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바다에 '부유식' 풍력발전 추진 CIP… "韓, 해상풍력 실행력 높일 때"
"한국, 자연 조건·정부 의지·세계적 기업 갖춰"
"부유식 해상풍력 시장 선도할 잠재력 충분"
부유식 도전자들 잇단 좌초에도 강한 자신감

"한국은 부유식 해상풍력 산업의 기반을 이미 갖췄고, 글로벌 시장을 선도할 잠재력도 충분합니다."
울산 앞바다에서 부유식 해상풍력발전 사업을 준비하던 일부 기업들이 제도적·경제적 문제 등으로 잇따라 난관에 부딪혔다. 이런 상황에서도 같은 지역에서 '해울이 부유식 해상풍력 프로젝트'를 추진 중인 글로벌 에너지 투자개발사 코펜하겐 인프라스트럭처 파트너스(Copenhagen Infrastructure Partners·CIP)의 토마스 위베 폴센 아시아태평양지역 대표의 자신감은 남달랐다.
최근 서울 종로구 CIP 서울 사무실에서 만난 그는 우수한 자연환경, 재생에너지에 대한 정부의 강력한 의지, 세계적 수준의 공급망 기업들을 보유한 한국 시장의 가치가 여전히 높다고 평가했다. 다만 해상풍력 산업 전반의 '실행력'을 높여 나가야 할 때라고 거듭 강조했다.
'해상풍력 2막' 부유식... 글로벌 개발사가 주목하는 이유
해상풍력은 해저 지반에 하부구조물을 말뚝처럼 박는 '고정식'과 부표처럼 바다에 둥둥 띄워 설치하는 '부유식'으로 구분된다. 고정식은 수심이 얕은 곳에서만 가능한 반면 후발 주자인 부유식은 바람이 강한 먼바다(수심 50m 이상)에도 설치할 수 있다. 2017년 스코틀랜드 근해에 최초의 상용화 부유식 풍력발전 단지가 조성됐다.
고밀도 에너지 확보가 가능하고 지역 주민에게 미치는 영향이 적어 부유식이 '해상풍력의 2장(章)'을 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블룸버그신에너지금융연구소(BNEF)는 부유식 해상풍력이 2040년 80기가와트(GW) 규모까지 늘어나면서 전체 해상풍력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23년 1% 미만에서 11%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폴센 대표는 "고정식에 비해 부유식 해상풍력 시장의 성숙도가 떨어지나 기술에 대한 검증은 끝난 단계"라며 "한국 일본 영국 등은 바다 접근성이 좋아 부유식이 큰 역할을 할 수 있는 나라"라고 분석했다. 정부 출연 기관인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해상풍력 기술적 잠재량은 고정식이 78GW인데, 부유식은 546GW에 달한다.
특히 폴센 대표는 "해상풍력에 필수적인 하부구조물·조선·해저 케이블 분야에서 한국 기업들이 이미 독보적 역량을 갖췄다"며 "(부유식이) 새로운 산업이 될 수 있는 기반이 한국에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재생에너지에 대한 이재명 정부의 의지도 강하다. 개발사 입장에서 사업을 자신 있게 추진하기 좋은 나라가 한국인 셈이다.
국내 부유식 프로젝트 연달아 고배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유식은 고정식 대비 초기 비용 부담이 크다. 최근 국내 상황도 썩 좋지 않다. 현재 울산 앞바다에서 진행 중인 부유식 프로젝트 6개 중 2개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노르웨이 국영 에너지기업 에퀴노르는 유일하게 입찰을 통해 사업권을 확보했지만 전기판매계약 과정에서 멈췄고, 국내 에너지 업계가 모여 만든 특수목적법인(SPC) '바다에너지'는 1,000억 원을 투자하고도 사업을 정리 중이다.
(www.hankookilbo.com/news/article/A2026012216590005266)
폴센 대표는 어떤 해상풍력 프로젝트든 완공까지 차질 없이 진행할 수 있게 하는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발전사업허가나 입찰도 중요하지만 결국 핵심은 프로젝트를 완성해 전력을 생산하는 것 아니겠느냐"라며 "기업들이 입찰 후 속도를 내지 못하니 (정부가)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라고 짚었다. 현재 민간 주도 해상풍력 프로젝트 중 완공에 이른 것은 CIP·SK이노베이션이 함께한 고정식 '전남해상풍력 1단지'뿐이다.
폴센 대표는 "계획된 프로젝트를 차질 없이 완공하는 '실행력'이 높아질수록 제조·물류 전반에 안정적 사이클이 형성된다"며 "그러면 기업들의 생산 효율이 올라가 자연스레 단가도 내려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CIP가 진행 중인 여러 해상풍력 프로젝트가 한국의 산업 경쟁력 향상과 에너지 안보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했다. 지난 1월 28일 청와대에서 열린 외국인투자기업 간담회에서는 이 대통령에게 이를 직접 설명하기도 했다. 폴센 대표는 "현재 추진하는 사업의 예상 규모는 50조 원으로 추산되며, 성공적으로 완공될 경우 2만여 개의 일자리 창출이 기대된다"며 "특히 부유식 프로젝트에 참여해 경험을 쌓은 한국의 공급망 기업들은 세계 시장에서 엄청난 경쟁력을 갖게 될 것"이라고 했다.
오지혜 기자 5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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