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오판에 '장대한 분노'→ '장대한 실패' 되나… 계속 바뀌는 '전쟁 명분'

문재연 2026. 3. 5. 04:31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대(對)이란 공습을 정당화하기 위한 명분을 최소 네 차례 이상 바꾸며 자가당착에 빠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공습이 장기전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과소평가하며 오판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공습 직후 트럼프 대통령과 행정부 주요 장관들은 미국의 공습이 이란에 의한 "임박한 위협"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이란 폭격 명분 '오락가락'
선(先)폭격 후(後)명분 쌓기 행보
루비오 "이스라엘이 먼저 타격"
트럼프 "내가 먼저 주장" 발언에 번복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8일 이란에 대한 공격 개시를 공식화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올린 8분짜리 영상을 통해 "조금 전 이란 내 중대 전투를 시작했다"며 미국의 이란 공격 사실을 확인했다. 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대(對)이란 공습을 정당화하기 위한 명분을 최소 네 차례 이상 바꾸며 자가당착에 빠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공습이 장기전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과소평가하며 오판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나흘 새 오락가락한 전쟁 명분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3일까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공식 영상 및 행사에서 대(對)이란 군사 작전과 관련해 한 발언을 중심으로 제작한 '워드 클라우드'. 단어의 횟수와 중요도를 중심으로 제작했다. 인공지능(AI) 클로드 제작

한국일보는 지난달 28일(현지시간)부터 이달 3일까지 발표된 트럼프 대통령의 대국민 영상 메시지와 훈장 수여식 연설, 백악관에서의 공개 질의 응답 발언 중 대이란 군사작전 '장대한 분노'를 설명하며 많이 사용한 단어를 추출했다. 분석 결과 트럼프 대통령은 나흘간 이란 공습 이유로 '핵무기 보유 저지'→'임박한 위협'→'암살 시도'→'선제 공격 징후' 등을 차례로 제시하며 오락가락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7년간 미 국방부에서 중동정책을 자문했던 재스민 엘-가말은 영국 스카이뉴스에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결정을 사후적으로 정당화하려 하고 있다"며 "자신도 사안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명분이 중구난방으로 바뀌고 있다"고 지적했다.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3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와 회담 중 얘기를 나누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전쟁 최악의 시나리오가 무엇이냐는 기자 질문에 전임자만큼 나쁜 인물이 권력을 잡는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AP 뉴시스

공습 직후 트럼프 대통령과 행정부 주요 장관들은 미국의 공습이 이란에 의한 "임박한 위협"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지난해 기밀 해제된 국방정보국(DIA)의 자료에 따르면, 미 정보당국은 이란이 군사적으로 실행 가능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개발하려면 10년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임박한 위험이 없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이 같은 발언은 사라졌다. 그는 자신에 대한 암살 시도, 이란의 선제 타격설 등 다른 이유를 대기도 했으나 모두 근거가 부족한 것으로 외신들은 평가했다.

오히려 미국이 이란에 대해 명확한 목표를 세우지 않은 상태에서 이스라엘에 동참했다는 추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2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습하면 이란이 중동의 미군 기지를 공격할 것이므로, 우리가 선제 공격했다"고 밝혀, 이스라엘의 영향이 있었다는 점을 실토했다. 이 발언이 큰 논란이 되자 트럼프 대통령은 3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와 회담 후 기자들의 질문에 "오히려 내가 이스라엘을 끌여들였을 수도 있다. 이란이 먼저 공격하려 했다"며 정반대 대답을 내놓았다.


전문가들 "미국과 이스라엘, 이란 과소평가해"

로버트 파페 시카고대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을 과소평가해 혼란에 빠지면서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에 "미국이 이란 내 민주화 운동을 이끌겠다는 건 위험한 환상"이라며 "폭격은 정권과 사회 전반에 민족주의를 불어넣고 급진화를 야기한다"고 지적했다.

발리 나스르 존스홉킨스대 교수도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에 "이란이 생각보다 고통을 견디는 내성이 훨씬 높다는 사실을 백악관과 이스라엘이 뒤늦게 깨닫고 있다"며 "적을 잘못 평가한 데서 트럼프 대통령의 엄청난 오판을 보게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호주 ABC방송의 라일리 스튜어트 기자는 "이스라엘의 목표는 정권 타격과 현상 변경으로 단순하지만, 미국은 목표도 없어 종착점이 없다"며 "이는 '장대한 분노'가 '장대한 실패'가 될 위험에 처했다는 뜻"이라고 지적했다.

문재연 기자 munjae@hankookilbo.com

Copyright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