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 뒤로 젖히는 운동’ 자주 했는데…“갑자기 젓가락질 못 해” [건강한겨레]

한겨레 2026. 3. 5. 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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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목 통증에 신전 운동이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다. 특히 경추 디스크나 척수 압박이 있는 경우라면, 신전은 치료가 아니라 오히려 증상을 악화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유튜브에서 보니까, 목은 뒤로 젖혀야 한다고 하더라고요.”

외래 진료실에서 종종 듣는 말이 있다. 여기서 말하는 ‘신전 운동’은 고개를 천천히 뒤로 젖혀 목 앞쪽을 늘리고, 뒤쪽 근육을 풀어주는 동작을 말한다. 흔히 거북목 교정이나 목 디스크 자가 운동으로 소개되며, 뻐근한 목을 시원하게 만드는 스트레칭으로 알려져 있다.

요즘처럼 건강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에 이런 반응은 자연스러울지 모른다. 목이 아프면 굳은 것을 풀어야 할 것 같고, 뻐근하면 뒤로 젖히는 게 시원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여기에 ‘거북목 교정’, ‘목 디스크 자가 운동’ 같은 영상이 더해지면, 이 동작은 어느새 가장 기본적인 관리법처럼 받아들여진다.

하지만 진료실에서 만나는 현실은 조금 다르다. 모든 목 통증에 신전 운동이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다. 특히 경추 디스크나 척수 압박이 있는 경우라면, 신전은 치료가 아니라 오히려 증상을 악화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다.

경추 신전은 고개를 뒤로 젖히는 동작이다. 정상적인 목에서는 큰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이미 디스크가 돌출돼 있거나 신경이나 척수가 눌리고 있는 상태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고개를 뒤로 젖히는 순간 디스크는 더 뒤쪽으로 밀릴 수 있고, 좁아진 신경 통로는 더욱 압박을 받게 된다. 이 변화는 생각보다 빠르게 신경 증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로 외래에서는 “어제까지는 참을 만했는데, 운동을 하고 나서 갑자기 손에 힘이 안 들어간다”고 말하는 환자를 적지 않게 만난다. 얼마 전 만난 40대 환자 역시 다른 병원에서 이미 심한 경추 디스크와 척수 압박 소견을 들은 상태였다. 수술에 대한 설명도 받았지만, 일단 운동으로 호전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에 이 동작을 반복했다. 이후 젓가락질이 어려워지고, 단추를 잠그지 못하며, 걸을 때 다리가 휘청거리는 증상을 보였다. 결국 급하게 수술을 결정했다. 다행히 빠른 치료로 신경 기능은 점차 회복 중이지만, 조금만 늦었더라면 결과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목의 통증은 단순히 ‘운동이 부족하다’는 신호가 아닐 수 있다. 통증은 몸이 보내는 경고일 수 있다. 특히 팔이나 손의 힘이 떨어지거나, 손 저림이 심해지고, 미세한 동작이 어색해지거나, 걸음이 둔해지는 느낌이 동반된다면 단순한 근육통으로 넘겨서는 안 된다. 이러한 증상은 신경이 이미 압박을 받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목 운동 자체가 모두 위험하다는 뜻은 아니다. 문제는 운동의 종류와 시기다. 신경 압박이 심한 급성기에는 무엇보다 안정이 우선이다. 통증이 가라앉고 신경 증상이 없는 상태에서, 개인의 상태에 맞춰 시행하는 운동은 분명 도움이 된다. 다만 경추는 허리보다 훨씬 섬세한 구조를 가지고 있어 작은 자극에도 신경 손상이 크게 나타날 수 있다. ‘누구나 따라 해도 되는 목 운동’이라는 개념은 의료적으로 성립하기 어렵다.

온라인 영상은 참고 자료가 될 수는 있지만 진단을 대신할 수는 없다. 목 디스크는 사람마다 위치도 다르고, 돌출된 방향도 다르며, 신경을 누르는 정도 역시 제각각이다. 남에게 효과가 있었다는 방법이 나에게도 안전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진료실에서 나는 종종 이렇게 말한다. 목은 억지로 펴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다치지 않게 지키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신전 운동을 시작하기 전에, 지금 내 목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신경은 안전한지 한 번쯤 확인해보는 과정이 필요하다.

목을 젖히는 운동은, 그 다음에 해도 늦지 않다.

나누리병원 척추센터 신경외과 전문의 김승범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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