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든 파산재단 자산 깨운다…예보 ‘통합 공매’ 가동 [공적자금 회수 본격화]

김이현 기자 2026. 3. 5.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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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임자산운용·저축은행 등 파산재단 비상장주 통합 공매
희망수량 경쟁입찰 방식·1주 단위 허용⋯수요 저변 확대
김성식 사장, 취임사에서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 강조


예금보험공사가 파산재단 자산 정리를 체계화하면서 공적자금 회수 전략이 주목받고 있다. 라임 파산재단과 저축은행 파산재단 보유 비상장 주식이 통합 공매 절차에 포함된 것은 장기간 묶여 있던 구조조정 자산을 보다 효율적으로 정리하려는 신호로 읽힌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예금보험공사가 최근 낸 ‘파산재단 보유 비상장 유가증권 매각’ 입찰 공고에는 복수의 파산재단이 보유한 비상장 주식이 포함됐다. 개별 재단이 각각 매각에 나서는 대신 공사 주도로 묶어 공매하는 방식이다. 일정과 수요를 집중시켜 매각 효율성을 높이고 가격 변동성을 관리하겠다는 취지다.

입찰은 매수자가 원하는 수량과 가격을 동시에 제시하는 ‘희망수량 경쟁입찰’ 방식으로 진행된다. 특히 일부 종목은 1주 단위 참여도 가능하도록 했다. 통매각이 어려운 비상장주의 특성을 고려해 쪼개기 매수를 허용함으로써 매각 가능성을 높이고 가격 경쟁을 유도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회수 과정의 공정성과 형평성을 확보하기 위한 안전장치도 마련됐다. 예금자보호법에 따른 부실관련자 및 이해관계자의 입찰 참여를 제한해 자산의 원주인이나 부실 책임자의 재매입 가능성을 차단하는 내용 등이 포함됐다.

예보 관계자는 “공사 주재로 정기적으로 합동 공매를 하는 것이 개별적으로 진행하는 것보다 효율성이 높다”며 “앞으로도 통합 매각 방식이 계속 진행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대한 많은 수요자가 참여하도록 1주 단위 참여 방식도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통합 공매와 방식 다변화는 구조조정 자산의 회수 효율을 높이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자산 정리 주기를 관리하고 수요 저변을 확대함으로써 공적자금 회수율을 제고하려는 전략적 접근이라는 평가다.

앞서 김성식 예금보험공사 사장은 올해 1월 취임사에서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를 위해 출자금융회사 보유 지분 매각을 차질 없이 추진하고, 보유자산 회수 등을 통해 국민 부담을 최소화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구조조정 과정에서 투입된 자금의 회수율을 높이고 기금 체계를 정비하겠다는 방향을 분명히 한 것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재정 자금을 집어넣었기 때문에 (공적자금을) 회수하면 재정 건전성에 당연히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면서도 “비상장 지분이나 부실자산은 시장 유동성과 부실채권 시장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그만큼 매각 구조와 시점, 전략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