일’ 5100선 붕괴
- 이란 차기 지도자로 하메네이 차남 유력…이스라엘 방해 작업
- '그알' 여수 학대 친모 신상털기, 문제없을까?
- 연봉 올랐지만…직장인 절반 "연봉 협상 이후 퇴사 충동" [데이터클립]
- 철강·배터리 ‘비용 쇼크’ vs 조선 ‘환전 이익’ [환율 쇼크, ‘비용의 습격’]
- 전쟁통 ‘방산주’의 배신…미사일처럼 솟아올라 하루 만에 추락[증시 패닉데이]
- 트럼프 “유조선 호위·보험 지원”…호르무즈發 ‘석유대란’ 차단 나서
- 유가보다 무서운 환율…1500원 시대 항공사 ‘연료비 쇼크’ [환율 쇼크, ‘비용의 습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